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혁의 vivavox (2) “개혁된 교회Reformed는 항상 개혁되어 간다Refor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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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혁의 vivavox (2)

“개혁된 교회Reformed는 항상 개혁되어 간다Reforming”

김병혁 목사/ 에드먼톤 개신개혁교회

루터와 달리 칼빈의 종교개혁의 성격은 개혁된(Reformed) 것으로 개혁해
(Reforming) 가는 성격이 강하다. 루터의 종교개혁을 따르는 사람들을 ‘루터
파’라고 부르는 반면 칼빈의 종교개혁을 존중하는 이들을 가리켜 ‘개혁
파’ 혹은 ‘개혁주의자’라고 부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 간다”는 명제는 칼빈주의 종교개혁의 우산 아래 행동하는 모
든 장로교회와 개혁교회가 추구해왔으며 또한 앞으로도 계승해 나가야 할 교
회 개혁의 숭고한 정신이다.

오늘날 교회 개혁, 제대로 돼 가는가?

이 명제에 담긴 문구를 재해석해 본다면 ‘늘 개혁되어가지 않는 교회는 결
코 개혁된 교회일 수 없다’는 역설적 교훈을 얻게 된다. 사실 ‘개혁’이라
는 낱말은 우리 시대를 특징짓는 가장 적확한 표현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정
치·사회·경제·문화·종교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 ‘개혁’이라는 화
두는 가장 인기 있는 단골 메뉴이다. 한국 교회도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피해
갈 수 없는 모양이다. 어느 교회나 교단 심지어 기독교 단체를 막론하고 ‘개
혁’을 부르짖지 않는 곳이 없다. ‘교회 개혁’라는 문구는 더 이상 이 시대
의 교회로서 비켜갈 수 없는 냉엄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 역사가운데 개혁이라는 낱말만큼 흔한만큼 남용이 많은 
표현 또한 찾기 힘들다. 저마다 종교개혁을 운운하며 교회 개혁을 부르짖고 
있지만 그들이 원하는 개혁이란 어딘가 종교 개혁자들이 부르짖던 개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①교의와 예식으로부터 탈피한 무형식적인 예배를 주창
하고, ②회중 중심의 민주적이고 보편적인 교회 행정과 운영을 강조하며, ③
교리와 신앙고백대신 생활과 적용중심의 성경 공부에 관심을 갖고, ④성경 강
해보다 인간 중심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설교를 즐기며, ⑤철저한 성경 
연구보다 시민들의 종교적 웰빙(well-being)을 위한 대안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주력하며, ⑥일반인들과의 부담 없는 만남과 교제의 장소로서 예배당을 개
방하는 일들을 
마치 진정한 교회 개혁의 전리품 정도로 여긴다. 
하지만 이들에 있어서 교회 개혁이란 21세기의 시대 정신이 요구하는 변화
(change)와 혁신(innovation)에 의한 교회의 변신(transformation)과 다르지 
않다. 신앙인뿐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라도 감동시킬만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내고 만들어 가는 과정을 ‘개혁되어 가는 교회의 참 모습’과 동일시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창안해 낸 세상적 방식에 의한 변화와 혁신으로서 교
회 개혁이 오히려 종교개혁의 개혁 정신에 역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종교
개혁이 낳은 좋은 열매조차 외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
각한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여전히 종교개혁의 후예이며 교회 
개혁의 선구자인양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정한 교회 개혁에 이르는 부정과 긍정의 길

교회는 세상의 어떤 공동체나 모임과 근원적으로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특별한 방식에 따라 앉고 일어선다. 이 말은 교회 
개혁의 원리와 적용을 세상의 방식과 관점에서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
다. 그렇다면 진정한 교회 개혁은 어떻게(과정), 무엇
으로(내용) 이루어지는
가? 
부정(nagative)의 방식을 통한 교회 개혁의 길이 있다. ‘교회는 항상 개혁되
어야 한다’는 표현 속에는 이 세상 가운데 서 있는 교회의 현실적 열악성이 
잘 나타나 있다. 세상의 모든 교회는 불완전하다. 성경과 교회 역사는 주님
의 이름으로 세워진 교회일지라도 세상의 죄악과 부패한 인간의 심성으로 인
해 언제라도 타락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진정한 교회 개혁을 원한다면 교회의 모든 악행과 잘못으로부터 과감하고 신
속한 단절이 이루어져야 한다. 오늘날 교회 안에 범람해가는 거짓 예배, 위장
된 교훈, 잘못된 확신 그리고 헛된 열심에 대한 뼈아픈 반성과 각성이 있어
야 한다. 혹시 그러한 것들이 사람들로부터 각광받는 요소가 된다 하더라도 
종교개혁의 바른 지침으로부터 검증받지 못한 경험과 신념이라면 철저하게 내
려놓아야 한다. 이 일은 교회 개혁의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다. 
과감하고 철저한 자기 부정이 있고 난 후에 우리는 교회 개혁의 긍정적
(positive) 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교회 개혁을 
이끌고 나가는 동력(動力)을 확인하는 일이다. 
교회를 항상 개혁해 나가기 위
해서는 이미 개혁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한다. 교회를 개혁하는 힘의 
원천은 이미 개혁된 것으로부터 유래한다. 개혁된 것이 원리라면 개혁되어 가
는 것은 적용이다. 
원리 없는 적용은 근거 없는 사설(邪說)에 불과하다. 예레미야 선지자의 고백
처럼 진실한 교회 개혁을 원한다면 먼저 ‘옛적 길, 선한 길’이 어디인지 알
아보고 그리고 행해야 한다(렘 6:16). 
그렇다면 교회 개혁을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할 그 길은 어디이겠는가? 우리의 
신앙의 선조인 칼빈주의자들과 개혁주의자들이 걸었던 길이다. 그 곳에서 이
미 개혁된 신학과 신앙의 원리를 순전하게 찾아서 회복하는 일이야말로 진정
한 종교 개혁을 완성해 가는 최선의 선택인 동시에 최상의 결정임을 잊지 말
자.
* vivavox(비바복스)는 ‘살아있는 목소리’란 뜻의 라틴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