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 초파일’에 갖는 단상_황대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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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초파일’에 갖는 단상

황대연 목사_한가족교회 

“아직도 ‘생명’ 모르는 이들에게 복음 전해야”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오래된 한옥에 사대가 같이 사는 대가족이었습니다. 집
안 대청마루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진공관 전축이 있었습니다. 불교를 믿는 
할머니께 효도한다고 ‘사월 초파일’에 아직 장가 안 간 막내 삼촌이 사다
드린 검은색 레코드판의 이름은 ‘회심곡’(回心曲)이었습니다. 

회심곡 통해 불교의 ‘허무함’ 느껴

레코드판이 빙글빙글 돌아갈 때마다 염불인지 노래인지 약간은 우울하고, 슬
프고, 어떤 한(恨)이 담겨있어 한숨 소리가 날 것 같은 여성의 목소리가 느
릿느릿 운율을 띠며 흘러나왔습니다. 가끔은 징 같은 것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구 남매 중 가장 아끼는 막내아들이 사다준 선물이어서인가, 아니면 그 회심
곡의 내용이 할머니의 삶이어서인가 할머니는 이 회심곡을 무척 좋아하셨습
니다. 
할머니의 회심곡은 막내삼촌의 결
혼과 함께 진공관 전축이 치워지고, 그 자
리에 시집온 막내삼촌의 아내가 가져온 피아노가 놓여지면서 끝났습니다. 
갖 시집온 새 색시가 시어머니 앞에서 피아노를 두드릴 수 없었든지 피아노
는 자리만 차지하고 먼지만 뒤집어 쓴 채 세월을 보냈고, 할머니는 회심곡
을 잃어 버렸습니다. 
어린 시절 당시 초등학생이었는데도 회심곡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갖게 된 
불교에 대한 이미지는 밝고 창조적이며 생동감이 있는 삶보다는 ‘허무함’
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그 이후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정확하게 확인이 
되었는데, 이미 불교의 허무함을 알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누가복음 7장 11-17절에는 ‘나인’이라는 성에 살고 있는 한 과부의 이야기
가 나옵니다. 그 과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청년이 된 그 아들이 그
만 죽고 말았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죽어 상여를 따라가는 과부의 심
정이 얼마나 처절했겠습니까? 울면서 상여를 따라가는 과부를 예수님이 만나
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상여를 멈추게 하고 죽은 그 청년을 향해 명령
하셨습니다. 
“청년아, 일어나라!” 이 명령을 받자 생명이 없는 죽
은 청년이 관에서 벌
떡 일어나 그 어머니에게 갑니다. 
비슷한 내용이 불경에도 나옵니다. 옛날, 인도의 구시라 성의 시다림이란 한
가한 숲속을 석가모니가 제자들과 함께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숲에
서 한 젊은 과부가 애통하며 울고 있었습니다. 외아들이 죽어서 너무 처절하
게 울고 있었습니다. “부처님, 내 외아들을 살려 주십시오”라고 애원했더
니, “일어나서 마을에 가서 한 번도 사람이 죽은 일이 없는 집의 쌀을 한 
줌씩 얻어다가 죽을 끓여 먹이면 너의 아들이 살아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
다. 
젊은 과부는 기쁜 마음으로 마을로 내려가 저녁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가
지 다녔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부처님, 하루 종일 다녀도 사람이 죽은 일이 없는 집이 없습니다. 한 톨
의 쌀도 못 얻고 빈손으로 왔습니다.” 
“인생은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 사람이 나면 반드시 죽는 법, 인연 따라 
일어나서 인연 따라 없어지는 것. 너무 슬퍼할 것이 없느니라.” 
석가모니는 이 한마디의 말을 주려고 젊은 과부를 하루 종일 걷게 만들어 놓
고 허탈 상태에서 기진맥진했을 때 가장 인간적인 지혜의 말로 위로
를 한 것
입니다. 
여기서 불교와 기독교의 생사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과부와 외아들의 죽음이었는데 불교에서는 죽음을 숙명으로 받아들였고, 기
독교에서는 생명의 기쁨을 주었습니다. 바로 여기에 부활이고 생명인 참 진
리가 있습니다. 
석가모니는 인생의 근본적인 생사 문제를 제기하였을 뿐 그 해답은 주지 못
했는데, 예수님은 문제뿐만 아니라 해답을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생명의 주
인이시고, 생명을 가지고 계시고, 생명 자체이시기 때문입니다! 

참 생명 주신 분은 오직 ‘예수’

‘사월 초파일’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연등을 달고 정성을 바치고 있지만 우
리 크리스천들에게 이 날은 어떤 사람이 구원을 받아야 할 사람인지, 아직 
불신(不信) 가운데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날입니다. 전도 리스트
를 작성하는 날이 됩니다. 다시금 잃어버린 영혼들을 향한 구령의 열정을 가
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