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이 있음은 … 유화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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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이 있음은 …

유화자 교수_합신 기독교교육학

날씨가 몹시 춥던 어느 겨울 새벽, 어떤 권사님이 새벽예배에 참석하고 돌아
오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였다. 며칠동안 내린 눈과 계속되는 영하의 온도로 
빙판이 된 길을 조심스레 건너던 이 권사님은 그만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오
던 택시에 치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아내와 어머니를 한순간에 잃은 가족들의 충격과 슬픔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날 아침 함께 새벽예배를 드렸던 목사님과 교우들, 그리고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의 놀라움과 슬픔은 이루 표현할 길이 없었다. 

이 권사님은 생전에 참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았다고 한다. 먼저 한 가정의 
주부로서 남편과 자녀들에게 삶의 모델이 될 만큼 성실한 아내와 어머니 역
할을 하였으며, 신앙생활에서도 예배는 물론 교회봉사, 주위 사람들을 돌보
는 일 등, 거의 흠없는 생활을 하였다고 알려진 분이다. 

그런데 그런 신실한 분이 왜 이런 참변을 당하였을까? 사람들은 
그 사건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비단 이런 사건뿐 아니라 
신앙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명쾌한 해답을 제시할 수도 없는 무수한 일
들이 우리 자신의 삶과 세상속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 우리의 이해나 신
앙 상식과는 무관하게 인생의 생사화복과 우주 만물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와 뜻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돌연한 사고로 인해 이 가정이 겪는 고통과 슬픔은 말할 수 없이 컸지만 그
중에서도 이 권사님의 죽음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눈길과 은밀한 정죄적 시
각이 유족들에게 더 큰 고통의 요인이 되었다고 한다. 

“왜 하필이면 새벽 예배를 드리고 귀가하다가 이런 일을 당했을까? 외형적
으로는 경건하고 바른 생활을 한 것같은 이 권사에게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
하는 엄청난 범죄 행위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나님이 무고한 사람을 이렇
게 취급하실 수 있을까?”라는 등등의 추측을 뒷전에서 은밀히 하면서 사람
들이 은연중 이 권사님의 사고가 어떤 죄의 대가인양 매도하고 있었기 때문
이다. 

인간의 삶속에 항상 기쁘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삶의 여정에서 사
람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어려움과 고난을 겪게 된다. 그리스도인들이라고 
여기에서 결코 예외는 아니다. 죄악된 본성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하
나님의 자녀로 선택받은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에 
세상 사람들과는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의 훈련과 연단을 더욱 필요로 하며, 그 연단과 훈련속에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크고 오묘하신 섭리와 뜻이 계신다. 

성경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
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고 말씀하고 있다. ‘모든 것
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의 그 ‘모든 것’ 속에는 심지어 죽음까
지도 그 속에 포함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성경에서 우리는 경건하고 신실한 삶을 살았던 많은 신앙의 인물과 지도자들
이 거의 예외 없이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과 훈련을 받았던 사람
들임을 알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람들로 아브라함, 다윗, 다니엘, 요셉, 
욥, 모세, 바울 사도 등을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욥은 창세(創世) 후 인
류 역
사 이래 최대, 최고, 최악의 고난과 연단을 받았던 인물이다. 

욥은 많은 재산과 열 자녀를 하루아침에 잃었으며, 사랑하는 아내까지 하나
님을 저주하고 죽으라고 저주하며 떠나갔으며, 자신은 생명만 붙어 있는 최
악의 상태에 이르렀다. 심지어는 평소 가장 가까웠다고 생각했던 네 사람의 
친구들이 위로와 격려는 고사하고 그의 고난과 고통이 범죄의 결과라고 정죄
하면서 회개를 촉구하는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욥은 육신적, 영
적으로 인간이 감내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향한 자
신의 신앙을 지켰으며, 마침내 영육간에 하나님의 복을 받는 신앙의 승리자
로 나타난다. 

삶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겪는 고난속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그리스도
인들은 어떤 불행이나 고난에 직면했을 때 두 가지 면에서 그 고난의 의미
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먼저, 자신의 어떤 잘못이나 범죄행위로 그런 불행이 야기된 것이 아닌지 하
나님 앞에 회개하면서 자신의 신앙생활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둘째로, 특별
한 잘못이나 범죄행위가 없음에도 자신의 고난이 계속되고 있을 때는 자신
의 신앙과 신앙
인격을 업그레이드(up grade)시키시려는 하나님의 뜻과 섭리
가 계심을 깨달으면서 계속 하나님을 의뢰하며 끝까지 인내해야 된다. 그 인
내의 긴 과정이 끝나면 욥처럼 영육간에 하나님의 복을 받는 계기가 될 것이
기 때문이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가을로 들어서는 입추이다. 이 무덥고 긴 여름 더위를 
견뎌내는 작은 지혜와 인내에서부터 하나님의 선(善)을 이루시려고 우리에
게 주시는 여러 고난과 어려움을 잘 견디고 인내하여 오는 가을에는 하나님
이 주시는 영육간의 복을 받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