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이 아름다운 이유_성주진 교수

0
7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 

성주진 교수/ 합신 구약신학

여러해 전 유다 남쪽에 위치한 네게브 사막을 보았을 때 황무한 그 땅에 이
상하게도 마음이 끌렸습니다. 그 후로도 그 사막이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
운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한참 후에 사막의 숨은 근원을 알고 나서야 비
로소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대사 한 마디가 사막의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단초를 제공했습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샘을 감
추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광고 카피로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신선미가 다
소 떨어지긴 했어도 여전히 함축적인 의미를 잃지 않고 있는 이 말은 온갖 
사막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를 대변합니다. 이러한 아름다움은 사막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 겨울에 사막 같은 세 사람, 그러나 그 안에 샘을 간직했기에 아름다
운 세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사막 같이 보이는 그들의 
삶이 그토록 아름다운 것은 
그 속에 보이지 않는 샘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
이었습니다. 이번 겨울은 이 아름다운 세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고, 
그 아름다움의 원천을 반추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새로워지는 느낌이었습니
다. 

첫 번째 만난 사람은 김우현 감독이 제작한 영화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
니」의 주인공 할아버지입니다. 맨발로 전철을 돌아다니며 승객들에게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을 던지기 때문에 정신이상자로 취급받기 일쑤인 이 80
대 할아버지는 한동안 시청자까지도 어리둥절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 기인
의 삶을 추적해 들어갈수록 뚜렷하게 드러나는 믿음의 순수함과 희생적인 나
눔의 삶은 시청자에게 놀라움을 자아내게 합니다. 도시의 사막을 걷는 뭉툭
한 맨발이 그토록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그 안에 사랑의 깊은 샘이 넘쳐흐르
기 때문이었습니다. 

두 번째 만난 사람은 일본의 나가노 목사입니다. 나가노 목사는, 폐병 때문
에 집에서 쫓겨나고 교회출석마저 거부당한 사생아 청년 가가와 도요히코가 
자살을 결행하기 직전, 그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해준 개척교회 목사
입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가가와 목사는 지
극한 사랑으로 빈민운동과 사회운
동에 헌신함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 반면, 나가노 목사는 가가와
를 만나기 전 5년 동안 한명의 성도조차 얻지 못한 ‘실패한’ 목사였습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가노 목사의 광야 같은 천막교회가 그토록 아름다
운 이유는 그의 마음속에 불타고 있던 주님의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마지막은 땅콩 박사로 유명한 조지 워싱턴 카버입니다. 카버 박사는 끊임없
는 연구와 헌신을 통하여 미국 남부의 피폐해진 농업경제를 살려냄으로써 많
은 사람들을 곤경에서 구한 흑인으로, 미국역사상 가장 특출한 인물로 평가
받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의 불굴의 정신, 고매한 인격과 뛰어난 창조성
의 이면에는 참으로 황량한 사막 같은 고달픈 삶의 여정이 있었습니다. 그
가 천대와 멸시를 당하면서도 온갖 불행을 딛고 온 미국인을 감동시킬 수 있
었던 아름다움의 원천은 결국 그가 그토록 사랑하던 하나님의 은혜였습니
다. 

세상이 사막 같이 느껴질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막 같은 세상이 아
직도 아름다울 수 있다면 그것은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
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그들 속에 신비로운 
샘, 곧 모든 아름다움의 원천인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리
스도인인 나로 인하여 이 세상은 좀더 아름다운 곳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안에 자리한 영원한 생명의 원천을 통하여 세상의 사막을 아름답게 만드
는 일은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소중한 사명입니다. 

그리스도인 속에 이러한 기이한 근원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벅찬 축복
인지요. 감춰진 샘물이 있기에 황무함이 아름다울 수 있듯이, 사막 같은 우
리의 마음과 삶이 은혜의 샘물 때문에 아름다울 수 있고, 사막 같은 이 세상
이 하나님의 사랑을 품은 그리스도인들로 인해 아름다울 수 있다니요. 세상
의 황무함을 탓하는 대신 하나님의 임재를 통하여 교회의 아름다움과 세상
의 소망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전 기사아름다운 감동_유화자 교수
다음 기사비 오는 날
기독교개혁신보
기독교개혁신보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의 기관지로서 바른신학, 바른교회, 바른생활이란 3대 개혁이념을 추구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본사는 한국 교회의 개혁을 주도하는 신문이 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