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선한 일 열심히 하기 _ 박종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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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선한 일 열심히 하기

 

<박종훈 목사 | 궁산교회>

 

착한 일은 교회의 사명을 확신시킨다

 

작년 2019년 정월 초하루부터 계획하고 시작했던 착한 일이 어느덧 200번이 넘어가고 있다.

주일마다 목회 서신서를 강해하면서 평소 성경을 읽을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선한 일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설교자가 일상적인 은혜를 누린다면 설교를 준비하면서 깨닫는 말씀이다. 늘 성경을 읽고 배우지만 설교를 하기 위해서 묵상하고 준비할 때 성령님이 주시는 깨달음은 설교자만 맛보는 특별한 은혜인 것 같다. 일군이 먼저 삯을 받는다는 말씀처럼 먼저 말씀의 맛을 누리는 기쁨은 설교의 부담감을 갖는 중에서도 가뭄 속에 단비를 받는 느낌이다.

선한 일은 성도라면 마땅히 해야 할 평생 일이고 직분자의 자격에서 가장 기본이 선한 일을 사모하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이처럼 강조하는 선한 일을 소홀히 여긴 나 자신의 안일함을 질책하며 근본 원인을 생각해 보았다. 한국 교회는 칭의 구원을 더 강조하며 내세 지향적인 분위기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행함과 선한 일이 등한시되는 것 같다.

구원은 단번에 믿음을 통해 은혜로 받지만 성화는 주님 나라 가는 그날까지 힘쓰고 가야 할 길이다. 스스로의 노력이나 그 어떤 행함으로도 구원받을 수 없는 인간이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로 의인이 되었다. 하지만 탕감 받는 채무자처럼 성도들은 빚을 갚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그 방법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선한 일을 해야 한다는 확신이다.

성경에 여러 구절이 있지만 에베소서 2장 8절은 “여러분은 믿음으로 인해 구원받았습니다. 이것은 여러분에게 나온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아무도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미리 예비하신 선한 일들을 행하며 살기를 원하십니다.”(우리말 비전성경)라고 한다.

필자가 정한 선한 기준은 대가를 받지 않은 남을 위한 모든 좋은 일이다. 말씀과 기도를 하며 예배를 인도하는 일은 본질적인 것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에 선한 일로 포함을 시키지 않았다. 그 외 이웃을 위해, 사회를 위해 여러 가지의 선한 일은 다양하게 할 수 있었다.

내게 있는 물건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주는 일, 연로한 노인들의 불편한 생활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 남에게 음식 대접하는 일, 길 가다가 주차를 못하는 여성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봉사단체와 활동을 하는 모든 일, 주위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일,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의 요구를 가능한 들어주기, 고속도로에서 빗길에 사고를 당한 차를 도와주는 일, 우연히 들린 손님들을 선대하는 일, 등 착한 일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일들이다. 그렇지만 맘만 먹는다고 다 되는 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선한 일을 마음에 소원을 두고 행하시는 그분의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냥 열심히 선한 일을 하는 경우에는 자칫 오해를 사기도 하고 상대에게 오히려 부담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한 일을 할 기회가 되면 할 수 있도록 늘 기도하며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착한 일은 간접전도 중의 하나로 일반인도 좋아하는 미덕이다.

늘 마주치는 동네 주민들이나 가까운 친척들에게는 직접 전도는 한계가 있다. 이처럼 선한 일은 서로가 환영하는 일이지만 막상 실행하려면 여러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시간을 내고 물질과 재능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행할 수 있는 것은 더 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기 때문이다. 나누는 당사자에게 되받기보다는 하나님이 다른 방법으로 채워 주시는 경험을 수없이 겪었기 때문이다.

마땅히 해야 할 선행이지만 ‘하나님은 공짜가 없다’는 말처럼 거두게 하시는 섭리이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날 때 후회하는 것 중의 하나가 선행을 좀 더 많이 못한 것이라는 글을 읽었다. 명예도 물질도 업적도 죽는 순간에는 헛되지만 선한 일은 보람으로 남겨진다는 공통점이다.

코로나 19로 대면이 어려운 현재는 봉사의 기회도 줄어든 것을 보며 뜻이 있다고 다 되는 일이 아님을 다시금 느낀다. 착한 일을 지혜롭고 민첩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날마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평생 신앙생활하면서 예수 믿고 천국 가는 것만 강조하면 세상 속에서 해야 할 교회의 사명이 불분명해진다.

하지만 착한 일을 열심히 하는 행동은 교회의 사명을 확신시키며 평생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진다. 곧 빛과 소금의 역할이다. 이것은 또한 가장 자연스럽고 거부감 없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키는 일이다. 내게 없는 것을 줄 수는 없지만 내게 있는 것으로 나눌 수 있음은 나그네 인생길에서 시원한 냉수와 같은 기쁨이며, 본향 집에 나의 보물을 저축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또 다른 영적 예배의 한 부분이라고 성경은 말한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 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니라’(히브리서 13장 16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