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크리스마스_박신자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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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사색 四人四色 칼럼

불편한 크리스마스

박신자 사모_순동교회

“불편하게 삽시다.” 
나의 시선을 끄는 말이었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어느 교회의 슬로건이었다. 
그 교회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4곳의 선교를 위해서 20년을 그렇게 달려왔다
고 한다. 
더운 여름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예배드리고 추운 겨울에는 석탄을 때가면서 
예배드리는 용감한 간 큰 성도들이 있는, 요즘 교회의 돌아가는 상황들과는 
사뭇 반대적인 분위기의 교회다. 날로 호사스러워져 가고 과학의 최첨단을 이
용해야 발전된 교회, 성장하는 교회로 평판을 얻어 가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
는 것처럼 보인다. 다들 편하게 살려고 하고 요즘 같이 과학이 발달한 시대
에 불편이란 말은 왠지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왕
따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리는 다수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적은 부분이 그렇다 할지라도 우
리는 거기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고 멈추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돌아온다. 갈수록 화려해지는 크리스마스 트리, 물
론 거기에는 상당한 경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교회와 세상 사람
들을 비롯한 화려한 이벤트들, 그런데 그곳에 과연 예수님께서 계신 것일까 
하는 질문을 갖게 된다. 
2000년 전 예수님은 기네스북에 올라갈 정도로 초라한 말구유에 누우셨는데 
새 천년의 예수님은 말구유에 오신 예수님이 아닌 것 같다. 물론 문화가 발달
되고 표현 형태가 발전되기는 했지만 어째 그럴수록 말구유에 오신 예수님은 
사라져 가는 것 같다. 
사실 크리스마스는 단회적인 행사로써 가치가 있는 부분이 아니다. 교회가 평
소에 교회로써 본래의 모습을 이루어 갈 때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마치 평
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어버이날이나 명절이나 생일만 챙겨주는 얄미운 자식들
처럼 그런 크리스마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요즘 크리스마스는 크리스챤들의 의미를 떠나서 세계적인 문화 행사로 자리
를 굳혔다. 물론 그들은 4대 성인중의 하나인 예수님이라고 생각할 뿐이지
만. 그러나 우리 교회가 화려한 그들의 문화에 합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다. 처음 
크리스마스는 정말 조용했다. 초라했다. 왜 그랬는 줄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만약 그때 시끄러웠더라면 지금쯤 어찌 되었을까 상상하고도 남음
이 있다.

예수님은 말구유에 불편하게 누우셨다. 시작도 그러했고 삶도 그러했고 마침
도 그러했다. 그런 예수님을 따라가는 교회는 어떠해야 할까? 우리는 사람들
에게 보여지는 부분들을 위해서는 좀 불편해 졌으면 좋겠다. 화려한 건물, 최
첨단 시스템, 화려한 꽃꽂이 등등 . 
글쎄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니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시대에 
뒤떨어진 말이라고 휴지통에 버려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때론 우리의 불편
함이 다른 사람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불편이 아니라 사랑이라
고 말하고 싶다. 대신에 그 불편함을 겪는 사람에게는 그 사랑이 보상해 주
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벅찬 기쁨이 마음에 가득 찰 것이다. 
예수님의 불편함이 하나님께 영광이었다는데 이번 크리스마스엔 좀 불편한 크
리스마스가 되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