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염병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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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염병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감염병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코로나)로 인해 감염의 발생지 이웃 중국에서 많은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 국제 사회도 고통 속에서 초긴장 상태로 긴밀히 대처 중이다. 이런 비상한 시기에는 모두가 민감해지고 과도한 공포와 상호 불신이 만연할 수 있고 특히 감염 환자와 연관된 특정 국가나 지역과 사람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라는 폐단이 문제로 등장하곤 한다. 차제에 우리는 어떤 자세로 이 사태에 임해야 할까.

먼저 사회적 공동 대처에 신속히 반응하며 부속 조치들을 준수하여 조속한 퇴치에 힘을 모아야 한다. 해당기관에서 제시한 감염병 예방과 위생 수칙들을 잘 따르도록 교회도 이를 잘 알리고 시민으로서의 성도들의 안정된 생활을 도모해야 한다. 총회가 적절한 지침을 전달하고 총회 부서들과 각 노회 및 교회들이 다중 운집이 예정된 큰 행사들을 취소 또는 연기한 것은 안타깝지만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다.

우리는 국내적, 국제적으로 질서와 냉철함을 유지하며 함께 돕고 신종코로나 사태를 잘 극복하는 데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 괴담과 가짜 뉴스의 범람을 경계해야 한다. 지난 2일 WHO(세계보건기구)도 신종코로나에 대한 가짜뉴스의 전 세계적 횡행에 우려를 표했듯이 이즈음 가짜 뉴스나 악성 루머가 급속히 확산하는 ‘인포데믹’(정보와 전염병의 합성어)이 심각하다. 이는 방역 당국의 대응과 발표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이에 수반하는 포비아(공포)도 경계해야 한다. 지나친 공포는 결국 혐오와 차별을 부른다. 바이러스 유입과 지역 확산에 철저히 예방, 대처하기 위해서는 엄중한 차단도 필요하겠지만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포비아는 바람직하지 않다. 역사를 돌아보면 광기의 전쟁을 이끈 히틀러의 아우슈비츠 학살의 시작도 인종 혐오와 차별이었다. 일본 관동 대지진 때도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약을 넣고 불을 질렀다며 집단적 학살을 자행한 일제의 과오가 있다. 멀리는 중세의 마녀사냥과 로마 화재를 일으킨 네로가 군중의 분노를 돌리려고 그리스도인들을 방화범으로 호도한 죄악도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이럴 때일수록 역지사지하며 이웃 나라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에서 벗어나 함께 도와 사태를 극복해야 한다. 언제 우리도 그런 입장이 되고 재난을 당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동일본 대지진 때도 우리는 기꺼이 일본을 도왔다.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현재 비참한 일을 겪고 있는 나라들에 대해 민족성 운운하며 조롱하면 안 된다. 쉽게 말해 일단 어느 집에 불이 나면 더 이상 그 불이 번지지 않도록 협력하여 끄고 봐야 한다. 추후에 원인은 국제사회가 더 분석하고 해당 국가의 책임에 대해서는 응당한 조치가 있을 것이다.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윤택하여지리라(잠언 11:25)고 했다. 하물며 감염병으로 어려울 때 협력하는 것은 우리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기도 하고 유익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우려하는 것은 중국과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과 혐오의 조장이다. 신종 코로나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는 아시아인 전체에 대한 인종주의적 편견과 혐오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도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아르지’에 청원을 올리고 “신종코로나 사태로 아시아인 차별과 혐오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막아 달라”면서 “여러분이 바로 인종 혐오 바이러스를 막아 내는 백신”이라고 호소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비상한 사태가 일어나면 꼭 누군가를 분노의 대상으로 삼고 혐오하고 조롱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CBS에 따르면 어느 지역에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하면 그 지역을 싸잡아 비난하고 확진자의 신상을 털면서 마녀사냥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는 일들이 요즘에도 생긴다는 것이다. 더구나 신종코로나 사태로 특정 국적 학생이나 다문화학생에 대한 혐오가 발생할 조짐이 보여 지자체와 교육부가 대책을 세운다는 소식도 있다. 철저한 예방과 대책은 옳지만 학부모들의 과도한 편견과 의식은 또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어려울 때일수록 교회는 어떻게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려하며 섬기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월 3일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 목사)은 코레일과 함께 봉사활동을 펼쳤다. 마스크 등의 위생용품과 식료품(홍삼, 비타민, 전복죽, 사골곰탕 등)으로 ‘신종코로나 감염증 예방 선물상자’를 만들어 강남구 수서동의 독거노인 60명에게 전달했다 한다. 선물상자를 받은 어느 지체장애인은 “몸이 불편해 평소에도 자주 외출은 못했는데 신종코로나가 유행한 이후는 집에만 있었다.”며 “마스크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이 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런 선물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런 일을 본받아 심각한 비상시기에 더욱 발 빠르게 이웃을 위해 움직이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기대한다. 물론 지금까지도 잘 해 온 교회들이 많지만 위기 속에서 오히려 교회는 그것을 선한 기회로 여겼으면 한다. 여건이 되는 대로 지역 사회의 소외된 지점을 돌아보며 챙겨 봉사하는 일을 잘 감당하면 좋겠다. 예방과 퇴치에 적극 대처하며 선한 일을 찾아 이웃을 위로하고 섬기며 화목한 사회와 국제관계가 되도록 힘쓰자. 신종코로나로 생기는 심각한 사회적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일에 모두가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