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창조함을 받은 본 지위에 있을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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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리문답 제12문(1)
강세형 목사(광양은송교회)

문 : 사람이 창조함을 받은 본 지위에 있을 때에 하나님께서 저를 향하여 섭
리를 하시는 중에 무슨 특별한 작정을 하셨습니까?
답 :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후에 완전히 순복하는 것을 조건으로 삼아 
생명의 언약을 맺으시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는 것을 사망의 
벌로써 금하셨습니다(창2:16-17, 호6:7, 갈3:12, 약2:10).

*하나님의 하시는 일은 창조로써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창조하신 것에 대해
서 섭리를 하심으로써 비로소 완성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선 알아야 하겠
다. 이는 이성적 존재, 자기의사 결정적 존재의 완성을 위하여 섭리가 필요하
기 때문이다. 자기의사 결정적 존재는 타의에 의해서가 아닌 자기 의사로써 
하나님께 대한 태도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의사를 결정하기 전에 이미 
창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그래서 그러한 피조물의 경
우 창조와 섭리로 나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 8문답에서 하나님께서 그 작

정을 이루시는 것은 창조와 섭리하시는 일로 하신다고 하였는데 바로 이 경
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

*자기의사 결정적 피조물 중에서도 성경이 중점적으로 취급하는 피조물은 사
람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래서 이러한 사람으로 하여금 당신께 대한 자기의 태
도를 결정하도록 하셔야 했는데 그것이 바로 제 12문답이 다루게 되는 내용이
다. 

*하나님께서 그 창조하신 것에 대해서 원래 가지셨던 목적대로 그것에게 행하
시는 일이 다름 아닌 바로 섭리이니까 본 문답에서, 당신께 대한 태도를 결정
하도록 하시는 행위를 일컬어, 섭리하시는 중에 하신 행위라고 일컫게 된 것
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천사들에 대해서는 자기 의사를 결정하도록 하신 것
이 그것들에 대한 섭리의 완성이 되겠지만 사람에 대해서는 섭리의 시작이 
된 것이다. 왜냐하면 구속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인류를 구
속하기로 작정하지 아니하셨다면 오직 한 사람만 짓지 아니하시고 천사처럼 
여러 사람을 지으셨을 것이다. 그래야 시험을 통과하고 바른 결정을 내릴 여
러 사람을 얻으실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기를 기뻐하지 아니하시고 
인류를 한 혈통으로 지으사 구속의 은혜를 베풀기를 기뻐하셨기 때문에 처음
에 오직 한 사람을 지으신 것이고 그래서 이는 섭리의 끝이 아니라 구속섭리
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을 그저 섭리라고 하지 않고 섭리하시는 중에 
하신 일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이 섭리 중에서는 작정에 속한 일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일이 그 사람이 이렇게 하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면 저렇게 하기로 작정하신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유의 작정을 
언약이라고 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저를 향하여 섭리하시는 중에 무슨 행동을 하셨느냐 하
면, 특별한 작정을 하신 것이요 그 작정은 다름 아닌 언약인 것이다. 무슨 언
약을 맺으셨는가?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후에 완전히 순복하는 것을 조
건으로 삼아 생명의 언약을 맺으시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는 
것을 사망의 벌로써 금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 지으신 사람이 이렇게 
하든지 저렇게 하든지 상관없다는 식으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명하신 것
이 아니요, 적극적으로 생명의 언약을 맺으시고 금하
실 것을 적극적으로 금하
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그 사람이 자기 의사로써 결정할 문제였
다. 다만 그 결정에 따른 결과는 확실한 것이었다. 그래야 하나님의 거룩하심
이 보존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언약은 행위언약인 것이다. 

*행위언약이란, 하나님께서, 자기 결정적 존재와 맺으시는 언약인데, 자기 결
정적 존재란 언약의 당사자이신 하나님께 대한 자기의 태도를 자기가 결정하
고 따라서 그 결과도 자기가 책임지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 완전히 순복함이란 무엇이며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둘이 서로 별개인가? 아니다. 이는 한 가지
다. 하나님께 완전히 순복함과 인간이 선을 추구함이 서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하나님은 선하시고, 사람은, 그러하신 하나님의 형상
을 따라 지으심을 받았기 때문에, 그러한 사람이 그 본성을 따라 선을 추구함
은 하나님께 완전히 순복함과 하등의 갈등을 초래할 일이 없는 것이다. 왜냐
하면 하나님은 그 본질상 선하시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선악에 
대해서 하나님의 지도와 인도하심을 받으
면 되는 것이고, 또한 그래야만 되
는 것이지, 스스로 선악을 결정하면 안 된다. 즉 자의적(恣意的)으로 선악을 
알고,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면 안 된다는 말이다. 만일 그렇게 하면 선(善)
을 행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악을 행하게 되는 것이다. 선하신 이는 하나님 
한 분뿐이시기 때문이다(막10:18). 그러므로 선을 추구하려면 선하신 하나님
께 맞추어나가야지 자의적 결정은 선을 추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그 자의성 자체가 선하지 못한 것이다. 인류의 선이란 선하신 하나님의 반영
에 불과하므로 스스로는 선할 수 없는 것이고 하나님을 따를 때만 선할 수 있
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