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 관계성의 증진을 위하여_이승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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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앙 관계성의 증진을 위하여

<이승구 목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의 빚지고 있다는 의식이 우리의 출발점

 

 

기독교 신앙생활의 출발점도 그러하며, 궁극적 목적도 그렇고, 신앙생활을 하는 방식도 결국은 “바른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있지 않는 사람들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가지게 된 것이 신앙생활의 출발이라면,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 가운데서 다른 사람들과도 하나님께서 가지게 하신 바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신앙생활의 궁극적 목표는 하나님과의 관계와 모든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온전히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근원은 결국 이 기본적인 요점을 잊는데서 발생한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관계성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지게 된다면 우리가 기독교적인 태도를 가지고 바른 기독교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오랫동안 강조해 왔었다. 그리스도인들은 원칙적으로(in principle)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가지게 된 사람들이고, 그 관계를 실질적으로(in practice) 증진시켜 가는 사람들이다.

그리스도와의 신비한 연합(unio mistica cum Christo)이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의 출발점이며, 성령님에 의해서 자신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살아나게 되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생활을 시작했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도 밖에 있었던 자신이 마땅히 죽어야만 하는 자이고, 물리적으로 죽어도 하나님 앞에서 행한 그 죄에 대한 형벌을 다 받을 수 없어서 영원한 지옥 형벌을 받아 마땅한, 참으로 “아무것도 아닌 것보다 더 못한”(less than nothing) 존재라고 인정해야 한다.

그러한 이해를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놀라운 구속 사건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성령님 안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살아나서 참으로 고귀한 자로 주께서 만들어 주셨음을 감사하면서 지속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증진시켜 가게 된다. 이 관계는 감사의 관계요, 사랑의 관계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어떤 정황에서든지 삼위일체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사실 그 하나님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의식해야만 한다. 좋은 그리스도인은 한 순간도 이 사실을 잊지 않는 사람이다. 우리의 죄는 이점을 잊는 데서 오는 “하나님 앞에서의 범죄”이다. 그렇기에 더 무서운 죄이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가 감사의 관계요, 사랑의 관계이듯이, 모든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관계도 감사의 관계요 사랑의 관계일 수밖에 없다. 예수님께서는 양과 염소의 비유에서 임금이 하시는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힌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고 하신다(마 25:40).

우리는 주님께 큰 은혜를 얻어서 마치 일만 달란트, 즉 20만년 치의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을 탕감(蕩減) 받은 사람들과 같은데(마 18:23-27 참조), 주님이 다른 사람에게 한 것을 당신님에게 한 것으로 여겨주신다면 우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감사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것이 기독교적인 사랑의 관계가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그러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피조계 전체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그것을 바르게 다스리도록 했는데, 우리가 그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에 대한 의식을 가지면서 피조계를 보호하며 그것의 온전한 의미가 다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참으로 자신을 헌신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여러 활동의 상당 부분은 바로 이런 활동이어야 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서 말하자면, 원자력을 이용해서 발전을 하게 된 것은 감사하지만 그 안전성과 폐기물 처리 등을 생각할 때 지금이라도 원자력 발전을 그만 두고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에너지원 개발에 힘쓰는 것과 같은 일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온 피조계를 가장 잘 보호하면서 그것을 하나님의 뜻대로 잘 다스려 가는 역할을 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