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70)| 구원받은 사람의 아우성_정창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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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받은 사람의 아우성 

  – 로마서 8:35-39 –

 

< 정창균 목사, 합신 교수, 남포교회 협동목사 >

 

“구원보다 더 큰 것 없는데 또 다른 것 찾느라 세월 낭비하고 있어”

 

 

우리가 예수 믿고 구원받은 사람이라는 것은 사실 엄청난 사건이기도 합니다. 그 자체가 가장 큰 기쁨이기도 하고, 세상을 담대하게 살아갈 가장 확실한 근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 믿고 구원받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어느 정도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가만히 살펴보면 때로는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구원받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더 이상 흥분거리도 아니고, 더 이상 용기와 담력을 불러일으키는 근거이지도 않아 보입니다. 그것만 가지고는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기며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돌아가신 저의 아버님은 열일곱 살 청년 때 김용안 목사님이라는 분을 만나 전도를 받고 예수를 믿었습니다. 그리고는 평생 그 분을 못잊어 하셨습니다. 저희 형제들이 어릴 때부터 자주자주 아버님께 들은 말씀이 있었습니다. “너희들은 평생 김용안 목사님의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버님은 예수 믿고 구원받은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복인가를 신앙생활을 할수록 분명하게 깨달으셨습니다. 그러자 그 복을 누릴 수 있도록 자신을 예수 믿게 해주신 분이 바로 김용안 목사님이라는 생각 때문에 평생을 그 목사님을 마음에 품고 감사하며 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자식들에게도 평생 그 목사님의 은혜를 잊지 말라고 당부하신 것입니다. 그 목사님의 은혜란 바로 예수 믿고 구원받은 길로 인도해준 그 은혜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을 만난 지 60여 년이 흐른 어느 해 설날 아침 온 집안이 모여 가정 예배를 드린 뒤 아버님은 뜻밖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가 가장 복을 많이 받았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를 물었더니 다시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우리 집안에서 처음으로 예수를 믿었다. 그런데 지금은 나의 팔남매 자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들어온 사위나 며느리나 손자 손녀들, 그리고 내 동생들의 집안, 심지어 조카들까지 우리 집안 모두가 예수를 믿는다.” 그것이 당신이 가장 큰 복을 받았다고 자랑스러워하고 행복해하는 이유였습니다.

 

모아놓은 재산도 없고, 높은 지위에 오른 적도 없고, 자식 가운데 무슨 장관이나 고급 관료가 나온 것도 아니지만 그분은 예수 믿고 구원받은 것이면 그것이 가장 큰 복이고, 자랑스러운 것이라고 여기신 것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시고 2개월 후 그분은 79세의 나이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받은 구원을 너무나 하찮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구원받은 자의 기쁨과 행복과 자랑과 용기를 모두 잃어버리고 다른 곳에만 한눈을 팔면서 불만에 찬 일상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릅니다.

 

로마서 8장 35절부터 바울이 쏟아내는 흥분과 담력과 자신감에 찬 외침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바울은 자신이 구원을 받아 그리스도 예수께 붙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며, 그에게 무엇을 보장하는 것인가를 매우 흥분한 어조로 그리고 결의에 찬 모습으로 외쳐댑니다. 그의 아우성은 그 내용이 너무나 분명하여 굳이 해석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그냥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가슴을 요동치게 합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그리스도 예수께 붙어있는 이 구원이 얼마나 귀하고 복된 것인지 세상의 그 어느 것과도 결코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자기가 얻은 구원을 위해서라면 세상의 어떤 험악한 일이라도 피하지 않고 당해내겠다는 결단의 선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께로부터 자신이 보장받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아는 자의 확신에 찬 승리의 선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고 얻은 구원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우리가 구원을 받아 그리스도 예수께 붙어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이렇게 흥분하게 하고, 삶에 자신감이 넘치게 하고, 승리의 아우성이 터져나오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귀한 것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여기며 뭔가 화끈한 다른 것을 두리번거리느라 세월을 허송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