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 불변하시고 광대하시며영원하신 하나님(제2장 1항)_김병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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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 불변하시고 광대하시며영원하신 하나님(제2장 1항)

 

< 김병훈 목사, 화평교회, 합신 조직신학 교수 >

 

 

“하나님의 본질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 초월해”

 

신앙고백서가 제2장 1항에서 고백하는 하나님과 관련한 명제들 가운데 이번에 살필 것은 이러합니다: “하나님은 불변하시고, 광대하시며, 영원하십니다.”

 

이 명제가 고백하고 있는 내용은 하나님의 불변성과 광대성 그리고 영원성입니다.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하나님은 불변하십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으로서의 하나님이심, 곧 본질에 있어서 어떠한 변화를 겪지 않으시며, 또한 그가 세우신 뜻을 바꾸시는 변화를 행하시지도 않으십니다.

 

“천지는 없어지려니와 주는 영존하시겠고”(시 102:26a)의 말씀이나 “나 여호와는 변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야곱의 자손들아 너희가 소멸되지 아니하니라”(말 3:6)는 말씀, 그리고 “그는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시니라”(약 1:17)는 말씀 등은 하나님의 불변성에 대한 성경적 근거를 제시하여 줍니다.

 

어떤 이들은 창조로 인하여 하나님에게도 어떤 변화가 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만 이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입니다. 하나님께서 창조를 하신 이후에 나타나는 변화는 창조주 하나님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변화는 단지 창조주 하나님이 창조로 인하여 존재케 된 피조물에 대하여 갖게 된 새로운 관계의 나타남일 뿐이며 하나님의 본질에 있어 변화가 아닙니다.

 

성자 하나님께서 성육신하신 일도 하나님의 불변성에 대한 반론이 되지를 못합니다. 성육신하신 일은 성자 하나님이 사람으로 변화를 겪으신 것이 아니며, 말씀이신 성자께서 단지 인성만을 취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으로서의 성자 하나님은 그 신적 본질에 있어서 아무런 변화를 갖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불변성에 대한 반론들은 하나님의 의지와 관련하여 제기가 됩니다. 하지만 성경에 의하면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며” 또한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는” 법이 없으신 분이십니다(민 23:19).

 

하나님은 자신의 뜻과 그것의 실행의 의지를 밝히시며 이르시기를 “내가 시초부터 종말을 알리며 아직 이루지 아니한 일을 옛적부터 보이고 이르기를 나의 뜻이 설 것이니 내가 나의 모든 기뻐하는 것을 이루리라 하였노라”(사 46:10)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의 불변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흔하게 드는 사례는 히스기야가 죽을 것이라는 예언을 받고 하나님께 기도하여 생명을 15년 연장을 받았던 사건입니다(사 38:1-6). 하지만 이사야를 통해 히스기야에게 죽음이 예언되었을 때 그것은 하나님께서 작정한 뜻에 따라 일어날 일이 예언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개입하지 않는다면 히스기야가 제2 원인에 따라 죽게 될 것임을, 곧 예를 들어 질병에 걸려 죽게 될 것임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히스기야는 기도하였고 하나님께서는 기도를 들으시고 제 2원인에 간섭하시어 히스기야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다면 히스기야에게 어떠한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미리 알리시고, 히스기야가 이에 반응하여 기도할 때 그 기도를 들으시고, 마침내 히스기야의 생명을 연장해 주시는 일련의 모든 과정들을 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작정하신 뜻 가운데 두셨던 것입니다.

 

기도를 들으시고 그것에 대해 응답하시는 것도 기도를 행할 때 기도의 응답을 실행하시는 조건성도 또한 하나님의 작정을 실행하는 방식이지 하나님의 뜻이 바뀌시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히스기야의 사례는 하나님의 뜻의 불변성을 부정하는 사례가 아닙니다.

 

성경을 읽다보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복을 돌이키시거나(렘 18:10), 뜻을 돌이키사 화를 내리시지 않았거나(출 32:14), 또는 땅 위에 사람을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을 하셨다(창 6:6)는 말씀들이 나옵니다. 얼핏보면 이러한 표현들은 모두 하나님의 뜻이 변한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후회는 하나님에게 해당이 되는 특성이 아닙니다. 다만 표현이 사람의 양식에 따라 주어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인 우리들이 하나님을 이해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표현들은 하나님의 초월적이며 탁월하신 존엄과 완전성에 따라 해석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볼 때 이러한 표현들을 통해 나타내는 바는 사람의 죄를 미워하시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향하여 호의를 거두시고 형벌을 내리기로 하셨거나 혹은 그 반대의 경우를 보이는 것입니다.

 

불변하시는 하나님은 또한 광대하시며 또한 영원하십니다. 이러한 속성들은 하나님은 완전함이 무한하신 분이라는 사실과 연결이 됩니다. 공간적 측면과 관련하여 하나님의 완전하신 무한함은 광대함으로, 시간적 측면과 관련하여 영원함으로 계시가 됩니다.

 

광대하심에 대해서 성경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판이니 너희가 나를 위하여 무슨 집을 지으랴 내가 안식할 처소가 어디랴”(사 66:1).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하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성전이오리이까”(왕상 8:27).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지은 성전 안에 들어가 포함이 되는 분이 결코 아니시며, 온 우주를 완전히 채우시며 그것을 넘어서는 분이십니다.

 

뿐만 아니라 온 우주에 가득 차 계신 하나님은 또한 우주의 어느 곳에서도 완전한 하나님으로 계십니다.

 

즉 몸이나 공기가 어떤 공간에 펼쳐져 있는 것처럼 우주를 가득 채우고 계신 것이 아니라, 우주의 가장 작은 공간에서라도 하나님은 하나님으로서 완전하게 계십니다. 따라서 광대하신 하나님은 그의 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시며 알지 못하시거나 듣지 못하시는 일이 없으십니다.(시 139편 참조)

 

하나님이 어디에나 계신다면 마귀와 귀신들, 또는 악인들에게도 함께 하시며, 또한 지옥에도 계시는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마귀와도 함께 계실 수 있으며, 지옥에도 계실 수 있겠습니까?

 

우선 하나님께서는 창조주이시며 또한 만물의 보존자로서 마귀들과도 함께 하십니다. 그렇지만 마귀와 악인들에게는, 그리고 지옥에서는 오직 죄를 형벌하시는 심판주로서만 함께 하실 뿐이며, 결코 악을 인정하는 의미에서 이들에게도 함께 하시고 계시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하나님의 자녀들에게는 오직 은혜의 하나님으로 함께 하시고 계십니다. 악인에게는 오직 공의와 형벌로, 의인에게는 은혜와 복으로 함께 하십니다.

 

하나님은 또한 영원하십니다. “천지는 없어지려니와 주는 영존하시겠고 그것들은 다 옷 같이 낡으리니 의복 같이 바꾸시면 바뀌려니와 주는 한결 같으시고 주의 연대는 무궁하리이다”(시 102:26-27).

 

하나님의 영원성은 시간의 단순한 무한한 연장으로 이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즉 시간은 부분이며 영원은 전체인 것과 같은 관계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영원하시다는 것은 하나님에게는 시작이 없으시며, 또한 끝도 없으시고, 뿐만 아니라 어떠한 연속성이 없으심을 뜻합니다.

 

모든 피조물에게는 전과 후가 있으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있는 것과 같이 연속적인 변화가 이어져 나타납니다. 시간이란 이러한 변화와 함께 나타납니다. 하지만 완전하신 하나님에게는 어떠한 변화도 없으며 시간의 제한도 없으십니다.

 

그러면 왜 하나님은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고 장차 오실 이”(계 1:4)라고 성경은 말씀하는 것일까요?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어제, 오늘, 미래의 연속적인 변화를 좇아서 살아계심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사람의 예에 따라서 과거, 오늘,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 안에서 계속 존재하시는 것으로 표현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마치 하나님께서 과거에 계실 때는 현재나 미래에는 계시지 않았고, 현재에 계실 때는 과거나 미래에 계시지 않으며, 미래에 계실 때에는 과거나 현재에는 더 이상 계시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여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영원성은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시간을 다 담고 있기 때문에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시간은 하나님에게 있어서 항상 ‘지금’으로 있을 뿐입니다.

  

영원하신 하나님은 시간을 초월하여 계신 분이십니다. 피조물의 존재를 규정하는 시간이란 결코 ‘항상’ ‘있었거나 있을’ 것이 아닙니다. 있었던 적이 있었을 뿐이며, 또한 있을 때가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세상이 사라짐과 더불어 시간도 사라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영원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