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양심의 자유_임용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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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의 자유

< 임용민 목사, 새소망교회 >

 

상대적, 주관적 가치 추구를 자유라고 주장하는 현실 거부해야

 

 

장로교회 정치 원리 중에 제1조가 양심의 자유이다. 이 표현은 현대인들이 좋아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걸핏하면 양심의 자유를 운운하며 타인으로부터 당하는 속박을 반대할 때마다 사용한다. 심지어 노회나 당회, 혹은 제직회에서 회원이 되는 목사나 장로, 그리고 성도들이 자주 이 말을 언급하며 자신의 주장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장로교 신앙의 기본 근거가 되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양심의 자유에 대해 매우 좁은 의미로 설명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마음대로”를 설명하는 표현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 그 자체로부터 벗어나지 않을 자유를 말한다. 실제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0장 2항을 보면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하나님만이 인간 양심의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사람의 양심은 신앙과 예배의 문제에 있어서, 첫째, 하나님의 말씀에 위배되거나 거기서 이탈된 인간적인 교리나 계명에서 벗어날 자유가 있다. 둘째, 그러므로 양심을 떠나 그런 인간적인 교리를 믿거나 그런 계명을 순종함은 양심의 참 자유를 배반하는 것이며, 셋째, 그런 맹목적인 신종을 요구함은 양심의 자유와 또는 이성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 내용은 매우 명확하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양심의 주인이라는 것이며, 그에 따라 인간은 신앙과 예배의 문제에 있어서 인간적 교리나 계명에서 벗어날 자유가 있음을 가르친다. 또한 참된 진리를 떠나게 하거나 따르게 하며 강요하는 인간적인 가르침은 양심의 자유를 배반하는 것이며, 이성을 파괴하는 것일 뿐이라고 가르친다.

이 부분을 생각함에 있어서 우리는 먼저 하나님의 말씀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 우리 장로교 목사들과 성도들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장로교회의 직원들은 직원으로서 안수를 받을 때 선서하는 내용을 보면 이 부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치된 고백을 한다.

“본인은, 본 장로회 신조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문답은 신구약 성경에 교훈한 교리들을 총괄한 것으로 알고 성실한 마음으로 받아 신종(장로와 집사:순종)할 것을 선서합니다.”

“본인은, 본 장로회 정치와 권징조례와 예배 모범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 신종(장로와 집사:순종)할 것을 선서합니다.”

이런 표현은 최소한 장로교 목사와 장로와 집사가 따르는 양심의 기준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근거하여 나온 대소요리문답과 교회정치, 예배모범, 그리고 권징조례임을 밝히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성경 전체가 말하는 교리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소요리 문답이 가장 잘 총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에 근거를 둔 장로교 정치와 권징조례 그리고 예배 모범은 우리가 순종할 내용이지 판단할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일치된 진술들이 말하는 내용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좁게는 장로교 성도라면 누구나 참된 신앙고백이 되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소요리문답과 그에 따른 장로교 정치와 권징조례 그리고 예배 모범을 따르고 순종해야 할 자유를 가졌다는 것이 된다.

이에 따라 사실상, 어떤 교회가 양심의 자유의 근거요 뿌리가 되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소요리문답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성도들에게 신앙의 원리를 빼앗는 것이며, 그들의 양심의 참 자유를 배반하게 만드는 것이 된다. 또한 장로회 정치와 권징 조례와 예배 모범을 따르지 않고 자의적 예배를 주장하며 순종할 것을 요구한다면 이것은 성도들의 이성을 파괴하는 행위가 될 뿐이다.

우리 시대의 다양성이 자유를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떠나는 것은 언제든지 자유가 아닌 파멸만 가져올 뿐이다. 칼빈은 인간의 부패한 자율성의 머물러야 할 자리가 어디인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창조주 하나님의 자비하심으로 사람이 가장 고귀한 존귀의 표지들을 지고 있었을 당시에도 사람이 자기 자신을 자랑하는 일이 허용되지 않았다면, 하물며 사람이 배은망덕하여 자신을 최고의 영광의 자리에서 극한 치욕의 자리로 떨어뜨린 지금에야 얼마나 더 낮아져야 하겠는가?”

이 말은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그것이 옳다고 말하는 것은 하나님께로부터 더욱 멀어지는 방종임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혁된 교회요, 참된 신앙고백을 따르는 성도는 부패한 인간이 시대적 상황을 빌미로 상대적이며 주관적인 것을 따르는 것을 자유라고 주장하는 현실을 거부해야 한다. 오직 우리는 성경에 대한 자의적 해석과 자의적 예배를 버릴 자유를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현실을 버리고 참된 신앙고백을 따라 성경 전체의 진리에 머물기를 원하는 것이야 말로 참된 양심의 자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