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참된 복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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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시, 참된 복음뿐이다

 

한 해의 반이 지나는 시점에서 다시 복음을 말한다. 복음은 인간의 비참에 대한 응답이다. 즉, 인간론에서 중요한 주제인 인간의 타락에 대한 대안이다. 복음은 인간의 비참을 전제한다. 죄로부터 비롯된 비참으로부터 구원받는 길을 전하는 것이 복음이다. 복음은 용어대로 하면, 기쁜 소식, 좋은 소식이다. 복음에서 전하는 기쁜 소식, 좋은 소식은 인간의 비참과 연관되고, 그 비참한 인간의 구속과 관계된다.

복음은 타락한 인간이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의 은총에 참여하는 길을 말한다. 복음은 죄인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은혜 언약의 보증인이 되셔서 하나님의 영원한 언약의 약속을 성취하신 바를 전한다. 그런 의미에서 복음의 주체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계시하는 구약과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계시하는 신약은 모두 복음이다. 신구약의 중심이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이다.

복음은 구약 시대에 족장들과 선지자들을 통해 약속으로 전해졌고, 모세 시대에는 율법을 통해 은혜 언약의 본질인 복음이 전해졌다. 도덕적 규례와 희생 제사와 의식들을 통해 그림자와 예표로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해지셨다. 모세 시대의 은혜 언약의 시행의 특징은 율법이었지만, 율법은 언제나 그리스도를 가리키기 위한 것으로 사용되었다. 율법으로 죄를 깨닫게 하여 그리스도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했고, 율법의 의식들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였다. 전자를 율법의 몽학선생 역할이라 부르고, 후자를 예표의 역할이라 한다.

그러므로 구약 역시 은혜 언약의 본질에 있어 신약과 다를 바가 없다. 창세기 3:15절의 원시복음으로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옛 언약과 새 언약 모두는 본질에 있어 하나인 은혜 언약이다. 창세기 3:15절 이전, 곧 타락 전 인류의 조상에 대한 기록조차 은혜 언약을 인식시키고자 기록된 것이다. 칼빈에 따르면, 타락 전 인간의 상태와 행위 언약을 살피므로, 우리는 인간이 어디로부터 나락으로 추락했는지를 인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진리를 깨달을 때 인간은 자신의 비참을 깨닫고 회복을 사모하게 된다.

때가 차매, 예수님께서 성육신하시어 그의 전 생애와 십자가 위에서 구속을 성취하시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도들의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이 되셨다. 성령의 내주를 통해 예수님께서 성도의 마음을 통치하시므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였다.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 안에 있는 구원에 속한 신령한 복들을 신뢰하고 믿는 성도들에게 영생이 임한다.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 안에 있는 구원의 복된 소식이 성경을 통해 심령에 들려질 때, 성령께 조명 받은 자들은 중생하고 죄 사함을 받고 성화된다. 그리고 그들은 성령의 보증 안에서 신앙의 분투를 하다 부활에 이른다. 이 모든 일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역사하시는 성령의 사역으로 성취된다.

복음은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다(롬 1:16).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 안에 있는 구속의 신령한 복들을 소개할 뿐 아니라, 성령께서 이 복음을 듣고 믿게 하므로 택자들을 불러 모아 구원하신다. 복음은 구원의 주체되신 그리스도를 전하고 그리스도 안에 있는 복음의 내용을 전한다. 복음은 구원받는 방법을 전하는 동시에 구원받는 방법 그 자체이다. 성도는 복음을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는다(롬 10:17). 복음이 들려질 때, 성령께서 믿음을 주시므로, 죄인은 거듭나고, 죄 사함을 받고, 성화된다. 복음을 통해 성령께서 성도들의 마음에 내주하시고 통치하시는 복음의 효력은 성도의 마음과 교회 속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것이다.

복음이 들려지는 곳에만 성령의 역사가 있다. 들려지되 성경의 참된 복음이 들려져야 한다. 참 복음이 없이는 구원도 없다(롬 10:13-15). 성경대로의 복음이 전해져야 한다. 오늘날 말씀과 교리를 진지하게 전하고 배우지 않는 풍토 때문에, 많은 강단에서 축소되고, 왜곡되고, 희석된 ‘다른 복음’이 전해지고 있다. 율법주의 신학, 방종주의 풍조, 세속 심리학, 물질만능주의, 실용주의에 물든 복음이 만연한다. 복음이 복음의 참 내용을 결여한 채 기복주의와 인간의 심리만을 긁어 주는 힐링, 웰빙의 메시지로 가득 찬 가짜 복음이 난무한다.

우리는 다시 예수 그리스도와 그 안에 신령한 구속의 복들을 성실히 전해야 한다. 성경은 경고한다. 인본주의적이고 세속화되며 율법주의와 방종주의에 오염된 복음은 결코 구원의 역사를 나타낼 수도 없다. 복음의 궁극적 목적인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도 없다. 이제 강단에서 목사들은 인간과 자기 이야기를 내려놓고, 성경을 전하고 선포해야 한다. 죽은 영혼은 오직 복음이 들려질 때 중생할 수 있고, 회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을 바로 전할 때만 잠든 그리스도인들을 흔들어 깨울 수 있다. 교회의 유일한 소망과 유일한 토대는 참된 복음뿐이다.

‘그리스도의 은혜로 너희를 부르신 이를 이같이 속히 떠나 다른 복음을 따르는 것을 내가 이상하게 여기노라 다른 복음은 없나니 다만 어떤 사람들이 너희를 교란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우리나 혹은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갈 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