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신동문회에 바란다_김 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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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신동문회에 바란다

김 훈 목사(성남중원교회)

5월 23일자 기독교개혁신보 사설자는 합신동문들이 개인이 아닌 동문회라는 
하나의 단체로서 우리 교단과 한국교계의 개혁의 주체로서 선봉에 나서는데 
더 이상 겸양하지 말고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역량을 
갖춘 주체 세력으로서 영향력을 나타내기 위해서 특히 합신총동문회가 활성화
되기를 우리 교단은 물론 한국교계가 기대하고 있다고 역설하였다.

그러나 본 시론자는 그와는 아주 다른 생각과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총동문회이든지 기별동문회이든지를 물론하고 동문회가 교단과 교계
의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와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염
려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많은 위험성을 갖고 있
는 발상이라고 느껴진다. 물론 사설자의 본 뜻은 동문회에 대한 적극적인 참
여와 동문회의 활발한 활동을 촉구하는데 있었으리라고 짐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주장에 대한 오해가 있을 경우 일
어날 부정적인 결과를 좀 
더 깊이 생각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된다.

어쩌면 그러한 생각과 주장은 우리 교단과 신학교가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서 
출범하게 되었다는 무의식적인 사고방식의 결과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도 아니고 사실이 되어서도 안 된다.

이 문제에 대하여는 이야기 할 시간이 없다. 본 시론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
은 총동문회든지 기별동문회든지 불문하고 동문회의 성격과 목적이 무엇이어
야 하며 교단과 교계의 목사가 된 이후의 동문들이 동문회에 얼마만큼이나 비
중을 두는 것이 옳으냐 하는 것이다.

동문회 특히 이미 목사가 된 졸업생들이 모임 신학교동문회는 어떤 종류이든
지 세력을 행사하는 집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목사로서의 친목
의 도모, 목회정보의 교환, 공동의 기도, 계속 연구와 토론, 합신의 3대 이념
의 현실목회 적용문제 고민, 모교의 후원 등 지극히 평범한 성격과 목적의 단
체가 되는 것이 교단과 교계를 위하여 좋다고 믿는다. 거듭 말하거니와 신학
교동문회가 교단의 정치세력집단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다른 어떠한 
개혁이 주체나 세력이 되는 것도 옳
지 않다. 그것은 성경적인 어떤 근거도 없
으며 역사적으로 현실적으로도 좋은 예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는 동문회와 학연으로 인한 당파 싸움을 역사적으로 많이 보아 왔
으며 교계 현실에서 뼈저리게 보고 느껴왔으므로 학연과 동문회의 모임에 신
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목사 특히 장로교단의 목사는 그 활동영역과 소속이 지교회와 노회와 총회이
어야 한다. 지교회 교인의 대표인 장로와 모든 교인과 함께 개혁을 위하여 기
도하고 고민해야 한다. 동기회가 아닌 노회 소속 회원으로 노회에서 선후배 
모든 목사와 함께 개혁을 논의하고 실천해야 마땅하다. 또한 총동문회가 아
닌 총회에서 선후배 목사와 장로들과 더불어 교단과 교계를 위한 결의를 하는
데 힘을 다해야 한다. 

지교회, 노회, 총회 밖에서 특히 동문회 같은 지극히 사적인 성격이 강한 모
임에서 어떤 결의를 하고 성명서를 내고 어떠한 기구를 조직한다면 그것은 학
연에 의한 파벌운동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사설자의 주장대로 합신총동문들은 한국교계는 몰라도 적어도 우리 교단에서
는 주체세력이 되었다. 노회와 총회에서 수
적으로도 그렇고 지위면에서도 주
체세력이 되었다. 그러므로 교단과 교계의 개혁을 위해서 따로 동문회를 활성
화하여 세력을 모을 이유도 필요도 없다.

목사가 된 사람들에게는 지교회와 당회, 노회, 총회가 주어진 일터요 활동무
대이어야 한다. 우리 교단의 개혁은 지교회 목사로서 목회를 통하여, 노회의 
회원으로서의 발언과 토론을 통하여, 총회의 총대로서의 바른 토론과 결의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이루어야 한다.

따라서 시론자는 동문회에 열심히 참여하여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가지는 것
은 마땅한 일이지만 지교회와 노회와 총회보다, 아니 그 십분의 일이라도 동
문회에 비중을 두는 것은 그다지 명분이 없는 행위라고 감히 주장하는 바이
다. 합신동문회의 활성화를 기대한다.

그러나 합신동문회의 성격과 방향이 어떤 정치세력화 되는 것이 아닌가 염려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 또한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동시에 동기회보다
는 노회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총동문회보다는 총회에서 개혁의 주체되기를 합
신동문들에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