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묵 상
깨어나 불을 켠다
탁자 위엔 성경, 칫솔, 안경, 펜,
기도요청서들
양치를 하고 앉으니
말씀의 향기가 입 안에 고여
부끄러운 허언들이 휴지통에 쌓인다
손 떨며 안경을 문지르는
새벽, 내 사명의 지평은
한 꺼풀 더 밝아질까
흐릿한 시력도 되살아날까
무릎 꿇고 가슴 조아리며
누군가를 위해
눈시울 오래 젖고 나면
창문에 번져 오는 푸른 빛 소리
열린 하늘 새들이 구름을 편다
거기 힘주어 오늘이라 적는다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