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감사패_이영란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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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슬로 쓴 편지>

눈물의 감사패

이영란 사모_좋은소식교회

“거침없는 그의 솜씨는 천사의 솜씨였다”

개척 장소를 위해 기도하며 다니고 있을 때였다. 20여 년 전 제주 대학생 선
교단체에서 몇 년간 사역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양육했던 남편의 제자에게 
전화가 왔다. 뜬금 없이 교회 실내 장식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실내장식 해주마 나선 제자

의심쩍어 하는 우리에게 학생시절의 철없던 자신의 삶을 의식했는지 옛날과
는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여러 면에서 자신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
었던 것 같다. 중학교 미술교사인 그는 몇몇 어려운 개척교회당을 꾸며주었
다고 했다. 우리는 맡길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그가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라는 것을 후에야 알게 되었다. 
교회장소를 계약하고 나서 재정에 큰 차질이 생겼다. 하나님이 어떻게 놀라
운 일을 행하실 지 막연하기만 했다. 새 건물이기에 인테리어는 반드시 해
야 했다. 인테리어 업체를 경영하는 친구가 애
정어린 제안을 했다. 수천 만 
원이 들텐데 삼면이 유리벽이니 목수를 불러서 하면 적은 경비로도 충분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목수? 이제까지 따라다니며 하겠다는 미술선생이 있지를 않은가. 그의 아버
지가 목수이다. 그가 해놓은 개척교회당에 가보았다. 썩 마음에 들지 않았
다. 그러나 그 개척교회 목사님의 감사하는 모습이 눈에서 떠나지를 않았
다. 그는 500만원 정도에 할 수 있다고 했다. 
빚을 얻더라도 인테리어는 제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했지만 하나님의 섭
리가 있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교회건물을 계약하면서 이미 깨달았지만 하나
님께서 재정도 인테리어에 대한 계획도 다 내려놓게 하신다는 것을 느꼈다. 
만물을 창조하시며 하셨던 ‘하나님의 좋음’을 고백하게 해달라는 평안의 
기도가 나왔다. 반신반의했던 우리 속내를 잘 알텐데도 그는 항상 웃으면서 
자신감이 넘치고 대면대면하게 덤벼든다. 
참 속도 없고 겁도 없다 싶었다. 삼면이 유리인 새 건물인데… 때마침 학교
가 방학을 해서 잘되었다고 하며 도면없는 설계를 하고 한달 간을 교회에 출
근하며 혼자서 재료를 사다대고 톱질 대패질에 전념했다. 
아. 
정말 뭐가 어떻게 될까. 우리는 그저 와서 같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추운 겨울에 단 한번도 찡그리거나 힘든 모습이 없었다. 그렇다고 특별
한 디자인이나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걱정이라는 것이 없다. 그야말로 어
설픈 목수 실력을 가지고 대강대강 자르고 적당히 칸막이를 뚝딱 뚝딱 만드
는 것만 같았다. 
“강단을 어떻게 할까요? 색을 정해 보세요.” 나의 전공을 의식하는지 자
꾸 묻는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다 맡겨버려서인지 사실 아무 생각이 없었
다. 집사님 한 분이 입체로 했으면 좋겠다고 지나가는 말을 했는데 그것이 
채택되었다. 
어느 날 자리를 비운 사이에 주방이 30센티미터 높게 만들어져 있었다. 도저
히 안되겠다고 하니 조금도 짜증내지 않고 다 무너뜨리고 다시 시작했다. 집
사님 한 분이 교회에서 자면서 기도할테니 주방을 코일이 깔린 방으로 만들
어 달라고 했다. 결국 지금 우리에게 가장 사랑받는 원적외선 필름이 깔린 
사랑방 주방이 되었다. 
그 먼지 가운데서 재료들을 성도들과 함께 다 치워주고 주일, 수요예배를 드
리게 해주었다. 그리고 또 다시 벌려서 일하곤 했다. 점차 형태가 갖추어지
면서 
혼돈과 공허의 우주공간을 창조하시며 ‘좋다’ 하시던 그분의 좋음이 
고백되어지기 시작했다. 
음향시설을 걱정하는 우리에게 그 경비가 처음 말한 액수에 포함되었다고 했
다. 저렴하면서도 최고의 음향효과를 내도록 설치했다. 갈수록 신뢰가 더 커
졌다. 사람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점점 행복해졌다.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행복해 하는 우리를 보며 제자
는 더 흡족해 했다. 교회당의 내부 모습이 점차로 얼굴을 드러내는데 얼마
나 조화롭고 아름다운지…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의 표정이랄까. 기대고 안기고 싶은 평화로운 미소의 
얼굴이었다. 거의 완성되었을 때 들어오신 집사님 한 분이 “좋다! 좋다!” 
하며 춤추듯 교회당을 돌아다녔다. 그 좋다하는 소리가 바로 마치 하나님께
서 하시는 말씀 같았다. 성도들뿐 아니라 그 후에 새로 오는 분들도 좋아하
고 특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지금까지 이곳은 가난한 영혼이 아버지를 
만나는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하나님의 좋음이었다. 하나님의 기쁨을 알 것 같았다. 교회당 인테리어의 모
든 것을 맡기면서 하나님의 좋음을 고백하게 해달
라는 기도가 응답되었다. 
우리들이 좋아하니 제자가 좋아하고 그가 좋아하니 우리들도 좋아하는 그 좋
음이 교회당에 채워지는 것 같았다. ‘내가 내 교회를 세운다’ 고 하셨는
데 교회 장소도, 재정도 인테리어까지 우리 생각을 다 내려놓게 하시고 주님
의 좋으심을 마음껏 고백하게 하셨다. 

기대 이상의 솜씨 발휘해

두 달 후에 많은 분들을 초청하여 설립감사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특별한 순
서를 마련했다. 그 제자에 대한 감사의 시간이었다. 감사패의 글을 읽으며 
울컥하는 남편의 눈물은 사람좋은 제자에 대한 감사만은 아니었다. 천사를 
보내신 너무나 좋으신 하나님께 드리는 우리 모두의 고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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