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의 회상_변세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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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열며…

한 해 동안의 회상

변세권 목사_강원노회장, 온유한교회

“계획은 연필로, 지우개는 하나님 손에”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떠나온 시간과 공간을 애써 잊으려는 듯 새하얀 
눈이 소리 없이 대지를 덮는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니 주의 은혜가 아
닌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각자의 사역에 많은 일들
을 겪으며 살아왔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 보내

수많은 일들 중에 기억나는 일도 있지만 기억할 수도 없이 사라진 일들도 많
고 되돌아보기에 소중한 날들도 있었지만 생각하기조차 싫은 날도 있었을 것
이다. 그러나 한 해의 마지막 주간을 보내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적극적인 의미에서 보면 하나님께서 지난 365일을 친히 계획하시고 
우리의 하루 하루를 소중히 만들어 주셨다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
게 가장 적합한 때, 가장 적당한 일들을 주셨다. 
그리고 그 하루는 우리에게 주신 값
진 사랑의 선물이었다. 우리가 무심히 지
나쳐버린 일들 속에 우리의 인생을 만드시고 영광스럽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
리와 계획이 담겨 있었다. 말씀사역과 돌보는 사역 위에 훈련과 교육에 함
께 하셨다.
또한 지나온 시절을 생각해보니 소극적인 의미에서 주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
은 순간이 없었다. 본의 아니게 연약하고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인 점들도 많
이 있었다. 그러나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면 하나님의 지우개로 지워주실 
것이다. 
분명한 자기 인생의 그림을 갖고 있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설사 하나님이 우리의 삶 속에서 지우개로 우리가 그린 그
림의 실수를 지우시는 과정이 아무리 고통스럽다 할지라도 그분의 지우개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어떤 환경도 어떤 조건도 어떤 역사도 어떻게 만나는 사
람도 그에게 협력하여 선을 이루지 않는 것이 없다. 올해도 어떤 소원들이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길로 때로는 이끌어 가셨다. 고통
의 길로 끌고 가셨다. 
그러나 여태껏 살아온 과거의 인생을 되짚어보면 내가 원했던 길로 갔더라
면 망했을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나마 하나님께서 그렇지 않을 길
로 인도하셨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도 지금의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
이다. 
혹 지나온 우리의 삶이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슬프고 좌절스럽고 고달프다 
할지라도 그것이 우리의 무엇인가를 만들어 냈음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인생에서 우리를 풍요롭게 한 것은 고달팠던 일, 죽을까 말까를 생각했던 
일, 더 이상 못 참을 것 같았던 일들, 많은 눈물을 흘리고 한숨을 쉬었던 것
들이다. 
우리를 편안하게 놔두는 것들은 다 그냥 흘러버리는 시간들이다. 그분이 결
정해야 한다. 주님의 섭리와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그 사랑은 늘 한결
같아서 우리가 그분 곁에 머물러 있거나 멀리 떠나 있어도 여전히 우리를 사
랑하신다.. 그 크신 사랑으로 주신 우리의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한해동안 우
리의 삶을 만드신 그분의 365일의 수고를 기억하고 감사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교회에 대해서 하나님을 섬기는 헌신과 봉사에 대해서, 하나님
이 원하시는 시대적인 사명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
인지를 발견해 내어서 그림을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

n시대적 사명의 그림 그려야

새해의 계획도 우리의 연필로 쓴 다음 하나님께 지우개를 드리자. 새해 아침
을 향해 때로는 기대감으로, 때로는 텅 빈 가슴으로 마지막 겨울 강을 함께 
건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