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나무 숲에서…” _유화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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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숲에서…”

유화자교수_합신 기독교교육학

Ⅰ 구세군의 자선 냄비가 거리에 등장하고 시가지 곳곳에 대형 크리스마스 추
리들이 세워지고 있다. 백화점, 상가, 공공 건물 등 거리 곳곳과 많은 건물들
에 크기와 모양이 각기 다른 크리스마스 추리들이 갖가지 화려한 장식들을 달
고 불을 밝히기 시작하였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마지막 달임을 알리는 구세
군의 종소리와, 곱고 화려한 크리스마스 추리, 그리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캐롤이 해마다 사람들에게 12월의 설레임과 아쉬움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다. 
오래 전 어느 집 앞에 놓여 있던 불상이 크리스마스 추리를 달고 서 있는 모
습을 보았다. 이제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기독교인들만의 
종교적 행사가 아니라 지구촌 모든 사람들의 범세계적 행사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Ⅱ어느 날 종교 개혁가 마틴 루터(1483-1546년)가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긴 채 
전나무 숲 속을 산
책하고 있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12월 마지막 무렵 한 
해의 삶을 돌아보기도 하고, 또 새 해에 대한 여러 생각으로 시간가는 줄도 
잊은 채 루터는 숲 속을 거닐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그 눈의 무게에 힘겨워 하는 어린 전나무들이 보이는가 하면, 백설의 눈 옷
을 입고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서 있는 큰 전나무들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보이
기도 하였다. 
저녁이 되면서 전나무 숲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였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숲 속은 점점 추워지고 음산한 분위기가 전나무 숲을 휘 덮기 시작하였다. 추
위와 어둠이 짙어 가는 전나무 숲은 마치 음산한 냉기가 도는 죽음의 숲과 같
은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얼마 후 그런 전나무 숲에 밝은 달이 떠오르면서 전나무 숲은 교교(皎皎)한 
달 빛 아래서 영롱하고 아름다운 생명의 숲으로 변모되어 가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죽음의 서기가 감도는 것 같았던 어둡고 음산한 전나무 숲이, 밝고 환
한 달빛 아래 영롱하고 아름다운 광채를 발하는 장엄한 모습을 루터는 깊은 
감동과 충격 속에서 지켜보게 되었다. 

Ⅲ그 순간 루터는 ‘그리스도의 밝은 빛이 인
간을 비추시면, 죄악과 죽음의 
숲 속 어두움에 휩싸인 사람들이 복음의 생명력(生命力)으로 소생할 수 있
다’는 생명의 신비를 깨닫게 되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의 변모, 그것은 자연 속에서만 일어나는 신비가 아니라 죄
악된 인간 속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의 신비로 용솟음칠 수 있다는 감동
이 춥고 어두운 전나무 숲 속에 서 있던 루터의 가슴을 뜨겁게 울렸다. 그 순
간 루터는 전나무 숲 속에서 무릎을 꿇고 엎드려 하나님께 감사와 감격의 기
도를 드리게 되었다. 루터가 이 장엄한 생명의 신비를 체험을 한 날이 바로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루터는 이 엄청난 감격과 감동을 혼자 가슴에 묻어 둘 수가 없었다. 그는 사
람들과 함께 이 감격과 복음의 생명력(生命力)을 나누려고 전나무 한 그루를 
메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루터는 그 전나무 가지에 눈송이를 상징하는 
하얀 솜을 얹고 교교하고 영롱하게 빛나던 달빛과 반짝이던 별들을 생각하면
서 형형 색색의 종이 별들과 촛불을 그 전나무 가지에 매달았다. 그리고 사망
의 어둠에 묻힌 인류 구원을 위하여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감
사와 기쁨의 예배를 사람
들과 함께 드리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최초의 크리
스마스 추리였다. 

Ⅳ크리스마스는 먹고, 마시고, 흥청대면서 세상적 쾌락을 즐기는 그런 날이 
결코 아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장엄한 인간 구원 계획이 아기 예수님을 통
하여 인류 역사 속에 가시화된 그 역사적 첫 장정이 시작된 엄숙하고 감격적
인 순간이었다. 
2000여 년 전 크리스마스이브 그 밤에 삼위일체 하나님의 인류 구원 계획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도 성전에서 짐승의 피를 뿌리며 사죄의 제
사를 드려야 하였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여정에는 많은 인생 숲길과 골짜기들이 펼쳐져 있
다. 그 숲길과 골짜기에 때로는 저녁 어두움이 깔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앞
을 분별할 수 없는 칠흑 같은 어둠이 그 숲을 휘 덮기도 한다. 그러나 그리스
도의 복음의 밝은 빛이 그 어두운 숲을 밝히시면, 춥고 어두운 인생 숲길과 
골짜기는 밝고 영롱한 생명의 빛으로 빛날 것이다. 
어둠 후의 밝음과 아름다움은 그 어둠 때문에 더 그 광채를 발하듯이, 우리
의 인생 숲길과 골짜기에 깃들인 추위와 어두움은 아기 예수님의 탄생과 그 
탄생의 생명력(生命力
)으로 더욱 찬란히 우리 삶을 밝히 비추실 것이다. 

Ⅴ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12월과 아기 예수님의 탄일인 크리스마스에, 전나
무 숲 속의 루터의 감동과 체험이, 우리에게도 동일한 생명의 신비(神秘)와 
감동(感動)으로 다가 올 수 있기를 이 크리스마스에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