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65)|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고 싶은 부모들에게_정창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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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제대로 가르치고 싶은 부모들에게 신명기 6:4-9

 

< 정창균 목사, 합신 교수, 남포교회 협동목사 >

 

 

“신앙 희생하고 얻는 것, 결국 인생에는 유익 없어”

 

제가 목회할 때 알고 지내던 의사 한 분이 있었습니다. 목이 자주 아프다보니 그 병원에 가끔 가곤 하였는데, 알고 보니 그 원장 선생님은 장로님의 아들이었습니다.

   

그 원장님은 자신은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는 말을 당당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목사라는 것을 알고는 진료비를 받지 않고 치료를 해주었습니다. 언제나 환자가 밀리는 병원이라 지쳐서 짜증이 나는지 제 앞의 환자에게는 짜증을 내다가도 제 차례가 되면 싹싹하게 대해주면서 여하튼 저에게는 잘해주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이유 제가 목사라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목사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건물 안 구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담배를 피우다가도 제가 보이면 얼른 감추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의사 선생님이 자기 아버지를 두고 마치 남의 말을 하듯, “우리 아버지는 이상한 사람이예요!” 하고 한 마디를 툭 던졌습니다. 다소 황당하여 어색한 표정을 짓고 쳐다보는 저에게 그 분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사연을 털어놓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제가 고3이 되었을 때는 대학교를 잘 들어가야 하니까, 일 년 동안은 교회에 나가지 말고 대신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 후에는 고3이 된 다른 아이들에게 고3 수험생이니까 더 열심히 교회에 나와서 신앙생활을 잘해야 한다고 하는 거예요!”

 

그 의사 선생님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그러나 장로 집안의 불신자 아들이 되었습니다. 저절로 간절하게 하나님께 매달리게 될 만큼 어려운 고3 시절에도 하나님을 찾지 않고 책상 앞에만 앉아서 지낸 사람이, 이제는 무엇이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천지가 눈앞에 펼쳐지는 대학시절에 교회를 찾을 리가 만무하지요.

 

그의 아버지인 장로님은 아들이 공부를 최우선으로 삼게 한 댓가로 서울대학교 출신 의사 아들을 얻었지만, 아들이 신앙을 희생하게 한 댓가로 불신자 아들을 얻은 것입니다. 심은대로 거둔 것입니다. 신앙을 팔아 서울대학교 입학을 사는 것보다, 차라리 서울대학교 입학을 팔아 신앙을 사게 한 것이 아들이 평생 살아갈 인생을 위해서는 훨씬 더 유익하다는 것을 그분은 알아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돌아다니며 그 아들을 자랑스러워할 것이지만, 정작 불신자 아들은 돌아다니며 장로 아버지를 가리켜 ‘이상한 사람’이라고 비웃고 있는 줄을 알기나 하는지…

 

신명기 6장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이 주신 자녀 교육의 대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말씀입니다. 지금도 유대인들에게는 이 말씀이 자녀 교육을 위한 가장 중요한 지침입니다. 그 내용은 자녀들에게 여호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말씀을 지키라고 가르치라는 것입니다.

 

“오늘 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고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누웠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를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문에 기록할지니라”(신 6:7-9).

 

그런데 이 말씀을 하시기 전에 먼저 마치 이 일을 하기 위한 전제 조건처럼 못을 박듯이 부모들에게 분명하게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라!”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자녀들에게 그 말씀을 그렇게 가르치라고 하신 것입니다. 부모인 너의 손목에, 미간에, 문설주에, 바깥문에… 하고 이어지는 말씀의 핵심도 결국은 자녀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모의 모범을 보이라는 의도일 것입니다.

 

결국 이 말씀이 강조하고자 하는 자녀의 신앙교육의 요체는 이렇게 요약될 것입니다. “부모들이 먼저 신앙인의 삶을 살고, 그것을 자녀들에게도 가르쳐서 부모처럼 살게 하라!” 부모가 먼저 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녀의 신앙교육은 잔소리 교육이 아니고, 시범 교육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인생 전체를 놓고 볼 때 이 땅의 많은 부모들은 자녀를 잘못 키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결국 수지맞는 자녀교육인지 계산을 잘 못하고 있습니다.

   

신앙을 희생하면서 얻고자 하는 모든 것은 결국 자녀들의 인생에 유익이 없습니다. 결국 헛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