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_이영란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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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슬로 쓴 편지>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이영란 사모_좋은소식교회

“성도들까지 지역 전도에 동참하고 있어”

무지개 색의 교회 간판이 붙었다. 교회 이름대로 좋은 소식이 이 지역에 어
떻게 전해질 지 두려움 반 기대 반이었다. 교회 소개 전단지나 전도지 제작
이 필요하다. 그러나 주님께서 먼저 걸어 다녀보라는 마음을 주셨다. ‘왜 
이 지역에 들어오게 하셨나요, 가난하고 목마른 영혼이 많이 있나요?’ 주님
께 물으며 가난한 마음으로 나갔다. 

교회 주변 지역부터 돌기 시작해

나간 첫날, 할머니를 부축하며 가던 아줌마에게서 천사라는 말을 들었다. 내
가 부축하겠다고 먼저 가시라고 한 것뿐이데… 중풍이신 할머니는 아들이 
사업이 망해서 이곳으로 왔다고 하며 통곡을 하셨다. 지하에 사셨다. 
이 지역은 겉에서 보면 반듯한 빌라촌 같은데 들어와 보니 옛 단독주택들이 
많았고 지하에는 3-4세대가 세사는 것이 보통이었다. 걷
기로 했던 첫날에 주
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계속 걷기로 했고 많은 만남들이 이어
졌다. 
집을 나간 며느리의 빈자리를 20여 년 간 채우신 할머니를 만났다. 지하에 
사는데 박스를 주워서 무직인 아들과 두 손자 입에 풀칠하신다고 했다. 너
무 놀랐다. 매주 한번씩 찾아뵈었다. 
게임 중독에 빠진 손자도 만나보았다. 그분 집에 드나들다가 자연스럽게 지
하에 사시는 다른 독거 노인도 알게 되었다. 남편과 같이 찾아보기도 했다. 
딸 같다고 하셨다.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다. 
차츰 상가 지역에 다니며 인사도 나누고 주민들과 조금씩 친하게 되었다. 부
부가 하는 식당에 늘 오고 가다가 몇 달 후쯤 그 딸이 교회에 오게 되었다. 
첫 주일학교 학생이 생긴 것이다. 그 식당이 교회 앞으로 이사를 오게 되어 
더욱 가깝게 지냈다. 
3개월 후 고1된 그 집 아들을 우리 교회 청년이 영어를 지도해 주면서 예수
님을 믿고 교회를 나오게 되었다. 7개월 후에 학습교인이 되었다. 주방장인 
남편은 손가락에 통증주사를 맞아가며 일을 할 정도였다. 작은 식당을 힘겹
게 운영하며 자녀 교육과 미래에 대한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다. 서
민들이 
겪는 현실의 버거움이 피부에 와 닿았다. 
한 때 ‘하나님의 교회’에 오랫동안 소속되었다가 이곳에 이사와 개업한 분
들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까지 남편과 같이 차도 마시며 가까워지고 있고 만
날 때마다 말씀으로 참 신앙을 권면하고 있다. 당장 교회에 전도하려는 마음
으로 대하면 역반응이 난다. 
사람들이 이미 기독교와 강압적인 전도에 대해 많이 마음을 닫고 있었다. 
그 때 그 때마다 적절하게 음료수나 꽃과 책도 전해드리면서 이제는 인생 상
담을 하는 분도 생겼다. 이웃으로 친구처럼 가까워졌다. 목사님이 다니니 처
음에는 거부하거나 어려워하다가 점점 좋아했다. 이렇게 사람을 만나니 참 
기뻤다. 
전도가 가장 미련해 보이지만 나가보면 대단한 것이구나 하는 것을 매번 느
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아이들을 만나게 하신 것이다. 편부 혹은 편모 
가정의 아이들이어서 더욱 감사했다. 잠실 하늘 아래 이렇게 크는 아이들도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 
할머니가 키우는 세 아이와 식당에서 새벽까지 일하는 엄마가 키우는 두 아
이, 택시 기사인 아빠의 아이… 모두 지하셋방에 산다. 공부방은커녕 집에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난장판이었다. 자연스럽게 교회가 놀이터요 방
과 후 찾아올 집이 되었다. 간식도 먹고 저녁밥도 먹게 되었다. 공부나 창
작 활동도 하고 피아노도 친다.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계획도 없이 진행되었
다. 
10달이 지나면서 두 아이의 엄마는 문자로 감사의 글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우리도 너무 감격스러웠다. 그 엄마가 모르나 보다 했다. 큰 아이 졸업식에 
갔다. 그 엄마가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끌어안고 사진을 찍었다. 너무나 힘
들었던 한 해를 잊어버리게 되었다고 자신도 힘든 사람을 위로하며 살겠다
는 문자를 후에 보내왔다. 교인 숫자와 재정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자주 
얽매이는 내가 부끄러웠다. 감사의 눈물이 흐른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도 있다. 늘 술을 의지하며 사는 분 때문이다. 길에서 만
나 알게 되었는데 술을 먹은 채로 수시로 교회당에 드나들었었다. 10달 정
도 지나서 술도 끊고 남편과 주일예배에 몇 번인가 참석하여 우리 모두 너
무 기뻐했었다. 그런데 다시 술을 먹기 시작했고 발을 끊고 있다. 매번 문
을 두드리지만 만나기 어렵다. 그래도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한다. 빠른 회
복이 
되지 않아 성도들이 눈물로 기도하고 있다. 너무나 그 인생이 안타깝
다. 반드시 구원해 주실 줄로 믿는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이렇게 만나진 영혼들을 보면서 교회가 이 지역에 세
워지게 된 뜻을 교회 성도들이 확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성도들이 아이들
을 위해 큰 관심을 가지고 헌신하며 지역 전도의 열망을 가지고 서서히 동참
하고 있다. 모두 멀리 살지만 마음이 간절하다. 올해부터는 요리 강사이신 
집사님을 세워 교회에서 한 달에 일회정도 무료요리강습을 하자고 성도들이 
제안하기도 했다. 
이렇게 걸음걸음 인도하셔서 가보니 낮은 곳이었다. 다니면서 내가 전할 말
보다 이 지역이 나에게 하는 말을 경청하게 되었다. 아니 그런 자세와 시간
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 급하고 빠르고 공격적인 모습이 아
닌, 화려한 프로그램과 경력으로 빛나는 전단지 이전에 세상을 향한 주님의 
연민으로 가득 차야 한다. 지금도 예수님은 사마리아 땅과 같은 이 세상에 
걸어 다니시면서 목마른 영혼을 만나고 계신다. 

주님은 지금 목마른 영혼 만나주셔

남편은 설교 중에 ‘전도지 중의 전도지는 우리들’이라고 했다. 
바로 ‘우
리가 그리스도의 편지’라고 했다. 세상을 적시는 진정한 이슬비 전도지들이
다. 오늘 아침 로마서를 읽다가 이 말씀 앞에서 멈추었다.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 바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
여’(롬10:1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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