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에 서서…
홍문균 목사/ 주은혜교회
제 아무리 거센 파도라도 더 이상 넘보지 못할 경계선이 있고, 숨쉬기조차 힘
들게 했던 뙤약볕 더위도 물러설 수밖에 없는 회귀점이 있습니다. 신비롭게
도 하나님은 자연의 한계를 그렇게 두셔서 우리로 하여금 그 자연 속에서 살
게 하셨습니다.
봄이더니 여름이었고, 여름 여름 하더니만 이미 가을이 문턱 까지 다가 왔습
니다. 이 가을이 또 어느새 겨울로 우리에게 찾아와 겹겹이 옷을 입고서는
“아, 춥다 추워…” 두 손을 마주 비비며 움츠려 들게 하겠지요.
자연의 세계가 사계절로 질서 있게 운행되듯이 분명 한 인생의 삶에도 사계
가 있습니다. 한 사람의 생애를 시인들은 유년기는 봄, 청소년기는 여름, 장
년기는 가을, 노년기는 겨울로 표현하여 때론 환희로, 때로는 눈물로, 그리
고 때론 침묵으로 인생을 노래하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신앙의 세계도 사계
가 있습니다. 주님과 첫 만남이 시작되는 봄, 구원의 은혜에 감격하며 조건
없이 헌신
하는 여름, 사역과 성숙을 일구는 가을, 그리고 지난날의 삶을 돌아
보며 영광의 주님을 마주대할 날을 고대하는 겨울. 딱히 이렇다고는 할 수 없
겠지만 일반적인 생각으로 틀림이 없습니다.
인생이나 신앙생활을 사계로 볼 때 어느 한 계절이 다른 계절보다 더 중요하
다고는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가을은 결실해야하는 계절이기에 중요합니
다. 그래서 다른 계절보다 의미가 큽니다. 가을은 자연의 순환 시점에서 마땅
히 풍요로워야할 계절입니다. 농부의 마음은 이 가을의 풍요로움이 있기 때문
에 봄에도 가을을 꿈꾸며, 여름에도 가을을 기대하며 인내의 시간을 보냅니
다. 농부에게 모진 겨울이 기쁨의 계절이 되기 위해서는 이 가을이 마땅히 풍
요한 가을이어야 합니다.
주님은 종종 농부의 마음으로 우리의 삶이 가을의 풍요함으로 충만 되어지기
를 항상 기대하십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
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함이라”(요 15:5,11)
주님의 풍성한 은혜의 뜨락에서 또
멍하니 후회하는 빈 광주리 가을 인생은
되지 말아야 할 텐데? 거룩한 두려움이 벌써부터 몰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