[사설] 합신총회40주년 기념의 의의와 우리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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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신총회40주년 기념의 의의와 우리의 다짐

합신총회 40주년 기념일이 눈앞이다. 6월 14일 뜻깊은 4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먼저 처음부터 지금까지 40년 동안 변함없이 함께 하시고 지켜주시고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드린다. 본래 기념은 어떤 일을 기억할 뿐 아니라 그 기억하는 바를 마음에 간직하고 그 일에 의미를 부여하며 그것을 실행에 옮김으로 기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념은 시간이 지나가면 잊히기 쉬운 회상과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생생한 교훈과 능력을 가져오는 선물이다. 따라서 40주년을 맞는 합신총회 소속 교회는 모두 이 40주년의 의미를 마음에 되새겨 지금 여기에서와 다음 40년을 넘어 할 일을 새롭게 다짐하고 추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먼저, 우리는 개혁주의에 대한 헌신을 새롭게 해야 한다. 기념은 교단출발의 의의와 목적을 기억하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가 지향하는 개혁주의는 성경적 칼빈주의이다. 이는 40년 전 온 교단이 하나님 앞에서 서약하고 선언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성경적 개혁주의에 입각한 신학과 신앙과 교회에 대한 헌신을 새롭게 다짐한다. 성경에서 40년은 흔히 한 세대의 지속 기간을 가리키므로 40주년은 새로운 세대를 시작하는 변천과 함께 요청되는 갱신을 함축한다. 따라서 설립 정신이 변질되지 않고 더욱 새로워지고 성숙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우리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그것을 기억함으로 교훈을 삼는다. 40주년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부족한 것은 반성하고 은혜로 주신 것은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과거에 대한 기억과 기념이 현재의 자리를 확인하고 미래의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개혁교회에 대한 확신을 새롭게 해야 한다. 합신총회는 교권주의의 암울한 상황 중 성경적 개혁주의에 근거하여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회복하려는 열망에서 시작하였다. 그동안 우리는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의 기치 아래 교회의 교회다움을 드러내기 위하여 노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개혁의 중심에는 교회가 있고 교회를 세우는 것은 목회이다. 따라서 목회가 개혁이다(백스터). 신실한 목회가 곧 개혁과 부흥인 것이다. 사람은 복음의 진리로만 진정으로 변화되기 때문에 목회자는 한편으로는 말씀을 신실하게 증거하고 다른 한편 성도 안에 변화와 부흥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킨다. 복음의 견고한 기초에 뿌리내린 신실한 말씀의 전파에는 개인과 교회의 변화가 따라온다는 것이 우리의 고백이자 경험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그분의 인도와 섭리 가운데 성도를 위한 자양분과 원동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굳이 경건과 성장을 위한 비방을 찾을 필요가 없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를 세워갈 것이다.

나아가서 우리는 개혁과 부흥을 위한 노력을 새롭게 해야 한다. 모든 부흥은 주님이 시작하시고 실행하신다. 그럼에도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 뒤에 숨어서 왜 우리가 그것을 혹 경험하지 못하는지 변명할 수는 없다. 급속한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는 목회 환경의 심대하고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였다. 여기에 지금도 여전한 코로나19는 전통적인 예배와 신앙생활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집회와 모임에 대한 유례없는 제한과 장기간에 걸친 거리두기는 전통적인 예배 방식에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와 교육과 교제를 위해서 새로운 통신 기술들을 채택하게 만들었다. 성도의 직장생활과 사회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이렇게 변하는 상황에 지혜롭게 적응하면서도 변치 않는 것들을 확실히 붙잡아야 한다. 하나님은 불변하시고, 말씀도 불변하며, 성경적 목회, 경건, 사랑, 복음증거의 요청도 불변하다. 회개, 기도, 말씀의 증거, 하나님 앞에서 겸비하게 행하고 그의 얼굴을 구하는 것 등도 변치 않는 부흥의 공통적인 특징들이다(카이저).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렵고 복잡할수록 성경 진리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지혜이다.

합신총회 설립이념은 성경의 원리대로 의식적인 기억과 기념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총회 설립을 기념하는 일에 참여해야 한다. 이번 40주년 기념행사는 개혁교회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새롭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모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부득이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방식이 아쉽지만 폭넓은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면도 있다. 교단 목회자와 성도 모두가 적극적인 기도와 참여로 이번 기념대회의 주제인 “급변하는 세상, 바른 신앙으로 새롭게”를 다짐함으로써, 코로나19 이후 다음 세대에 복구를 넘어 변화로, 변화를 넘어 변혁으로, 그리고 지속적인 변혁을 통해 개혁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