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칼럼| 코로나19, 진정한 공교회를 생각할 때 _ 정요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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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칼럼|

 

코로나19, 진정한 공교회를 생각할 때

 

<정요석 목사 | 세움교회>

 

개신교 전체를 아우르는 행정 능력과
신뢰받는 연합기관을 갖추고 선한 증거를 얻어
올무에 빠지지 않아야

 

여러 언론 매체들은 불교계에는 스님 환자가 한 명도 없지만, 개신교계에는 경기 성남의 “은혜의강 교회”를 비롯해 많은 확진자들이 나온다고 보도하였다. 교회들은 목사 개인의 운영으로 인해 통제가 취약하지만, 불교의 사찰들과 천주교의 성당들은 중앙의 지침으로 통제가 된다고 그 이유를 분석하였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2월부터 4월 19일까지 4번에 걸쳐 모든 법회를 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냈고, 전국 24곳의 교구 본사와 각 사찰들이 잘 지키고 있다고 말하였다. 조계종은 불교 최대 명절인 초파일 행사 일정을 4월 30일에서 5월 30일로 한 달간 연기했다. 불교계 내부에서 어찌 강력한 반대와 논쟁이 없었겠느냐마는 국가적 재난극복이란 차원에서 결단이 이루어졌고, 모든 사찰들이 중앙의 결정에 따르고 있다.

한국 천주교는 236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미사를 전면 중단했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는 지역 상황에 맞춰 교구장의 재량에 따르면서도 정부 방침을 적극 반영하여 초중고교 개학일에 맞춰 미사 재개 일정을 정하기로 했다. 이런 중앙의 결정을 일반 성당들이 잘 따르고 있다.

언론들은 그런데 개신교는 개별 교회의 권한이 강해 교회에 따라 밀접 예배, 온라인 예배, 온라인과 오프라인 예배의 병행 등 다양하다고 보도했다. 재정이 어려운 소규모 교회들은 헌금을 걷기 위해 주말예배를 거행하는 비율이 높다고 덧붙였다. 어떤 언론은 지방 정부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같은 대형교회에 전화하여 소규모 교회들의 임대료 납부를 도움으로써 주말예배가 열리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하였다는 소식까지 전하였다.

그런데 개신교에 중앙 조직이 없는 것이 아니다. 총회와 노회가 있다. 총회와 노회에서 정한 결정을 각 지교회들은 충실히 잘 따르고 있다. 문제는 개신교가 여러 교파와 교단으로 분열된 것이다.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오순절교 등으로 나뉘었고, 각 교파는 또 여러 교단들로 나뉘었다. 한국의 대표적 교파인 장로교는 무려 200개 이상의 교단들로 나뉘어 있다. 그래서 건전한 교단들이 총회치리협력위원회를 통해 좋은 결정을 해도, 다른 교파와 교단들, 그리고 여기에도 속하지 않은 교회들이 다른 결정과 행동을 하면 개신교 전체가 비난을 받고 있다.

천주교는 이단이 나와도 교파와 교단으로 형성되지 않고 개인 몇 명의 문제로 국한된다. 그런데 개신교는 신천지와 같은 이상한 집단이 몇 십만 명의 신도들로 성장하기까지 한다. 별의별 신학과 신앙을 가진 교파와 교단들이 존재하고, 이들에 대하여 다른 교파와 교단이 간섭하거나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 7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와 큰 물의를 일으킨 성남 은혜의강교회는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소속인데, 이 연합회는 명칭 그대로 교회들이 독립적으로 행하는 것을 보장하는 조직체이므로 그 연합회 자체도 영향을 미칠 수 없고, 그런 행정력도 없다. 또 개신교의 부끄러운 점은 지교회들 간에 재정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지교회들이 천주교처럼 평균을 이루지 못하고, 개교회주의가 되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주일예배 제한에 대하여 불편한 마음을 갖는 교회들과 목사들은 대부분 정부의 7대 수칙을 잘 따르며 예배를 드린다. 그런데 정부는 잘 따르는 교회들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따르지 않는 소수의 몇 교회들이다. 전염병이라는 것이 슈퍼 전파자 몇 명이면 지역감염수준으로 빠르게 퍼진다. 게다가 신천지 집단이나 은혜의강 교회처럼 밀접예배를 드리면 슈퍼 전파자들이 대거 양산되어 전국 곳곳으로 퍼질 수도 있다.

정부의 주일예배 제한을 종교탄압이라며 반발하는 일부 목사들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러기에 앞서 개신교는 분열과 조직의 난맥상에 대하여 반성해야 한다. 정부는 천주교와 불교 등과 대화할 때는 연락할 중앙 기관이 분명하지만 개신교는 특정할 수 없어 곤란을 겪는다고 한다. 어느 교파, 어느 교단에 연락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개신교는 연합기관을 만들어 정부 등을 상대해왔는데 안타깝게도 이런 연합기관마저 분열되고 있다. 이권과 권력과 이념에 빠져 통일된 공신력을 확보한 연합기관을 갖지 못한 것이다. 개신교는 천주교를 개혁하겠다고 나왔지만 최소한 교파와 교단의 분열과 교회들간의 빈부 격차 면에서는 천주교보다 못하다.

코로나19 감염 방역을 위해 정부는 교회들에 소독액과 분무기 등을 제공하고, 각 교회의 주일예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정부의 도움 없이 개신교 자체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개신교는 이렇게 할 수 있는 행정과 재정 능력이 없고, 의지 자체도 약하다. 개신교는 정부가 교회에 내린 여러 지침에 대하여 비판과 변호도 하면서, 동시에 일탈한 소수 교회들을 통제할 수 있는 개선방법을 골몰하여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큰 교회들에게 작은 교회들을 도와주라고 당부하였다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가? 개신교 전체를 아우르는 행정 능력과 신뢰받는 연합기관을 갖추지 못하면 유사한 일들이 계속 발생할 것이다. 일반인은 일그러진 교회들을 똑같은 교회로 여긴다. 우리에게 억울한 면이 있지만, 우리의 관점보다 그들의 관점에 서서 그들의 요구를 경청하고 대응하려고 해야 한다. 이것이 진리와 사랑을 가진 기독인들이 이웃을 넉넉하게 대하는 자세일 것이고, 이런 노력이 쌓일 때 개신교는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어 비방과 마귀의 올무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출처 / TGC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