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가 해야 할 개혁의 과제
박기민 목사<고신원로회원 >
우리는 뉴밀레니엄 시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21세기 새시대로 들
어섰다. 한국 교회는 우리 민족에게 무언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개혁
을 촉구할 뿐만 아니라 우리 교회가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러하기에 앞서 우리 교회 자체 내에도 고쳐야 할 점이 많
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 몇 가지를 지적해 본다.
1. 교역자의 인격과 실력문제
해방 후 한 때, 교회 밖 일부 언론인들로부터 교역자의 무식을 지적 받았
었다. 성경만 알지 현대의 여러 사조와 문명에 대한 지식이 없다는 것이었
다. 그러나 그것은 지난 날의 이야기요,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목사가
되려면 적어도 신학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도 강도사 수련을 거쳐 목사
고시에 합격해야만 한다. 하지만 일반 사회인들도 그 학력과 지식정도가
크게 향상되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성직이라는 그 전도활동은 하나님의 구
원사업 – 신앙인격의 창조와
인간본질의 변화운동에 수종드는 일인 까닭에 교역자 자신이 성령에 의한
내면적 변화를 체험하지 못한 사람은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소명이 확실하고, 성직이라는 중책을 질 수 있는 능
력을 받아야 한다. 거기에 더욱 교역자로서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전에 도쿄신학교의 무라다 교장이 당시의 신입생 입학식장에서 했다는
말을 소개해 본다. “여러분은 장차 천국의 장병이 될 분들이니, 학구적인
열의에 있어서는 도쿄대학을 능가해야 되고, 투지에 있어서는 육군사관학
교보다 앞서야 한다.”
그리고 오늘의 교회는 교회확장과 함께 수많은 사람들의 개인구원은 물론
사회구원에 힘써야 할 입지에 있다. 그리고 일보 전진해서 일반사회의 병
인을 똑바로 진단해 주고, 부패한 사회를 개혁하고, 새시대의 새역사 창건
의 주체세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다각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선 교역자
의 실력이 크게 향상되어야 한다고 본다.
2. 불건전한 세력과 집단의 정리
그간 심한 격동기의 혼란상황을 거치면서 일부 자격 없는 교역자들이 생겨
났고, 물론 일률적
으로 푸닥거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으나 불건전한 소위
푸닥거리식 집회가 아직 잔존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지도자가 아닌 지
도자 중에는 소속이 불분명하거나 안수받은 일도 없는 사람들도 있다. 대
개 신비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순수한 복음전파는 뒤에 두고 신유의
은사와 방언 등을 힘주어 떠들어 댄다. 그 중에는 부흥사 행세를 하며 전
국을 누비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사람들이 흔히 돈과 여자에 관계된 스캔들도 일으키곤 해서, 그때마다 교
회는 타격과 손해를 입게 된다. 건전한 교단들은 연합기구라도 만들어 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3. 오도된 기복 신앙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다는 뜻의 말씀이 있다. 그러나 일부 교역
자들은 이에 지나치게 치우침으로써 교인들로 하여금, 마치 예수를 믿으면
하나님은 아주 자비하셔서 불의하고 부도덕한 부자들까지도 그 재산을 자
자손손 보호해 줄 뿐만 아니라 더욱 많은 재산을 증대시켜 준다는 것으로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한다. 교인들로 하여금 어떤 신상 앞에서 양손을 모아
빌고 수없이 머리를 조아리는 그런 샤머니즘
이나 동양종교들과 동일한 것
으로 잘못 인식케 한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결코 하늘의 ‘부자방방
이’를 믿는 것이나 ‘재정보증인’으로 믿는 것과는 다르다. 그보다는 그
리스도께서 마태복음 6:33에서 해주신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
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는 말씀을 잘 설
명해 줌이 좋을 것이다. 주님의 요구에 따른 순종의 의무를 우선적으로 실
천하면 주님의 복된 약속은 반드시 따라온다는 사실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본다.
4. 교회분쟁의 청산
물론 예전 같지는 않으나 한국 교회는 아직도 이 분쟁을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파벌이 생기고 세력다툼을 하는 일보다 더 큰 교회 파괴 행위는 없
다.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하나의 몸을 이룬 공동체다. 그
리스도의 몸을 찢어내는 행동은 너무도 큰 아픔을 많은 사람들에게 주고,
그 상처는 오랜 세월에 걸쳐 좀처럼 치유되지 않는다. 새 천년을 맞이한
한국 교회는 이제 사랑과 화합과 평화의 모습을 사회와 국민 앞에 보여주
어야 할 것이다.
5. 말뿐이 아닌 행함이 따르는 신앙
비기독교인에게 비춰진 한국
교회는 어떨 것인가? 긍정적인 평가가 없지
않으나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점은 그들의 부정적인 평가이다. 이것은
우리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그러하다.
그것은 대충 말해서 한국 교인들이 ‘이기적’이고, ‘위선적’이라는 평
이다. 물론 전체는 아니지만 한국 교회 교인들이 말은 많고, 그대신 실행은
없다는 중론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야고보서 3:17에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했다. 죽은 자가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이러한
때에 한국 교회는 실로 믿는 바를 실천하는 교회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
여줘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사회는 총체적으로 타락해 있다.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그것
은 정권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오늘의 정치인으로부터는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 아닌가? 국민 전체의 의식개조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는 데서 도리어 그것은 기독신자의 몫이라 해야 할 것이다. 참다
운 개혁은 종교적 개혁이 없고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본다. 이제 새시대에
들어선 한국 교회는 신속히 자체를 개혁하는 동시에 더욱 나아가 일반사회
의 개혁을 이끌어 나가는 주동세력이 되
어야 하겠다. 전체 크리스챤의 분
발을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