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과 삶의 균형 이뤄야_박형용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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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개혁신보 창간 20주년 기념을 축하하며>

신학과 삶의 균형 이뤄야

박형용 총장/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이 새롭다. 벌써 기독교 개혁신보가 창간
한 이래 강산이 두 번 변할 시간이 흘렀다. 스페인 출생 미국 철학자 죠지 산
타야나(George Santayana)가 “역사를 통해 배우지 않는 사람은 잘못을 재연하
게 된다”라고 한 말이 뇌리를 스친다. 기독교 개혁신보는 지난 20년을 지나오
면서 자체의 변화와 함께 한국교회 주변 상황의 변화를 목격해 왔다. 우리는 
지난 20년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의 20년을 설계하고 다짐해야 한다. 

과거에 대한 바른 평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대한 예수교장로회(합신), 기독교 개혁신보는 거의 같
은 기원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군사독재가 시퍼
렇던 그 때 우리는 아무 것도 없이 시작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오늘날 합
동신학대학원대학교는 전문대학원으로 발
전하여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교역자 
양성기관으로 발돋움하게 되었고 많은 졸업생들이 목회현장에서, 선교지에서 
그리고 교육현장에서 귀한 공헌을 하고 있으며,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총회
는 다른 유수한 교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비록 교단 내
의 교회 수가 큰 교단에 비해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교단 내의 리더들이 큰 
역할을 감당해 주었기 때문에 현재의 합신 교단의 위상이 이 만큼 인정을 받
는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기독교 개혁신보는 이 두 기관의 성장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선도적인 역할을 감당해 왔다. 
지난 20여년 동안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와 합신교단, 그리고 기독교개혁신보
는 놀랄만한 발전을 했다. 그러나 바울 사도가 “나의 나된 것은 하나님의 은
혜로 된 것이니”(고전 15:10)라고 고백한 것처럼 우리가 현재의 우리 된 것
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로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첫째도 겸손하
고 감사하며, 둘째도 겸손하고 감사해야 하며, 셋째도 겸손하고 감사해야 한
다. 
세월은 이상한 힘을 가지고 있다. 세월은 우리의 그리스도에 대한 첫 사랑을 
희석시키는 
힘이 있고, 반면 우리의 죄성을 고무시켜 딴 생각을 하게 만든
다. 20년이란 세월은 우리를 그렇게 만들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우리는 한국 
장로교 역사에서 교훈을 배워야 한다. 한국장로교회는 1959년에 합동측과 통
합측으로 갈라섰고, 20년이 지난 후 1979년에 합동측이 주류와 비주류로 갈라
서는 과정에 사분 오열이 되었다. 이제 그 때로부터 20여 년이 지났다. 필자
는 여기서 어떤 분열의 조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요, 20년이란 세월이 우
리의 각오와 생각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할 뿐이다. 우리는 기독
교개혁신보 창간 20주년을 감사하면서 20년 전에 헌신했던 그 헌신과 각오를 
다시 한 번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신학적 정체성 확립

합동신학대학원이나 합신교단 그리고 기독교 개혁신보는 개혁주의 신학을 표
방하는 기관들이다. 우리는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이라는 3대 모토
를 내세우고 시작했다. 그런데 요즈음의 한국 교계 상황은 우려를 갖게 만든
다. 씨 에스 루이스(C.S. Lewis)가 그의 “스크루테이프 편지”(The Screwtape 
Letter)에서 이런 이야기를 전한다. “마귀가 하수인들을 
세상에 파송하면서 
성도들을 유혹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마귀는 요즈음의 성도들은 진리냐 비진
리냐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진리 문제로 성도들을 유혹하는 것
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마귀는 성도들을 가장 잘 유혹할 
수 있는 방법이 실용적이냐 비실용적이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가르
친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본다. 우리들은 마귀의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본다. 
요즈음 교계 신문을 보면 머릿기사를 채우는 것들이 교단연합, 기관연합, 대
화모색 등에 관한 내용들이 많다. 신학적으로 전혀 다른 입장에 있는 기관끼
리도 연합을 말한다. 대부분의 총회가 열리는 9월이 가까워 오면 항상 그런 
기사들이 많은 지면을 차지한다. 연합은 분열보다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우
리는 연합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성경말씀은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3)고 명령하신다. 같은 신학적 입장
에 서 있는 교단끼리 연합을 모색하고 또 연합을 이루는 것은 당연한 것이
다. 그리고 하나의 기구를 만들지 못한다
면 함께 일 할 수 있는 사역들을 공
동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런 연합의 노력이 진리의 기준에서 진행되
느냐 아니면 실용성의 기준에서 진행되느냐를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는 것이
다. 1973년 6월 프랜시스 쉐이퍼(Francis Schaeffer)박사가 “나는 지금 성경
의 진리를 가리켜 ‘참 진리'(true truth)라고 말하지만 여러분들에게는 언젠
가 ‘참, 참 진리'(true, true truth)라고 말할 때가 올 것이다”라고 말한 내
용이 기억난다. 
어쩌면 지금이 쉐이퍼의 예언대로 “참, 참 진리”를 강조해야 할 때가 아닌지 
모르겠다. 현재 여러 교단이 여자 목사와 여자 장로제도를 허용하고 있다. 신
문의 광고란을 보면 우리는 여자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에 대한 광고를 자주 
접하게 된다. 10년 전의 상황과 비교하면 판이한 현상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교단과 가깝게 교류하는 교단까지도 여자 목사 안수 문제로 서로 의견
이 갈리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런 문제는 우리들의 실용적인 생
각과 맞물려 더 많은 지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개인의 일이건 교회의 일
이건 실용성에 비추어 일을 추진하면 “나”의 자리는 
커진 반면 “하나님의 자리”는 점점 축소되게 마련이다. 과거의 신학의 경향
이 그랬고 우리들의 삶이 이를 증명한다. 그래서 우리는 성경의 객관적 규범
성을 강조한다. 성경은 우리들의 신앙과 생활의 규범이다. 규범이 변하거나 
그 권위가 침식되면 결과는 “제 눈에 좋을 대로”의 종교다원주의에 빠지게 된
다. 각 교단들의 총회가 가까워 오면 총회장 선출 문제로 교계가 시끄러워진
다. 그런 결과로 제비뽑기 방식으로 총회장을 뽑는 일도 생겼다. 모 교단은 
총회장 선거에 부정을 없애기 위해 제비뽑기를 동원하여 총회장을 선출했다. 
그리고 교회 내의 이런 저런 기관들이 “제비뽑기 지지” 표명을 하고 있다. 
제비뽑기식 선거방법이 신약 교회를 위한 제도인지 먼저 하나님의 말씀에 비
추어 연구한 후 시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구속 역사적인 관점에서 하나님
의 말씀을 이해하면 “제비뽑기”는 신약교회를 위해서 주신 교회의 제도라고
는 할 수 없다. 만약 총회장을 제비뽑기로 선출한다면 앞으로 노회장, 당회
장 그리고 그 외의 모든 기관장들도 제비로 뽑
아야 한다는 이론이 성립될 수 
있다. 제비뽑기는 신약성경이 기록되기 전에 존재했고 하나님의 뜻이 완전히 
계시되기 전의 상태에서 시행됐다. 
인간의 죄성으로 무엇이 잘못되어 가면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진리에 비추
어 바로 세워나가야지 부정을 없애기 위한 다는 명목으로 차선책이지만 그 방
법을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참 진리”는 뒷전으로 물러나고 마귀의 술책
에 조금씩 빠져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항상 변화하지 않는 하나
님의 말씀에 비추어 변화하는 세상과 우리를 점검해야 한다. 창립 20주년을 
맞는 기독교개혁신보는 개혁주의 신학의 정체성을 보존해 나가는데 그 사명
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교단적 비전제시

비전이 없는 개인이나 기관은 발전할 수 없다. 합신 교단은 비록 다른 교단보
다 크기가 작지만 비전을 잃지 않고 전진해 왔다. 마침 금년에 합신 교단은 
많은 형제들의 참여로 지경을 많이 넓힐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창립 20주년
을 맞아 성년이 된 기독교개혁신보는 교단의 일치를 위해 노력하고 리더들을 
많이 발굴하며 교단의 비전을 제시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리더가 없는 단체는 지리멸렬해지기 쉽다. 다행히 합신 교단은 지도자 역량
을 가진 많은 목사님들을 모시고 있다. 우리는 더 많은 지도자들을 계발하고 
그 리더십의 영향이 한국교회에 미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기독교개혁신보
는 한국교회의 신학적 정체성 회복을 위해, 한국 교회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감당해 나가야 한다. 
신학과 삶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느 한 쪽이 약화되면 둘 다 힘을 잃고 만
다. 합신교단은 바른 신학과 바른 생활을 강조해 왔다. 기독교개혁신보는 우
리들의 신학이 성경에 충실한 개혁주의 신학이 되도록 노력하고, 우리들의 삶
이 코람데오(Coram Deo)의 의식을 가지고 삶으로 하나님의 인정과 다른 사람
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독교개혁신보는 한국 교회의 신
학적 정체성과 도덕성 회복, 합신 교단의 일치, 그리고 교단 리더들의 발굴
과 계발을 위해 큰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신문이 바른 자리에 서 있기만 하
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독교개혁신보는 이 일을 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끝으로 기독교개혁신보의 창립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해 마지않는다. 어

운 여건 속에서도 지금까지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교단의 발전에 크게 기여
한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다양하고 험난한 변화가 예고되어 있는 미
래의 한국교회를 위해 크게 기여할 것을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