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로 죽는 일” _유화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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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로 죽는 일”

유화자 교수_합신 기독교 교육학 

매년 12월 크리스마스가 되면 미국 뉴욕의 월가(街)는 ‘돈이 눈처럼 내리는 
계절’을 맞이하게 된다. 뉴욕 증시에 몰린 증권투자 전문가들이 성과급 보너
스를 받게 되면서 맨해튼이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이게 되기 때문이다. 티
파니의 보석상가들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고급 승용차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미국 부자들의 돈 잔치가 미국 전역에 대단한 구경거리와 화제로 등장하
게 된다. 

‘밀리어네어’(millionaire)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백만장자’라는 뜻으
로 19세기 후반기에 미국에서 생겨난 용어이다. 카네기, 록펠러 등 미국의 공
업화 초기에 거대한 부(富)를 이룬 백만장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미국의 강철왕 카네기는 제철사업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미국 최초의 근대 
자본가로 알려져 있다. 만일 카네기의 부(wealth)가 거기에서 끝났다면 카네
기는 ‘백만장자의 원조’나 ‘거대한 재벌’로만 기억되고 말았을 것
이다. 
그러나 거대한 미국 재벌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
는 말과 함께 그가 평생 모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였다. 그래서 카네기
는 “미국 자본주의에 결정적 기여를 한 사람”으로 계속 칭송을 받고 있다. 
카네기가 만들어 낸 백만장자만도 4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사회
에 대한 그의 더 큰 공헌은 ‘부의 사회 환원에 대한 그의 확고한 신념과 실
천에 기인한다. 1889년 발표된 ‘부의 복음’(Gospel of Wealth)이라는 카네
기의 에세이는 철학논문을 방불케 한다. 그는 이 책에서 고대 유럽과 로마에
서 거대한 부를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사람들의 비참한 생애와 말로를 보여주
면서 재산 상속이 자녀들 자신과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아주 명료하게 파헤치
고 있다. 

카네기는 후손들에 대한 부의 상속은 자녀들과 사회에 아무 유익이 없는 악
의 존재일 뿐이며, 부(wealth)는 반드시 사회에 환원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
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그의 철저한 신념은 미국 재벌과 부호들의 부에 대
한 기본 철학의 기초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카네기는 건강하고 성경적인 ‘부
의 원조’라 할 
수 있다. 

“부(富)를 사회에 환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무거운 상속세로 반드시 그 
재산을 사회에 환원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면서 카네기는 “상속세는 
모든 세금 중 가장 현명한 형태의 세금”이라고 강조하였다. 그래서 “돈을 
번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복받은 사람들이다”라고 당당히 말 할 수 있는 근거
와 기초를 마련한 사람이 바로 카네기라고 할 수 있다. 

카네기뿐 아니라 록펠러 재단에서는 그동안 1만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
급하였으며 그 중에서 60명의 노벨상 수장자들이 배출되었다. 또 빌 게이츠
는 2000년 한 해에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120억 원씩을 지구촌의 가난한 사
람들을 위하여 기부하였다는 신문 보도가 있었다. 그래서 자신이 이룬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실천하는 건강한 재벌들이 미국에서는 국
민들의 존경과 감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몇 해 전 미국의 대표적인 갑부 120명이 ‘상속세 폐지 반대 운동’을 하였다
는 뉴스를 접할 때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빌 게이츠의 아버지 윌리엄 게이츠
의 주도로 조지 소로스, 위런 버핏 등의 미국 거부들이 부시 대통령과 공화

의 상속세 폐지안에 제동을 걸었던 것이다. 상속세를 2009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할 경우 그 수혜자들은 바로 이들 거부들이다. 그런데도 그런 특혜의 대
상들이 그 반대자들이었다는 사실은 한국인으로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사
실이다. 

그러나 카네기로부터 계승된 미국 부자들의 부(富)의 기본 철학과 전통을 알
게 되면 그 이해가 가능하다. 그들의 상속세 폐지 반대 운동의 이유는, “상
속세를 폐지하면 땀과 노력과 자신의 능력의 결과가 아닌, 부모로부터 상속받
은 잘못된 부(wrong wealth)를 소유한 계층의 귀족사회가 형성될 것인데, 그
런 귀족들에게서 노블레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의 건강한 부(富)의 사
회적 분배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노블레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란 높은 신분과 부에 따르는 귀족들의 고귀한 도
덕상의 의무와 책임을 말한다. 

부와 명예, 권세를 가진 귀족 계층의 건강한 부의 소유와 나눔의 미덕은 비
단 미국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영국을 위시한 유럽 많은 나라들과 이스라엘에
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자녀에 대한 재산 상속시 
90%를 국가
에 세금으로 바쳐야 한다. 이런 건강한 부의 나눔의 미덕 때문에 서양에서는 
부자나 귀족들에 대한 서민들의 비난이나 분노를 별로 찾아 볼 수 없다. 
빌 게이츠가 워싱턴주 시애틀 호숫가에 480억이 넘는 건평 1000평 이상의 초
현대식 저택을 지었을 때도, 도널드 트럼프가 새 연인과의 초호화판 결혼식
에 60억을 들였을 때도 미국 서민들은 미국 거부들의 돈 잔치에 분노나 비난
을 쏟아 붓는 대신 신기한 구경거리로 감탄하였을 뿐이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어떠한가? “가진 자가 어떤 고통을 받는지 보여 주겠다”
는 김영삼 전대통령의 말은 당시 한국 재벌들과 부자들의 현주소를 나타낸 적
절한 표현이었다. 이 말은 지금도 한국에서 부를 축척한 사람들에게 그대로 
적용되기를 바라는 것이 국민들의 일반적인 심리일 것이다. 이런 국민들의 정
서는 대부분의 한국 재벌이나 부자들의 부의 축척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부
의 분배나 사회 환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나눔의 미학과 미덕을 일찍이 터득한 서양 부자들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부의 
철학과 전통의 면면한 흐름, 그리고 그 전수(傳授)가 참으
로 부럽다. 서양 부
호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의 고귀한 삶의 자세와 도덕성, 
사회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세금 포탈마저 일상으로 삼는 한국 재벌들과 부
자들에게 언제까지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남아 있어야 하는가? 

“돈은 배설물과 같아서 쌓아두면 악취가 나고 뿌리면 거름이 된다”는 말은 
참 적절한 표현이다. 동일한 부와 명예를 가지고도 그 가치를 배설물로 밖에 
활용하지 못하는 한국의 재벌과 부자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의 고귀한 삶의 자세와 방법을 가르쳐 줄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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