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복구를 넘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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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복구를 넘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자

 

코로나 19의 먹구름이 여전히 지구촌을 덮고 있는 가운데 일찍 고초를 겪은 한국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들어선 듯하다. 물론 끝날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역방역에 협조하기 위하여 예배와 각종 모임과 프로그램의 진행을 자제하던 교회가 부분적, 전면적 재개를 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때에 교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무엇인가?

먼저, 그동안 중단되었던 부분을 재개하는 일이다. 예배, 교회학교, 통상적인 모임과 프로그램 등의 회복에는 그 동안의 변화가 반영되어야 한다. 적지 않은 교인들이 겪고 있거나 겪게 될 경제적 어려움 등을 믿음으로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목회적 돌봄이 배가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서 온라인 예배 등으로 굳어지기 시작한 신앙적 습성을 바꾸는 노력도 요청된다.

교회가 지난 몇 개월 동안에 경험한 초유의 사태로 인한 충격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목회적 수고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동안 현장성의 제한과 대면성의 결여로 갈급해진 심령이 예배와 기도, 교제, 그리고 봉사에서 신앙적 헌신과 열심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회 활동의 재개가 단지 지난 것으로 복귀하는 일에 그친다면 고통 가운데 받은바 성장과 성숙의 값진 교훈을 허비하는 것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단순한 복구를 넘어 전략적인 갱신을 꾀해야 한다. 두 종류의 갱신을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업데이트 차원에서 그 동안 경험한 외형적 변화가 반영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많은 교인들이 일정 기간 온라인 예배를 드려 왔다. 이러한 경험이 예배의 현장성과 교제의 대면성을 대체하지 아니하고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면 목회의 외연이 확장되고 신앙교육이 다변화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서 기존의 틀로 새로운 변화를 담아 내지 못하는 부분에 서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교회 학교의 경우에 필요하다면 맞춤형 교육 인프라의 구축도 생각해볼 만하다.

복음전도가 위축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는 보건위생의 차원에서 교회가 얼마나 지역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이는 다시 사랑의 돌봄 차원에서 이웃의 함축적 의미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도와 선교 환경의 어려움도 오히려 복음전도가 다변화되고 선교 패러다임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렵사리 얻은 교훈을 실천적으로 녹여내는 전략적 갱신을 여러 영역에서 지속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성경 진리에 기초한 전인적인 영적 변화(transformation)를 지향해야 한다. 교회사는 암울한 영적 상황에서 구원과 갱신을 갈망하는 회개가 각성과 부흥으로 나타난 예들을 보여준다. 영적 갱신은 개인과 교회가 언제나 구해야할 은혜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는 각성과 부흥으로 인도할 진리를 보여준다. 복음의 견고한 진리는 ‘걱정 마시고 행복하세요~.’ 식의 달콤한 ‘멘트’가 아니라 때로는 쓰라린 경험을 통해서도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보여주고, 성도의 구원과 신앙적 성숙을 이루어가는 불가항력적 능력이다.

이번 재난은 그 동안 어쩌면 소홀히 했던 예배와 일상의 귀중성을 드러낸다. 예배가 은혜요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음으로써 전과 같은 예배를 드려도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전과 다른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상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믿음의 기도와 말씀의 생활화를 통하여 영적 태만을 떨쳐내고 세속화의 물결을 거스르며 ‘회개, 겸손, 사랑’을 실천할 것을 촉구한다. 재난의 종말론적 성격은 자신의 운명을 당장의 안락함이 아니라 영원의 빛 가운데서 비추어 보게 하는 생명의 진리를 가리킨다. 이러한 표지들은 교회 활동의 재개가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보다 새로운 변화를 지향하는 기회가 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눈앞에 다가온 제반 활동의 재개는 단순한 복구가 아니라 새로운 변화의 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신앙적 지향은 외형적 지속을 넘어 영적 갱신의 자리까지 나아가야 한다. 물론 일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교회는 이를 위하여 새로운 변화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힘써 주의 은혜를 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