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 중에(10)_유화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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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중에(10) 

유화자 교수/ 합신 기독교교육학

신입생 입학 전형 시즌인 12월이 되면 한국에서는 각급 대학들이 우수하고 
좋은 학생 선발을 위하여 일년 중 가장 바쁘고 중요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학교들마다 좋은 학생 선발과 유치를 위한 최선의 방법들이 강구되고, 다양
한 입학 전형 방법들이 선을 보이게 된다. 

특별히 신학대학이나 신학대학원들에서는 크리스챤 소명감(Christian 
Vocation)의 중요성 때문에 지적 요소들(Intellectual Factors)만이 아닌, 신
앙과 전인적 인격을 갖춘 지원자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세상 어느 대
학보다 더 세심하고 면밀한 입학전형방법이 요구되고 있는 곳이 바로 신학대
학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구의 어느 신학교에서는 이런 신학대학원의 특성과 중요성 때문인지 특이
한 입학 전형방법을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일단 입학 지원생이 그 학교에 지
원을 하면 입학전형 교수들과 특정기간을 함께 생활하며 보내게 된다. 그 과
정에서 교수와 지원생이 서
로 질문을 주고 받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
리고 다양한 여러 체험들을 함께 하게 된다. 입학전형 위원인 교수는 지원자
와의 생활 속에서 그 지원자의 언행과 성품, 예기치 못한 돌발적 상황이나 사
태(학교 측에서 미리 계획한 상황과 사태임)에 대한 지원자의 대응 자세와 방
법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지원자의 전인적 인간성을 점검하게 된다.

입학 전형에서 한 사람의 지적 요소나 잠재력(Potentiality), 또 각 대학이 
필요로 하는 어떤 특별한 능력(Special Talent) 등은 여러 객관적 자료들
(Data)에 의하여 비교적 평가가 용이하다. 하지만 그 사람의 내면 깊숙이 자
리하고 있는 성품이나 감성, 인격 등을 한정된 짧은 시간에 평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수 있다. 수험생들 모두가 합격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
는 시험관 앞에서는 누구나 예외 없이 자신의 최선의 모습을 보이려고 긴장하
며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 신학교에서는 인간 내면에 내재하고 있는 한 사람의 인간됨의 진면목
(One’s True Character)을 관찰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무의식’
(Unconscience)이라는 심리 작용을 이용한다. 준비되고 
의도되어진 어떤 모습
이 아닌 무의식 속에서 나타나는, 누구도 포장할 수 없는 지원자의 참 모습
을 보기 위해서이다. 전혀 예상을 불허하는 돌발적 사건이나 사태 속에서 즉
각적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반사작용인 무의식 속에서는 누구도 자신을 포장하
거나 최선의 모습으로 과장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가능성도 없다. 따라서 
한 사람의 내면 깊숙이 잠재하고 있는 그 사람의 진면목이 자연 그대로의 모
습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다. 

입학전형의 책임을 맡은 교수는 지원생의 외적이고 의식적인 모습과 함께, 
무의식 속에서 표출되는 이런 여러 요소들을 종합하여 한 사람의 전인적인 인
성과 삶의 자세를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신학후보생으로서의 
자질과 성품을 점검하게 된다. 

하나님이 아니시고는 물론 세상의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을 완벽하게 평가할 
수 없으며, 또 그런 평가 방법이 세상에 존재할 수도 없다. 하지만 신학교가 
필요로 하는 적격자 선발을 위하여 교수들이 입학 지원생과 함께 하는 생활
을 시도한 것과, 무의식의 심리 작용을 인성(Personality) 평가 방법의 하나
로 활용한 것은 현명하고 기
발한 아이디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삶 속에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무의식’이라는 용어
를 처음으로 소개하고 사용한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내과 의사이며 심리학자
인 프로이드(Sigmond Freud, 1856-1939)로서 그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이기
도 하다. ‘무의식’과 비슷한 뜻으로 ‘잠재의식’(Subconsciousness)이라
는 단어도 함께 사용되고 있는데, 이 두 용어들은 사람에 따라 그 뜻에 대한 
설명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한 사람의 내면 깊숙
이 존재하는 그 사람의 성품과 인격의 진면목’이라는 공통성을 가지고 있
다. 

프로이드의 심리학이나 상담 원리 중에는 크리스챤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많
은 부정적 요소들(negative factors)이 있지만 무의식의 존재와 역할, 어린
이 교육에서의 무의식의 중요성, 조기 교육과 무의식과의 관계에 대한 발견 
등은 교육학이나 심리학 분야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프로이드는 20세기의 3대 지적 거장(The Three Interllectual Giants) 중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패한 인간 본성이 도사리고 있는 무의식과 
잠재의식’의 내면이 절제와 통
제의 여과작용 없이 본성 그대로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바람에 일생동안 혼신
의 힘을 기울이며 쌓아 온 한 사람의 명예와 위치가 심각하게 위협받거나 하
루아침에 무너져 내리는 안타까운 모습들을 우리는 세상 지도자들과 크리스
챤 리더들에게서 종종 발견하게 된다. 

인간 안에 존재하는 마치 야생마와 같은 이 무의식과 잠재의식을 잘 훈련하
고 길들이지 않으면 본질적으로 부패한 인간의 본성의 온상인 이 내면 의식
이 인간을 해치고 인생을 실패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말씀과 기도, 경건의 훈련과 삶을 통하여 기독교인들은 인간 본성의 내면인 
‘무의식’과 ‘잠재의식’을 인간의 부정적 감성이나 죄악된 본성의 쓰레기 
퇴적소가 아닌, 긍정적인 삶과 신앙의 원동력을 분출해 내는 생명의 샘으로 
성화(Sanctification)시켜 가야 할 책임을 진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