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 / 다시 듣는 설교] 생활의 프로그램_박윤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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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프로그램(약 4:13-17)

정암 박윤선 목사(1905-1988. 합신 초대 총장)

 

13.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어떤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보리라 하는 자들아 14.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15.너희가 도리어 말하기를 주의 뜻이면 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것이나 저것을 하리라 할 것이거늘 16.이제도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하니 그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이라 17.그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니라(약 4:13-17)

 

사람마다 다 자기 생활의 프로그램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그것을 마음대로 이루어놓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 프로그램을 이루기 위해서는 방법론이 중요하다.

1. 잘못된 생활의 프로그램(13-14절)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아무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년을 유하며 장사하여 이를 보리라 하는 자들아.”(13절) 이 말씀에서 지적하는 프로그램은 누구나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프로그램은 중요한 것을 빼놓았으므로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비판을 받는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간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14절)

(1)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지 않는 잘못
이 사람은 언제 어디에 가서 그곳에 얼마동안 머물며 장사하여 “이를 보리라”고 장담하였으니 그의 이 말은 하나님의 섭리를 자기가 주장할 수 있는 것처럼 잘못 생각한 것이다. 이 사람이 그의 경영대로 실행하여 이를 보게 되겠는지, 못 보게 되겠는지 그것은 미지수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를 보리라”고 확언하는 것은 사람인 자기가 하나님의 섭리를 주장할 듯이 교만 무쌍한 죄를 범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죄를 범하는가.
우리는 무슨 경영을 하든지 주님을 첫째로 생각하고 시종일관 그 신념으로 행해야 된다. 주님이 함께 해 주실 때에만 이 일이 형통할 수 있고 주님이 함께 해 주시지 않는다면 이 일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희미하게 관념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우리의 마음에 뜨거움을 가지고 하나님의 주권을 신뢰함이 지배적으로 역사해야 될 일이다. 이것이 참 사는 길이요 우리에게 참된 복이다. 우리가 다른 것은 다 잃어버릴지라도 주님 안에 확실히 거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2) 안개와 같은 생명을 망각한 잘못
사람의 생명이 안개라는 것을 늘 기억해야 된다. 우리의 미래는 주님의 장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자들까지도 미래의 시간을 자기가 주장할 수 있는 듯이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긴장하여 사는 그 생활에 기쁨이 있는 비결을 배워야 되는데 모든 날은 다 내 날이라, 오늘도 있고 내일도 있다고 하는 사고방식은 살아갈수록 쇠해 가고 살아 갈수록 망해 가는 생활이다.
우리가 젊었을 때에 범하기 쉬운 죄 가운데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주장하고 있는 그 죄라고 생각한다. 나이 많은 사람은 그런대로 시간에 대한 긴박감이 있기 때문에 모든 방면에 부족한 점이 있는 중에도 그것이 참 유익한 조건이 되어 있기는 하다. 청년들을 사로잡고 있는 죄, 오늘도 있고 또 내일도 있다는 이 사상은 교만한 사상이고 또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주장한다는 스스로 하나님 노릇하는 교만한 죄이다. 사람들은 현실 속에서 살아갈 때는 자기를 보지 못한다. 마치 가물어 메마른 때 논귀에 괸 물에 올챙이들이 가득 몰려 그곳에서 살 것처럼 바글바글하는 것과 같다.
우리의 삶이 이 현실 속에 묻혀 있을 때는 절반 이상 정신을 잃어버리고 사는 생활이라고 하면 과언일까? 조금이나마 이 현실에서 초월하여 생각해 보는 사고방식과 그 처신의 원리가 우리에게 언제든지 필요하다. 인생이 이 세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 시간이 너무도 짧기 때문에 안개와 같다고 가르쳐 주는데도 기독신자조차도 그 말씀을 믿지 않으므로 실감하지 못하고 오늘도 있고 내일도 있다고 하는 착각 중에 살고 있다. 결국 인생이 안개와 같은 사실을 경험하게 되는 것은 세월이 다 지나간 다음 죽음 앞에서 겨우 깨닫고 “아, 세월이 너무나 빨리 지나갔구나!”, “인생의 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다.” 하며 후회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중대한 진리, 곧 인생문제에 있어서 골자라고 할 수 있는 진리에 대해서 너무도 인식이 부족한 우준한 자임을 언제나 자각해야 된다. 그러므로 사람이 그 생의 진리를 바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그날그날 현실 속에 묻혀서 생각하기보다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기도 생활을 진지하게 가짐으로만 가능하다. 우리가 허송세월하기 전에 결단을 내려 자신을 반성하고 주님과 함께 사는 생활을 소유하자. 그리할 때 비로소 성경 말씀을 그대로 체험하게 되고, 그 진가를 깨달은 후부터는 의미 있는 생이 될 것이다.

2. 바른 생활의 프로그램(15절) 

“너희가 도리어 말하기를 주의 뜻이면 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것저것을 하리라 할 것이거늘.” 이 말씀에서 “주의 뜻이면”이라는 말씀이 우리 생활의 모터가 되어야 한다. “주의 뜻이면”이라는 이 말이 우리의 고막을 언제나 울려야 되며, 우리의 중심에서 왕으로 다스리는 행복된 일이 있어야만 한다. “주의 뜻”을 앞세우는 심령으로 살아가는 성도는 걸음걸음 주님을 바라보기에 여념이 없고, 주님을 따르는 일에 전심으로 집중되어 있으므로 다른 것에 대해서는 잊어버려도 하나님이 기억해 주시고 거느려 주시는 것을 우리는 믿어야 한다.
사람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야 하며 주님을 계속 따라가면서 살아야 인간 존재가 올바른 위치에서 성립되는 것이다. 우리 주님은 33년의 생애 전부를 드려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온전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신 것을 우리가 안다. 그는 하나님 아버지를 믿었으며 하나님 아버지를 바라보았으며 하나님 아버지만이 그에게 전부인 것을 아셨으므로 그와 같이 고요히 사셨다(마 12:18). 예수님은 그 자신의 존재까지도 하나님 아버지를 순종하는 정확한 순종으로써 억만 성도를 구원하시고 억만 성도에게 의를 입혀 주시는 위대한 구속(救贖)을 이루셨다.
우리가 사람을 향하여 말하는 것보다 하나님을 향하여 말하는 시간이 많고, 다른 일을 하는 데 시간을 소모하는 것보다 기도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는 노력을 꾸준히 실행함으로 경건의 소유자가 되어야만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할 수가 있다. 무슨 큰 일을 이루는 것보다 우리 자신들 하나하나가 주님의 뜻을 존중하는 신앙 인격을 이루는 것이 천하를 얻는 것보다 귀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