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회에 거는 기대 _김형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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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회에 거는 기대

김형식 목사(동흥교회)

합동신학교가 개교 된지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약 1,200여 명의 동문들
이 목회와 선교 등 각처에서 사역을 하고 있다. 처음에 개혁의 기치를 들고 
일어섰지만 그것이 그렇게 간단하고 쉽지만 않다는 사실을 지나온 세월만큼이
나 뼈저리게 실감 하고있다.
우리 스스로의 문제점과 한계성을 노출하는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개혁
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해주셔야 된다는 사실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이 사실을 대전제로 하여 몇 가지 정리하고 생각해 보고싶다.

먼저, 그래도 개혁은 끊임없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은 일순간에 외치다가 그칠 구호가 아니라 우리와 교회를 향한 주님의 간
절한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갱신되고 개혁되어야 할 것이다. 주
님이 오실 때까지. 

다음, 그러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때로는 현실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릴 때도 있지만 우리는 분명히 어떻게 시
작을 
했고,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 잊지 않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
리의 부족함은 오히려 우리가 누구며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더욱 확실하게 한
다.

다음, 그러기 위해 우리는 늘 본질을 잃지 않아야겠다. 현실적으로 밀려오는 
파도가 거세기 때문에 자칫 정신을 잃고 본질을 놓쳐버릴 위험이 항상 우리에
게 있다. 개혁이란 본질을 잘 드러내는 것이라 이해된다. 주님의 주님 되심, 
교회의 교회다움, 목사의 목사다움, 신자의 신자다움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이 문제를 가지고 계속 씨름해야 할 것이다.

다음, 우리는 폭넓은 적용의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개혁이 자칫 편협함
과 고리타분함으로 비쳐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의 사역의 대상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시대적 상황이 요구하는 것과 이들에 대한 원리의 충실한 적용
이 아니겠는가? 우리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또 고백할 수밖에 없다. 
왜 개혁을 부르짖는 교회는 잘 성장하지 않을까? 우리의 부족을 개혁이란 이
름으로 핑계 대는 것은 아닐까? 심각하게 생각하고 목회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합동신학교 출신들
이 목회를 잘하지 못한다는 소리를 뼈아픈 충고
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다음, 우리는 진정으로 겸손해야 할 것이다. 개혁이란 이름이 우리의 기질의 
표현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행여나 우리에게 독선이나 오만이 있다면 그
것은 주님이 기대하는 바와는 거리가 멀 것이다. 우리가 참으로 겸손할 때 개
혁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하는 것이요,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께 
우리의 소망과 기대를 가지고 인내하며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