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전국농어촌목회자대회 소감문 _ 문종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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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문

 

2019 전국농어촌목회자대회

“2박 3일의 은혜”

 

<문종철 목사 | 선한길교회>

 

생명의 주님을 믿는 자인 목사는

어디서 어떠한 목회를 하든지

장소와 규모 때문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를 통과한 아침 공기가 콧속 점막을 스친다. 작은 쇠 조각 하나로 밤 새 얼어붙은 차의 심장과 혈관을 깨웠다. 처음으로 합신 농어촌목회자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원주에서 울산으로 출발한다. 아내와 둘째가 올 해 합신을 졸업하고 삼척에서 군종병으로 군복무중인 큰 아이 면회 가는 날이라 2시간을 서둘러 삼척으로 향했다. 삼척교동교회 앞에서 아내와 둘째를 보내고 노회 목사님들과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하며 한반도의 굽은 등을 타고 미끄러져간다. 올 봄 수많은 나무와 애간장을 태웠던 큰 화로의 열기와 냄새가 기억을 스친다. 하지만 “은혜는 겨울에 가장 잘 자란다.” 하지 않았던가?

 

도착하자 세상을 품고 하늘에 소망을 둔 듯 흰 옷 입은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이 바다를 마주하고 반긴다. 첫째 날 개회예배, 문수석 목사님을 통해 흩어진 나그네들에게 선포되었던 베드로 사도의 설교가 2천년 시공간을 넘어 우리에게 그대로 들려온다. “성경의 주제와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목사는 어디에서 목회하든지 성도들에게 인간의 실존이 어떠했는지를 정확히 알게 해야 합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물려준 헛된 행실 곧 허물과 죄로 죽었던 우리가 대속함을 받은 것은 은이나 금같이 없어질 것으로 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 양 같은 보배로운 피로 된 것입니다. 목사는 참된 믿음이 어디에 있는지, 참된 소망을 어디에 둘 것인지, 구원의 필요성과 구원의 은혜를 정확히 전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휴식 시간, 마르세유 홀 창 너머 푸른 바다와 몇 개의 작은 배가 햇살 가득한 문경 사과즙과 제주 귤처럼 다가온다. 이어 송우리문화센터(외국인 근로자교회)에서 15년간 목회하는 정승진 목사님의 특강 시간, 러시아 공동체 40명, 방글라데시-네팔 연합 공동체 20명을 복음으로 섬기고 있다. 주말이면 이태원을 방불케 하는 풍경을 자아내는 송우리, “나 좀 살려 주세요”라고 외치는 절박하고 긴급한 소리 들으며 종말론적 내용의 복음을 전하고 있다. 피부색 민족 언어는 달라도 영혼의 무게는 똑같기에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사역하고 있다. 잃었다가 다시 얻은 아들에게 제일 좋은 옷을 입히고 손에 반지를 끼어주고 발에 신을 신기고 살진 송아지를 잡은 것처럼 복음 안으로 들어온 외국인에게 그대로 행한다는 말이 목사님의 표정만큼 인상적이다.

개회예배 설교 같은 4성급 호텔의 품격 있는 음식을 아내 생각하며 미안하게 먹은 후 요한복음 15:15의 말씀을 생각나게 하는 친구들교회 김만형 목사님의 말씀축제 시간, “우리의 가는 길은 마치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멈추면 내려서야 합니다.” 그러므로 멈추지 말고 “견실하여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십시오. 왜냐하면 여러분의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사망을 이긴 생명의 주님을 믿는 자인 목사는 어디서 어떠한 목회를 하든지 장소와 규모 때문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목회 현장에서 성골, 진골, 해골의 경우는 없다. 아버지가 목회자면 성골, 아버지가 장로면 진골, 나머지는 해골이라는 생각으로 흔들리고 휘청거려서는 안 된다. 이발사 다음이 목사라 여겨질지라도 견실하여 흔들리지 않고 항상 주위 일에 힘쓰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방지일 목사님의 말씀처럼 “닳아서 없어지는 삶”이 되도록 하자!.

둘째 날 아침,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과 같은 해가 검은 빛 바다 끝에서 모습을 나타낸다. 이어서 그의 길을 달리기 기뻐하는 장사와 같이 하늘 이 끝에서 나와 하늘 저 끝으로 운행하려한다. 누가 주의 말씀의 열기로부터 피할 수 있겠는가? 일산 사랑의 교회 최석범 목사님의 아침 말씀 시간, 사람들이 미국 시민권을 갖게 되면 파티를 열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행복해 한다. 그러나 이것이 어찌 하나님 나라의 시민권을 얻은 것과 비교될 수 있겠는가? 나는 질그릇 같으나 그 안에 보화를 가진 자이다. 이것이 기독신자의 정체성이며 목사의 정체성이다. 나의 힘의 원천은 다른 것에 있지 않고 복음에 있다. 복음은 가두려하면 할수록 더욱 멀리 퍼져나가는 성질을 갖고 있다. 그렇다. 나는 매일 수 있으나 복음은 매이지 않고 열매를 맺는다!.

저녁 세대로 교회 양승헌 목사님의 말씀 축제 시간,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따른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주의 이름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부모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렸을 때 우리가 얻을 것은 무엇인가? 종일 수고하고 더위를 견딘 우리의 목회와 나중에 온 사람처럼 편하게 잠간 목회한 사람이 얻을 것은 주께로부터 약속된 한 데나리온이라는 구원의 풍성함이 아닌가? 우리는 가끔 채무자의 자리에서 채권자의 자리로 가서 억울해하며 주님을 원망할 때가 있다. 몇 시인지 모른 채 잠이 들었다. 얼마쯤 잠들었을까? 4성급 호텔에서 세탁물 돌아가는 소리에 잠이 깼다. 새벽 1시 20분, 졸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는 거룩한 분이 바닷물을 움직여 세상을 씻고 헹군다. 삼위가 하나이신 하나님이 쉬지 않고 일하시면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신다.

어느덧 2박 3일 대회 마지막 날이다. 농촌에 있어야 어울리는 이름 푸른초장교회 박성호 목사님의 아침 말씀 시간,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히브리 노예가 주인의 은혜에 감사하며 주인과 함께 살기 위해 송곳으로 귀를 뚫림을 당하고 사는 것처럼 우리에게 있는 뚫린 귀를 만지며 어떻게 주의 집에 거하는 그리스도의 종이 되었는지 기억하도록 하자. 많은 사람의 박수를 받더라도 주인 되신 하나님으로부터 박수를 받지 못한다면 우리의 목회 연주는 제대로 연주한 것이 아니리라!. 삼위일체 하나님과 합신 농어촌부와 후원해 주시고 섬기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