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21) 타임 아웃(Time Out)_정창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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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으로 인도하는 묵상칼럼 (21)

마태복음 25:1-13

타임 아웃(Time Out)

정창균 목사_합신 교수, 남포교회 협동목사 

아주 오래 전이었습니다. 한 젊은 부인이 제 정신을 잃고 발악을 하듯 방바
닥을 치며 통곡을 하였습니다. “오늘 아침에 그렇게 보내지만 않았어도 이
렇게 원통하지는 않을 것을! 너무나 원통해! 너무나 원통해!” 그 여인이 그
렇게 통곡하는 데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원통하게 남편 보낸 아내

이 부인은 그 전날 남편과 심하게 다투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침
이 되어 남편이 출근하는데 화가 나서 출근하는 남편을 일부러 거들떠보지
도 않고 그냥 누워있었습니다. 아침마다 아내의 환송을 받으며 출근을 하던 
남편은 그 날은 말없이 혼자 챙겨서 출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남편이 출근하고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그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세상을 떠난 남편을 두고 바닥을 치며 
통곡하는 이 젊은 부인을 만나고 온 
우리 교인들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 듣
고 저도 마음이 횅하니 허탈하였습니다. 
살다보면 어떤 일들은 이미 시간이 지나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가 없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잘 해도 그 잘하는 것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하여도 그 열심히 아무런 유익이 없
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마치 타임아웃이 되어버린 축구장에서 아무리 골대
에 볼을 차 넣어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처럼, 주어진 시간이 지나버렸기 때
문에 쓸모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라”는 말씀은 단순히 은혜와 구원에로의 초대만이 아니라, 지금이 지나
면 영영 다시 기회가 없다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은혜와 구원을 베푸시는 하
나님의 자비에 대한 설명만이 아니라, 지금이라는 기회를 거부하고 나면 그
것으로 끝내버리고 말 하나님의 단호함에 대한 선포이기도 한 것입니다.
열 처녀 비유는 슬기로운 다섯 처녀와 어리석은 다섯 처녀의 이야기입니다. 
다섯 처녀를 슬기롭게 하고, 다른 다섯 처녀를 어리석게 한 결정적인 기준
은 무엇일까요? 본문은 
그들의 무엇을 가리켜 이들이 어리석은 사람들이었다
고 말하는 것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 비유는 기름을 준비한 다섯 처녀의 지혜로움과 기름을 준
비하지 않은 다른 다섯 처녀의 어리석음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사건을 
언뜻 보면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도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
럼 준비하는 인생을 살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즉 이 처녀들의 지혜와 어리
석음의 결정적인 요인은 “준비성” 있는 삶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비유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두 종류로 분류된 
이 다섯 처녀들은 사실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훨씬 더 많이 갖고 있습니
다. 열 처녀 모두가 혼인잔치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신랑을 기다리다가 오
는 시간이 늦어지자 모두가 다 잠을 잤습니다. 신랑의 도착을 알리는 소리
가 울려 퍼지자 모두가 다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모두 같이 등불을 켜고 길
을 떠났습니다. 
어느 정도 길을 가다가 다섯 처녀의 등에 기름이 떨어져서 불이 꺼져가기 시
작하였습니다. 혼비백산한 다섯 처녀는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기름을 준비하
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마침내 기름을 충분히 준
비하여 등불을 밝히며 왔
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슬기로운 다섯 처녀와 어리석은 다섯 처녀 사이
에 차이점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들도 기름을 준비했고, 이들도 비록 늦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충분한 
기름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의 인생의 결과는 하늘과 땅처럼 극단
적으로 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다섯 처녀는 혼인잔치에 들어갔고, 다른 
다섯 처녀는 들어가지 못한 것입니다. 
그들은 기름을 준비하지 않아서 못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끝내는 그들도 충
분한 기름을 준비하였습니다. 다만, 그렇게 애쓰고 고생해서 기름을 충분히 
준비한 것이 아무런 쓸모가 없을 때 그렇게 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타임아
웃이 되어버린 이후에 기름을 준비한 것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이 비유
는 준비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의 문제를 말하고 있는 것이 됩
니다. 

기회는 지나가 버리는 것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너무 늦어버려서 슬피 울며 이를 가는 것 외에는 달
리 할 일이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이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타
임아웃이 되어버리기 전에 지금 하는 것이 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