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혼합주의 경향을 방치할 것인가_이광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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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혼합주의 경향을 방치할 것인가

– 최근 한국교회의 동향을 보며 –

이광호 목사|실로암교회

성도의 고백과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가! 우리는 계시된 말씀을 통해 모든 
가치를 부여하며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고자 애쓴다. 개혁주의 신학
을 지향하는 성도들은 인간의 이성과 경험에 의한 판단의 위험성을 인식하
며 계시된 말씀을 통한 끊임없는 확인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 4월 8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이 로마에서 있었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로마로 쏠렸다. 한편 같은 날 서울에서는 한국복음주
의 협의회가 주최한 모임에서 소위 한국교회의 원로 목사라 하는 몇 사람의 
회개 발표회가 있었다. 그 때 많은 성도들은 그 곳에 관심을 기울였다. 필자
는 그 두 사건을 보면서 한국교회의 혼합주의 경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
다. 

세속화되어 타락한 기독교의 특색은 시류에 쉽게 휩쓸려 반응한다는 점이
다. 그들은 진리와 영원한 
세계를 종교적으로 이념화한 채 세상의 분위기와 
눈길을 의식하며 쉽사리 그에 편승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세
상에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욕망을 표출하게 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망 후 지금까지 온 세계가 그의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세상이 그에 대해 
나름대로 의미화 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그에 대한 기독교의 반응이 예사롭
지 않다. 기독교 단체의 무분별한 판단과 잘못된 공적 입장표명은 그리스도
의 이름을 망령되게 하는 것임을 교회 스스로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로마 교황이 사망하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K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는 앞다투어 그를 위대한 종교지도자로 추앙하며 그의 업적을 기리는 내용
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은 교회의 언어가 
아닌 ‘선종’이란 용어를 사용해 가며 그의 죽음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
고 대다수 기독교 언론들은 그에 대해 대서특필했다. 나아가 많은 목사들은 
주일 예배 설교시간에 그의 죽음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심지어
는 가장 보수적이라 주장하는 신학교의 교수들마저도 기독교 언론을 통해 그
를 위대한 삶
을 살다간 존경할 만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신학과 신앙의 
위기 상태에 직면한 한국교회가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조차 없는 듯하
여 씁쓸할 따름이다. 

로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과연 어떤 신앙을 가진 인물이었는가? 누구
나 알고 듯이 그는 말씀에 근거한 정통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
다. 그는 철저한 마리아 숭배자로서 종교다원주의자였다. 그는 종교개혁 시
대 이후 세워진 개신 교회를 진정한 의미의 교회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
만 다른 종교들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했다. 그는 로마 가톨릭교와 이슬람교
의 형제관계를 확인했으며 달라이라마를 훌륭한 종교지도자로 인정했다. 그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물론 우리는 모든 인간들로부터 나름대로 배울 점
이 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교황으로부터 배울 점이 왜 없겠는가? 
불교나 힌두교, 심지어는 무속인들로부터도 무언가 배울 점이 있다. 그들 가
운데는 세계평화, 이웃사랑, 가정 회복운동 등 사회운동을 펼치는 자들이 많
이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진리가 혼탁한 시대에, 기독교 단체가 말씀을 떠난 무분별한 성명
을 발표를 하는 것은 혼
합주의를 부추기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로마에서 
교황의 장례식이 있던 날 한국복음주의 협의회가 주관한 원로목사들의 회개 
발표회(?)에서 한 목사는 자기가 테레사 수녀와 슈바이처 박사처럼 살지 못
한 점을 회개한다고 했다. 그들이 복음에 대해서 과연 어떤 입장을 가진 사
람들이란 것을 모른다는 말인가! 신학적 상식이 조금만 있는 사람이라면 그
들이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전혀 알지 못한 자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들처럼 살지 못한 것을 두고 회개한다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
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최근에 일어나는 이러한 일들을 보며 한국 기독교의 혼합주의 경향
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일이 지속되다 보면 한국교회는 예수 그
리스도로 말미암은 온전한 신앙을 본질로 삼는 것이 아니라 영웅적이고 윤리
적인 것을 삶의 본질인 양 호도하게 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속한 건전한 교단들은 로마교황의 죽음 이후 발표했
던 한기총의 성명서에 대한 문제점을 확인해야 한다. 한국복음주의 신학회에
서 신학적 검증이 없는 회개 발표가 있었다면 회원 단체들은 그에 대한 문제
를 확인
해야 한다. 그런 반성적 확인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한국 교회의 미래
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그보다 훨씬 심각한 공적인 발언들이 쏟아
져 나온다 해도 여전히 침묵할 것이며, 그 사이 어린 교인들은 그것이 옳은 
것인 양 생각하며 비판 없이 뒤따를 것이다. 

혼탁한 사상이 범람하는 우리 시대의 교회가 취할 신앙적 처신은 어떠해야 
하는가? 교회를 어지럽히는 이단 사상들이 기독교 안팎을 맴돌고 있다. 이
단 지도자들과 타종교 지도자들의 세상적 공헌에 대해 교회는 어떻게 반응
할 것인가? 교회는 그들이 이단이라 할지라도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인류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하였다면 칭송을 아끼지 아니할 것인가? 

그것이 주님께서 피로 값주고 사신 교회가 가져야 할 자세는 아니다. 그것
은 심각한 혼합주의를 불러오게 되며 불건전한 신학적 타협주의를 가져올 따
름이다. 주님께서 원하지 않고 사도들이 경계한 일을 앞서 행하는 것은 배
도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시대는 심각한 인본주의에 물들어 있다. 무
분별한 관용주의와 포용주의가 교회를 허물고 있다. 세상이 아무리 훌륭하다
고 칭송할지라도 주님의 편에 
서있지 않다면 교회는 그들을 인정할 수 없
다. 

한국 기독교가 복음에 더욱 민감해지기를 바란다. 말씀을 떠나 세상 사람들
에게 종교적 관용을 보이는 것은 배도의 길을 걷는 것이다. 주님의 음성에 
민감하지 않은 채 자신을 관용한 존재로 만들어 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
를 인식해야 한다. 주님께서 교훈하지 않은 행동을 하면서 자신을 훌륭한 자
리에 놓는 오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지도자들이 그런 행동을 보일 때 
아직 어린 성도들이 혼합주의 속으로 함몰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
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