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가 재미있어지려면_민경희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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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생각들

설교가 재미있어지려면

민경희 사모_평안교회

외출에서 돌아오면 겨우 옷을 갈아입고 씻지도 못하고 누워야 할 때가 있
다. 얼마동안은 거의 허리를 제대로 펴기도 어렵다. 움직이기도 어려우니 좁
은 거실 난방온도를 높이고 따끈한 바닥에 허리를 대고 누어서 그저 TV 리모
콘을 한 손에 들고 이리저리 돌리다가 대개는 얼굴 예쁜 주인공이 나오거나 
경치가 좋거나 하면 잠시 멈추고 본다. 
드라마를 보기도 하는데 어쩔 수 없이 드라마라는 것이 재미를 위해서 이리
저리 꼬이지만 꼬인 스토리를 만들어 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환경과 심리 
변화를 그려내는 것에 관심도 있고 해서 보고 있을라치면 남편이 들어온다. 
코트만 벗고 양복은 입은 채로 때론 팔짱을 끼고 버티고 섰다. 버티고 섰다
는 표현이 이상하겠지만 꼬이다 못해 이리저리 불륜이 판을 치는 드라마를 
누어서 보고 있는 내게는 무언의 압박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무력한 일탈의 망중한 

“으~음!” 한마디 
말도 없이 그런 소리를 내고 섰으면 시작되는 순서를 아
니까 웃음이 나기도 한다. “저~어거 저거 불륜 아니냐?” 이쯤 되면 “여
보, 나도 이젠 아줌마도 아니고 할머닌데 좀 봐 주”라거나, “목사님 들어
가서 쉬지요?” 한다. 
한 번은 그렇게 팔짱을 끼고 섰는데 장례식장에 다녀온 여자가 식탁에 앉은 
남자랑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었다. “어~어? 저거 아까 죽은 사람 아니
냐? 지금 귀신이 내 앞에서 횡행하고 있단 말이야?” 그럴 때는 눈썰미도 없
는 사람이 영정 사진을 쉽게 알아본 것이 신기하게 여겨지기 전에 “에고, 
정말 내가 못살아” 하면서 TV를 끄는 수밖에 없다.
두어 달 전에 한 청년이 교회에 불신자 자매를 데리고 나왔다. 서너 번 나오
던 자매가 발길을 끊었는데 청년의 말로는 “목사님 설교도 재미없고 교회 
사람들도 싫고, 그렇대요”라고 하였다. 낯을 심하게 가리는 자매가 가족 같
은 교회 분위기가 싫을 수도 있겠고 딱딱한 설교가 재미없겠다 싶어서 “그
럼 어디 다른 교회 찾아서 데려가 봐라” 대답했는데 설교가 재미없어서 듣
지 못하겠다는 말이 자꾸만 걸리기 시작했다. 
남편은 시중에 도는 우스개를 
들어도 한 번도 입에 담고 옮기지 않는 사람이
다. 오늘 친구들 만나서 웃기는 얘기 들었는데요 하고 시작하면 “나도 들었
어”라고 짧게 한마디로 끊어서 김이 빠지게 하는 사람이 느닷없이 재미있
는 예화를 들어가며 설교하라고 해봤자 노력을 한대도 구조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절대 그럴 리가 없으니 혼자 내심 남편도 안타깝고 청년들을 어쩌
나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거의 보름을 기도하고 방법을 생각하기도 하고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친구 
따라 다른 교회를 갔던 초등부 학생이 “사모님, 진짜 이상했어요. 성경말
씀 읽고 성경얘기는 한마디도 안하고 예배가 끝났어요” 한마디 툭 던지듯 
하고 갔다.
그렇다. 설교는 재미있을 리가 없다. 재미있게 할 수가 없다. 원죄를 가르쳐
야 하고, 예수님의 몸이 찢기고 피 흘리심을 말해야 하고, 그 값으로 구속함
을 입은 성도가 어떻게 회개하며 새롭게 되어야 하는지, 엄위하신 하나님 앞
에서 옷깃을 여미고 어떻게 자녀답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선포해야 하는 주
일 설교를 어떻게 재미있게 할 수 있겠는가. 
‘네가 죄인이다’라는 것을 재미있게 가르칠 방법을 알면 좋겠다. “성경

의 어떤 내용이 재미있단 말인가?” 그랬더니 어떤 성도가 다윗과 골리앗 얘
기 같은 거는 재미있단다. 과연 그런가? 우리의 신앙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얼마나 견고해야 다윗처럼 거대한 골리앗 앞에 오직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으로 설 수 있다는 말인가? 온전한 삶은 살 수 없
다 쳐도 온전한 믿음이 없다면 다니엘처럼 사자 굴에 들어가서 하나님께서 
꺼내시기도 전에 나는 이미 혼절하지는 않을라나?

지식 쌓는 훈련 필요해

언약의 백성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큰 능력과 역사하심이 신이 나고 이제
는 세상의 작은 풍랑에 주저앉는 연약함은 이겨냈다 해도 아직도, 아니 부족
하고 완악함 때문에 회개할 일은 날로 더 한데 어떻게 말씀을 재미있게 전
할 수 있을까.
엄마 품에 있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상급학교에 진학한다. 발달 
과정에 따라 수업은 40분, 45분, 50분 계속된다. 대학교는 두 시간 연속 강
의가 있고, 학회 세미나는 잠시 휴식시간이나 점심시간을 빼고는 하루 종일 
계속한다. 처음 듣는 지식에 대한 정보를 얻고, 오랜 탐구와 반복되는 훈련
으로 지식을 쌓아가고, 그 지식을 내 
것으로 응용하고 적용할 수 있는가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시험을 통해 확인을 한다.
성도들은 주일 예배 1시간, 설교는 길어야 고작 40분인데 경청하고 깨닫기 
위해 지혜를 구하며 말씀 앞에 겸손히 앉을 수 있는가? 세상의 지식을 갖기 
위해서 책을 읽고 시간과 노력을 쏟듯이 과연 하나님의 말씀을 알기 위해서 
그렇게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가?
설교가 재미없다고 말하는 건 아직 하나님을 바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
나님께 마음을 열지 않는 방패막이로 사용하는 변은 아닌가 생각했고, 자유
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