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관리와 팀사역
< 이기종 목사 ·합신세계선교회총무 >
“선교사는 갈등과 해결의 사전 준비 필요해”
한국선교가 건전하게 발전하고 명실상부한 선교강국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반드시 해결하여야 할 과제들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사역에 있어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한국 선교는 그 동안 협력사역 내지는 팀사역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 결과 선교지마다 교회, 신학교, 선교센타 등을 따로 운영하게 되는 중복투자 현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 한국인이 지닌 특성과 어느 정도 관계되는 면이 있기도 하지만 지구상에 남아 있는 매우 어려운 선교지역과 종족들을 위한 전략상 변화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각개전투식 선교에 안주하기보다는 고도의 정보력과 조직력에 바탕을 둔 전략적 선교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팀웍과 네트워크에 대하여 깊이 연구하고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팀사역을 하고자 할 때 당장 예상되는 문제는 ‘갈등이 생기지는 않을까?, 갈등이 생긴다면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일 것이다. 갈등에 대한 사전적 이해와 대비가 없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피하게 되는 것이다.
갈등은 의견이나 목적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오해나 제한된 자원, 경쟁으로부터 오기도 한다. 일 때문에 겪는 과업갈등도 있고, 사람 때문에 겪는 사람갈등도 있다. 여하튼 갈등을 피하기보다는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고 해결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대부분의 선교사후보나 선교사의 경우 갈등이 무엇이며, 어떻게 전개되어 가는지, 갈등해결의 원리는 무엇이지에 대해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선교지에 부임한 선교사가 부딪치는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선교사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갈등이 있는가 하면 자녀와 가족 간의 갈등, 선교단체와 지부원들 간의 갈등, 단체와 단체 간의 갈등 등 여러 갈등이 있다. 게다가 선교지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문화적 갈등도 있다. 지역, 언어, 가치관, 생활관습, 문화유형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 그것이다.
선교지는 영적으로 혼란스럽고 예민한 지역이기 때문에 스스로 깨어있어 무장되어 있지 않으면 매순간 힘든 지역이다. 그러므로 선교사는 이 모든 갈등과 해결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갈등의 국면들만 미리 알아도 갈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갈등은 다음과 같은 국면으로 전개되므로 현재의 갈등이 어느 국면에 있는지를 알고 있으면 다음 단계를 미리 예상하고 대비하는데 도움이 된다.
(1)예상단계– 많은 경우 미리 논쟁 예측됨 (2)견해 차이의 단계– 중요한 문제, 손익 문제 (3)토론의 단계– 자기의 정보나 견해가 우월하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해 서로 검토, 의논 (4)논쟁/대결 국면– 상대방의 문제점 제기, 긴장고조, 감정적 대응, 동맹형성 (5)격화 국면– 오해와 불신, 좌절과 공공연한 적의, 언어나 신체적 폭행 (6)진정국면– 격화의 낭비와 불이익 인식, 협상, 상대방 감정 존중, 신뢰회복, 제3자 개입 (7)갈등의 해소: 토마스-킬만 갈등관리 모델에 의하면 ①회피 ②강요 또는 대립 ③타협 ④양보 ⑤협력 또는 문제해결을 제시하고 있다.
조직은 공동의 목표달성을 위해 개인적인 능력뿐 아니라 팀웍과 시너지 효과를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갈등을 극복하고 협력사역, 팀사역이 원활히 수행하도록 준비하여야 한다.
이런 취지로 합신세계선교회(PMS)는 이번 학기에 합동신학대학원에 개설된 ‘선교의 실제 및 훈련’ 과목의 테마를 ‘갈등관리와 팀사역’으로 정하고 갈등관리와 해결을 위한 성경적 원리들을 훈련하고 있다. 인간과 조직의 특성을 이해하고 갈등의 유형과 여러 국면들을 예견할 수 있도록 도우며, 성경적 원리들을 적용하여 변화의 시대에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게 돕는 것이 이 과정의 목표이다.
조직 내에서 갈등이 거의 없을 때 정체현상이 나타나거나, 비생산적인 의사결정이나 비효율성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갈등이 적절하게 관리되지 못하면 오히려 역기능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갈등은 적절하게 관리되고 해결하게 된다면 조직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