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같은 선생님, 어머니 같은 사모님”_윤석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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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같은 선생님, 어머니 같은 사모님” 

< 윤석희 목사·천성교회·총회교육부장 > 

스승의 날은 해마다 찾아옵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학교를 다닌 햇수 
를 계산해 보니 얼핏 삼십여 년이 됩니다. 그 기간에 수많은 선생님들과 교 
수님들의 지도 덕분에 지금 나의 인격과 삶이 열매를 맺게 되었음을 새삼스 
럽게 느껴며 달력에서 2010년 5월 스승의 날을 다시한번 눈여겨 보게 됩니 
다. 

수학 년한 30년, 
사표되는 스승 찾게 돼 

‘참된 스승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사람은 말과 행동에 실수가 많으 
니 많이 선생이 되지 말라’는 말씀도 있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아버지 같은 
선생님이 계시고, 어머니 같은 사모님이 계십니다. 

먼저 내가 생각하는 스승은 지식적인 가르침이 있는 분입니다. 제자에게 지 
식적으로 가르칠 것이 없다든지, 늘 같은 것만 가르치거나 엉뚱한 것을 고집 
스럽게 주장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그 사람을 스승이라고 말하겠습니까? 스승 
은 끝없이 연구해서 늘 새로운 학문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나의 선생님은 북한에서 목회자의 아들로 출생하였지만 교회당 출입이 금지 
되었을 때 하나님 아버지의 집, 곧 교회에 가는 것이 좋아서 열한 살 어린 
나이에 혼자 월남하여 S고등학교와 S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와서 많은 
것, 특히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교회의 역사를 가르치고 수많은 목회자들에 
게 역사 의식을 심어주었던 분입니다. 

지금도 개인적인 만남이나 공적인 만남이 있을 때마다 성경의 가르침, 신학 
적인 가르침을 주시는 스승이십니다. 그 분과 함께 할 때면 우리 부부는 늘 
겸손한 마음으로 배우고, 말씀듣는 즐거움에 시간가는 줄 모를 때가 많습니 
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스승은 인격적인 분입니다. 영적인 성숙은 물론이고 인 
격적으로 제자가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인격이 뒷받침되어야 합니 
다. 

칠십 회 생신을 맞이한 선생님은 제자의 아내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머 
나먼 길을 동부인해 찾아와 손수 저녁 식사를 사 주고 가셨습니다. 아마 내 
가 칠십 회 생일을 맞이한다면 사랑하는 자녀와 손자손녀가 함께 모이거나, 
존경하는 친구들과 함께 보내든지, 아니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떠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사랑하는 자녀나 친구를 뒤로 하고, 그리고 나보다 더 사랑 
하는 제자들과 즐거움으로 보내실 수 있었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모임 
을 뒤로 하고 연약하고 병들어 아파하는 제자의 아내를 위하여 달려오셨던 
것입니다. 

같이 자리를 함께 한 사모님은 아픈 내 아내에게 “자기, 아침마다 사과 한 
알을 날로 꼭 먹어요!”라고 권면해 주셨는데, 사모님의 그 인자하신 모습 
은 주님 앞에서까지 고마워하고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몸 둘 바를 모를 일 
로 기억 속에 오래 오래 나이 있을 것입니다. 

값비싼 복요리를 아내의 몸에 좋다고 사 주시던 선생님 내외분의 마음은 따 
뜻한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이었습니다. 제자의 약점이나 다른 사람의 말을 
검증도 없이 옮기거나 보태서 사실을 호도하는 선생들이 많은 때인데 선생님 
은 약한 사람을 넓은 품으로 안아주시고, 자주 전화로 아내에게 삶의 용기 
를 북돋아 주시며 사랑으로 격려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스승은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분입 
니다. 하나님과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 제자를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들기 위 
해 참고 견디는 마음으로 섬기고 사랑하는 사람 말입니다. 즉 섬김의 마음 
이 있는 선생님입니다. 

제자의 앞날에 하나님의 은총과 복이 넘치기를 원하는 사람이 진정한 스승 
일 것입니다. 요즈음은 아버지 같은 스승은 보이지 않고 아들 같은 선생이 
많은 세상인데, 이 선생님은 늘 우리 교회의 성도들 앞에서 부족한 제자를 
가리켜 “아무개는 내 제자이지. 그런데 스승보다 나은 제자야”라고 말씀 
해 주셨습니다. 

은퇴 후 자기 품위에 어울리는 교회, 대접해 주는 교회를 찾아 가는 사람이 
많은데 이 선생님은 사십여 명이 채 모이지 않는 연약한 교회들만 찾아다니 
며 영육간에 대접하고 교역자들에게 목회의 용기를 북돋아 주는 분으로 진 
정 이 시대의 교회의 스승이십니다. 

그 분의 그런 모습은 학교 강단에서 펼치는 이론적이고 원리적인 것만이 아 
니라 교회를 개척하여 삼십 년을 한결같이 기도와 심방, 먹이고 돌보는 목회 
의 경험에서 발생된 것으로 보입니다. 

“저 교수는 복음주의자이지 개혁주의자가 아니야!”라는 제자들의 비판 속 
에서도 꿋꿋하게 뜻을 펼쳐오신 선생님의 폭넓은 활동은 우리 교단과 신학교 
의 명성을 더욱 빛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한국교회와 세계교회 
의 진정한 지도자로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간혹 연합회 활동이나 선교의 넓 
은 뜻을 펼치다 보면 뜻하지 않은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여전히 꿋꿋하게 
뜻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버지 같은 선생님! 어머니 같은 사모님! 우리 부부는 이 분들을 존경합니 
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하늘로 떠나간 그 빈자리를 늘 
이 분들이 채워주시니 더욱 고맙기만 합니다. 그리고 바쁜 와중에서도 종종 
전화를 주시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빈자리 채워주시는 
스승에게 고마움을 

올 스승의 날에는 아내의 손으로 따뜻한 된장국을 끓이고 현미 잡곡밥을 지 
어서 대접해 선생님 내외분을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 내외분, 더 
욱 건강하시고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존경하는 선생님을 생각하며… 
2010년 5월 15일 
제자 윤석희, 서금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