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오르자
더 가보자, 지치도록
애써 오른다 생각 말고
산이 길을 내어 점점
낮아져 준다 여기며
한 걸음씩 발을 얹어 보자
가보면 쉴 곳도 있지
아슴한 정상엔
힘 닿으면 오를 테고
젖은 얼굴로 저 바람 퍼덕이는
등성이에 잠시 깃발로 나부끼다
참았던 껄껄 웃음 터뜨린 후
헹궈낸 가슴 속 궤적을 되짚으며
감사할 일 감사할 거야
그러다 아주 천천히 내려가면
맑은 물 향기 아래로 스미듯
무언가 남으리 눈가에든 영혼에든
또 아픈 발꿈치에든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