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아내의 감사 기도_민경희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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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생각들

목회자 아내의 감사 기도

민경희 사모_평안교회

“성도 한 사람의 성장이 곧 부흥 아닌가요?”

여름 더위가 끝나가고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8월 중
순에 친구 남편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워낙 건강한 사람이었고, 그래
서 더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던 사람이라 발견이 늦어졌다. 

너무 건강해서 암 발견 늦어져

암으로 진단을 받을 시기에는 이미 말기이기도 했지만 암에 관한 치료 한 번
도 받지 못하고 여기저기 검사하다가 그만 소천을 했다.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내가 제일 먼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니? 교회에 
뭐라고 하지? 그 생각이 먼저 나는 거야. 세상에 너무 어처구니없지 않
니?”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않고 내 손을 잡고 하던 말이다.
년 초에 남편을 간암으로 보낸 친구도 그랬다. “교회에서 뭐라고들 할
까?” 그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언제 어떻게 교회에 알려야 하는지 걱정이
었고 소식을 듣고 성도들
이 무슨 생각들을 먼저하고 어떤 말을 하게 될지 염
려하고 있었다. 결국 그 친구는 “뭔가 하나님 보시기에 교만한 것이 있었
을 것이니 회개부터 하라”고 ‘신령하신’ 권사님께 권면을 받았다고 했
다. 
이 친구들뿐만이 아니라 내가 만나는 많은 성도들이 여러 가지 문제들로 어
려움을 겪으면서 교회 앞에 기도부탁을 할 수 없어서 더 힘들어하는 것을 본
다. 성도들끼리의 문제나 혹은 목사나 사모 때문에, 때로는 교회의 여러 문
제들로 마음을 상하고 울면서도 왜 그 교회에 계속 있는지 이해가 되진 않지
만 아무튼 그래서 더 그런지 참 안쓰럽다.
우리 교회에는 아픈 사람들이 많다. 6살인데 아직 혼자 서거나 앉지 못하는 
똑똑하고 예쁜 아이가 있다. ‘루프스’라는 난치병을 가진 아름다운 찬양
을 하는 멋쟁이 여집사도 있고, 뇌의 실핏줄 하나가 경색이 되어서 말이 어
눌해진 집사님은 잠긴 문도 단번에 열고 전기며 수도며 맥가이버처럼 뭐든
지 고쳐낸다. 
형제인 두 가정의 집사님들은 믿지 않는 부모님을 위해서 여러 해 기도했는
데 지난여름 아버님이 폐에 종양이 있어서 입원을 하셨다. 거의 암으로 판정
이 났었지만 이제 
한쪽은 모두 없어졌고 다른 한 쪽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하
지만 그동안 그분은 예수님을 영접하셨다. 목회자 아내인 나도 이젠 건강이 
회복 됐지만 나를 위해서도 성도들은 오랫동안 안타깝게 기도했었다. 
요즘은 인형보다 더 예쁜 4학년 아이, 그 영혼은 고운 얼굴보다 더 예쁜 아
이가 친구 어머니가 운전하던 차에 타고 있다가 셋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트
럭에 받힌 승용차는 폐차가 됐는데 세 사람 모두 긁힌 상처 하나 없지만 여
러 가지 검사를 하고 입원해 있다. 14가정 중 거의 삼분지 일에 해당하는 4
가정의 아픔은 우리 교회가 강청해서 하나님께 올리는 기도 제목이다.
아픈 사람들을 향해서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고. 
그것은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의 질문이 아니다. 환난을 당하는 성도에게 
성도가 묻는 말이다.
우리 부부의 목회현장을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분들이 있었다. 교회가 
수적으로 부흥하지 않는데 정말 평안하고 정말 행복한지 궁금히 여겼기 때문
이다. 교회가 살아있다면 그 생명력으로 당연히 커야 하는데 교회가 설립 이
후로 그대로라고. 물론 몇 가정의 이동은 있었지만, 아무튼 거의 
같은 수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이상히 여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 부부가 정말 만족하며 내 잔이 넘친다고 감사의 찬양을 올리는지 궁금
히 여기던 시기가 있었다. 30대 중반의 여집사님이 지난주에 이웃에게 질문
을 받았다고 한다. 정말 너희 교회가 바른 교회라면 당연히 교회가 부흥해
야 하지 않느냐고. 또 너무 목사님을 따르는 것 아니냐고. 
그녀는 이렇게 답을 했다고 한다. “교회의 부흥이 성도가 많아지는 것만 
인가요? 성도 한 사람이 믿음이 자라고 견고해지는 것은 참 부흥 아닌가요? 
교회가 생명이 있어서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을 더 알아가고 믿음
이 자라고 있는데요.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자라가고 있고 가정들이 그렇게 
세워지고 있고요.” 
담임 목사님이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아는가? 24시간, 오랜 세월 목사님 가
정의 삶을 보고 우리가 정말 말씀대로 살아도 되는구나, 말씀대로 살면 정
말 주님을 따르고 성령을 쫓아 행하게 되겠구나 본보기가 있어서 좋다고도 
했다나. 더러는 힘든 일이 있으면 먼저 성도들에게 기도 부탁을 할 수 있어
서 우리는 복이라고도 했단다.
그 말을 들으면서 정말 깜짝 
놀랐다. 너무 감사하고 기뻐서 가슴이 설렌다. 
함께 모여 다른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눈물이 그렁거리는 집사님들을 전
부 안아주고 싶었다. 하나님의 비밀을 풍성하게 아는 자들이 힘든 가운데서
도 감사를 잃지 않고 살더니 어느새 그 소망의 이유를 묻는 자들에게 대답
할 말이 가득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어느새 이 사람들이 큰 나무가 됐네요? 성령의 열매들이 열리나 했는데 이
미 탐스럽게 여물어 가고 있어요.” 속으로 감사기도를 올리는 내 눈엔 자꾸
만 눈물이 고였다.

곱게 여무는 교우들이 고마울 뿐 

우리 교회는 14 가정 전부 십일조를 드리고, 청년부 모두 십일조 성도이고, 
중고등부 학생은 다 입교인이며 전교인이 세례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