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33) 위대한 결단_정창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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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33)

욥기 23:8-10 

위대한 결단

정창균 목사/ 합신 교수,남포교회 협동목사 

“절대적 믿음 앞에선 결코 흔들리지 않아”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을 믿지 않는 것은 아닌데, 하나님이 여전히 역사하신
다는 것을 의심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처한 현실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확인
할 수 없고 하나님이 일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경험할 수 없어서 깊은 좌절
의 늪에 휘말릴 때가 있습니다. 살다보면 그만큼 혹독하고 참담한 상황에 던
져질 때가 있는 것입니다. 

혹독한 상황에 처한 
어느 집사님

아주 오래 전 이었습니다. 한 여 집사님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사업이 부도
나고 가정은 파탄 나서 사정이 너무 참담하고 현실이 너무 혹독하여 심방을 
가서도 딱히 할 말이 없었던 분이었습니다. 
위로를 한다고 여러 말을 늘어놓는 것이 오히려 그분의 분노만 돋구고 약만 
오르게 할 것 같아서 말없이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그냥 “힘내세요”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나 자신도 응답의 확신이 서지 않는 기도 몇 마디를 늘어
놓고 돌아오곤 했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저를 찾아온 것이었습니
다. 그 분은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불쑥 입을 열었습니다. 
“목사님, 저는 다 망했고, 이제 더 이상 망할 것도 없습니다. 방법은 한 가
지 뿐입니다. 죽는 것입니다. 저는 죽고 싶은 맘도 있고, 죽을 수도 있습니
다. 그런데 재수 없게 예수까지 믿어 가지고 맘대로 죽을 수도 없어요!” 
저는 그의 말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것은 그 집사님이 믿음이 없다는 
증거가 아니라 그만큼 자신의 현실이 아프다는 신음소리로 들렸기 때문이었
습니다. 저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분을 보며 말했습니다. 
“집사님, 저는 목사지만 제가 집사님 같은 처지였으면 저도 그런 생각이 들
었을 거예요.” 
나도 당신의 아픔을 함께 아파한다는 저의 중심을 그렇게 그 집사님과 나누
고 싶었습니다. 왜 그런 불신앙적인 말을 하느냐는 둥, 믿음을 굳게 지켜야 
된다는 둥, 자살하는 것은 큰 죄라는 둥, 어떻게든 자살은 막아야 된다는 사
명감으로 호들갑을 떨며 그 집사님을 책망하는 것은 그 상황에서의 저
의 도
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집사님은 저에게 많이 고마워하며, “아
무 것도 일이 해결된 것은 없지만, 마음은 많이 편안해졌다”며 고개를 많
이 숙여 인사를 하고 돌아갔습니다. 
그 후 그분은 자살은 물론, 믿음을 버리고 교회를 떠나지도 않았습니다. 지
금은 그분이 누구였던지 기억도 가물가물 합니다. 그러나 한 성도가 그 혹독
한 현실 가운데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붙잡으며 자기의 삶을 살아내려고 안간
힘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한동안 깊은 감동과 많은 깨달음을 얻었던 목회 초
년병 시절의 그 경험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욥은 자기가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어느 날 닥쳐온 혹독한 고난 때문
에 참담한 현실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욥은 한 가지 소원을 품고 몸부
림을 합니다. 하나님을 찾는 것입니다. “아, 그분이 계신 곳을 알 수만 있
다면! 그 분이 계시는 곳까지 내가 나아갈 수만 있다면!”(3절). 
그러나 욥은 어디에서도 하나님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고, 하나님의 역사하
심을 경험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그가 처한 고난의 상황보다도 더 
참담한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그는 탄식합니다. 

“그런데 내가 앞으로 가도 그가 아니 계시고, 뒤로 가도 보이지 아니하며, 
그가 왼편에서 일하시나 내가 만날 수 없고, 그가 오른 편으로 돌이키시나 
뵈올 수 없구나!”(8-9절). 그러나 욥의 참으로 위대한 결단은 그 다음에 이
어집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
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10절). 
나는 하나님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어도 하나님은 여전히 존재하시며, 나는 
내가 가는 길이 오리무중일 때도 하나님은 나에 대하여 완벽한 계획을 가지
고 계시며, 하여튼 내 인생의 결과는 좋은 것이라는 사실은 확실히 안다는 
선언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내 현실에서의 증거와 경험으로 
확인할 수 없을 때에도,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대한 믿음 때문에 그렇게 
결론을 내려버리는 것입니다. 

하나님 되심에 대한 믿음 
돈독해

우리에게 자주자주 필요한 것도 내가 확인할 수 있는 증거나 경험이 아니라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대한 믿음과 그 믿음에 근거한 결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