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우중산책 _ 박부민 편집국장

0
67

햇빛편지

 

우중산책

 

산새들은

빗물 머금어 맑은 노래라네

비구름에 젖는 마음

자꾸 씻어내도

뻐꾸기만 못한

꾀꼬리만 못한

또 하루의 서글픔

거푸거푸 눈물에 헹궈 보는

되돌이표 발걸음

진흙만 달라붙네

오솔길의 긴 아픔

돌개울을 건너니

지나가는 천둥 고함

어이, 이 사람아

저 모롱에서 힘내, 라네

가슴 푸르러 오는

비둘기의 중저음

귀로에 팽개친 오래된 묵음

햇빛은 언저리에 곧 온다네

비는 내리다 그치고

다시 내리고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