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이 주는 큰 기쁨_김영자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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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포에서 온 편지

작은 것들이 주는 큰 기쁨 

김영자 사모_채석포교회

“감사할 일이 많아질수록 위대한 삶을 사는 것”

잿빛 하늘에서는 금방이라도 폭우가 쏟아질 것만 같고, 창 너머 보이는 바다
의 놀이 높은 것을 보니 바람이 이는 것을 알 수 있어 변덕스런 여름 장마철
을 실감할 수가 있습니다. 

전형적 바닷가 여름 날씨 시작돼

방학의 시작과 더불어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찾아오기도 합니다. 
우리들의 일상에 평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정말 귀하고 
소중한 것이 되고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2년 전 교회에 수돗물이 들어 올 때도 그랬고 올해는 에어컨 2대를 설치한 
것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뿌듯함이 촌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소나무 숲으로 둘
러싸인 교회인지라 우리 성도들은 선풍기 바람으로도 행복해 하지만 여름에 
오는 수련회 팀들 중에 에어컨이 없다는 이유로 예약 취소하는 것을 몇 번 
겪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환
경을 이해하면서도 못내 서운함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었는데 이제 우리 교회도 에어컨이 있다고 자랑하게 되었습니
다. 
우리들의 일상의 평범한 것을 귀하게 여기며 크고 작은 변화와 소란들마저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회지에서 느끼는 문화의 혜
택들은 누릴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자연 환경과 우리의 일상들이 사람
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7월이 시작되는 날에 총회농목회 모임이 원시의 숨결이 가득한 자연 생태계
의 보고가 있는 우포늪 근방의 창녕 성지골 주민교회에서 모였습니다. 바다
가 있는 이곳과는 달리 전형적인 농촌이었습니다. 아름답게 교회를 짓고 입
당예배를 드리는 날이었습니다. 각 곳에서 모인 목사님들과 교제를 나누고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나누며 형제애 같은 것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튿날 민들레 공동체를 방문하여 그곳에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들을 보
며 도전을 받기도 했습니다. 도전이란 원래 새로운 것에 대한 떨림과 동시
에 짜릿함도 있고 외롭지만 뿌듯함이 있습니다. 내 자신이 지치고 힘들 때 
동역하는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의 대화와 모습 속에서 동병
상린을 느끼고 나
만 겪고 있는 고통이 아님을 알 수도 있었습니다. 
자기 생활에 온전한 만족이 없듯이 나 역시 가끔씩 나 자신을 발견하기 위
한 침묵과 고독 속에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아픔들이 나를 짓누를 때가 있
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어려움 속에서 나의 믿음을 성장케 하시는 하나님
의 사랑을 체험도 하지만 가끔씩 편안하고 한가함이 나를 병들게 할 때도 있
습니다. 
더욱 견딜 수 없는 것은 많지 않은 성도들과 하나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나 
혼자 낙오된 유목민처럼 아주 외로운 사람이 되어 있음을 문득 느낄 때 고독
을 느낍니다. 사람이 당나귀의 고삐를 쥐었다고 해서 당나귀의 마음까지 좌
지우지 할 수 없음을 깨달을 수가 있습니다. 지식인들의 오만과 지적 허영심
으로 상처받기도 했지만 문화적 이질감 속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성도
들과의 이질적인 문화는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교도소에서도 교도원들에게 자존감을 회복해서 스스로를 존중하게 하여 자신
과 타인의 삶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 속에 강연
과 연주회 등으로 정신적인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n“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 속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주인공이 도서관에
서 우연히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음반을 발견하고 방문을 
잠근 채 “편지의 이중창”을 틀었던 장면이 있습니다. 교도소 안에 선율이 
흘러 퍼질 때 죄수들은 그 선율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하던 일을 멈추고 
그 순간 같은 마음이 되어 자유를 느끼고 있음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나 또
한 여러 모습 속에서 성도들과 하나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노회 여전도회 모임이 있었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2부에 성가 경연
대회가 있었습니다. 금어기가 되어 일손을 잠시 멈춘 교회 여성 성가대를 소
집하여 연습을 했습니다. 여러 교회 여전도 회원들의 찬양은 너무나 은혜롭
고 기쁨들이 충만 했습니다. 서로 즐거워하며 격려의 박수도 쳤습니다. 
순서에 따라 우리 교회의 여전도회의 찬양이 있었습니다. 준비한 “어지신 
목자” 찬양과 목사님의 서투른 색소폰 연주도 곁들였습니다. 해풍에 그을
린 성가대의 세련된 목소리에 모두들 높은 점수를 주어 1등을 먹었습니다. 
너무나 기뻤습니다. 
채석포 바다 이외의 외출을 꺼리고 오직 삶의 터전에서 생
활하는 그들이 여
전도회 모임을 통해 기뻐하는 모습이 감동이었습니다. 문화적인 공감대를 느
낄 수 없었으나 찬양을 통해 하나 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문화 사각지대에서 자신들의 삶을 통해 배운 자들에 대한 적대감과 타인들과
의 접촉을 꺼리던 성도들에게 본인들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귀하게 쓰임 
받고 있음을 알게 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준비하고 있으면 행운의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게 했습니다. 

어디에서든 쓰임받는 기회 얻을 수 있어

우리의 일상은 감사할수록 삶이 위대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가대와 
함께 즐겁게 찬양을 부르기 위해 새로운 도전으로 기타를 배우면서 작은 꿈
을 향해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