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암인 거 알았을 때 어떻게 하셨어요?”_민경희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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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암인 거 알았을 때 어떻게 하셨어요?”

민경희 사모/ 평안교회

“사모님 암인 거 알았을 때 어떻게 하셨어요?”. 미국에서 걸려온 전화다.
“잘 지내시지요? 목사님도 건강하시고요?” 그렇게 짧은 안부 인사 후에 바로 
하는 말이라서 순간 무엇을 묻고 싶은지 알 수가 없었다.
“뭐, 처음 병원에서 진단 받고요? 그렇구나. 했지요 아니,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인 것도 아니고 ‘암입니다’ 그러기에 ‘그럼 수술을 해야 하나요?’ 바로 
그렇게 물어 봤지요”.
암 선고를 받으면 처음에는 ‘그럴 리가 없다’고 부정하게 되고 그러다가 ‘왜 
하필이면 내게 이런 일이 있나’ 분노하게 되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수
용’하게 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친다고 배운 것이 내겐 전혀 해당되지 않았
던 것이다.
“아니, 교회에는 어떻게 하셨어요?”
“교회에는요? 기도부탁을 했지요” 
기도를 부탁하며 덧붙여서 나는 웃으면서 말했었다. “하
나님께 가는 것이 내
겐 유익하고 슬픔은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니, 나를 필요로 하는 만큼 여러분
이 기도하세요”.

교회에 기도 부탁을 할 때 부끄럽지 않았느냐는 그 성도의 질문이 무슨 뜻인
지 몰라서 잠시 답을 머뭇거리자 내가 못 알아들었다고 생각한 그 분은 다시 
말했다 “사모님이 암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고 교회에 말하
는 데 부끄러운 마음 없으셨어요?”.
그래도 무슨 질문인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미국 서부 큰 도시에 있는 이름도 알려진 큰 교회에 다니는 성도인데 목사님
의 자녀도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성도들에게는 한 번도 기
도 부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업에 실패한 성도는 드러내지 못하고 교회를 떠나기도 하고 암에 걸린 장
로 한 분도 사람들이 알까 해서 조심스럽게 치료를 받고 있다고.
남편은 선교도 열심히 하고 전도회장을 맡고 자신도 여전도회장으로 덕망 있
는 권사인데, ‘그래도’ 교회가 함께 기도하면 힘이 될 것 같아서 남편이 암이
라는 사실을 말하려니까 너무 힘들고 부끄러웠다고 한다.

네가 믿음이 좋다면,

네가 정말 하나님 앞에서 무언가 잘못한 일이 없다면
과연 네가 겪는 환난은 무엇 때문이란 말인가?
성도들끼리 수군거리거나 자신이 미루어서 짐작하는 생각이 아니라 실제로 직
접 그렇게 와서 말하는 성도들도 있더라고 “사모님 기도하시면서 정말 남편이
나 내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회개하도록 말씀해주세요” 걱정스럽게 전화를 끊
었다.

어느새 보수교단 교회들도 ‘기도는 만사를 변화 시킨다’고 가르친다.
우리 앞에 놓여진 ‘만사’들은 기도로 변화시켜야만 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변화되지 않는 ‘만사’ 앞에서 어려움을 겪는 성도들은 믿음이 없거나 
무언가 잘못을 저질러서 벌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서 죄의식을 떨치지 
못하게 된다.
암이라는 것을 알고, 전이가 되었는지 결과를 기다리면서 나를 돌아보기는 했
지만 그것은 하나님 앞에 서게 될지도 모르는 ‘준비’로서의 점검이었고, 암
을 기도로 완치시켜서 하나님의 영광을 들어내겠다는 생각은 전혀 스치는 생
각으로도 내 안에 자리 잡지 않았다.
다만 치료 받는 과정 중에나 또 혹시나 죽음에 이른다 해도 끝까지 평안을 잃

지 않기를 기도하고, 두려움을 갖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병상에서 기쁨을 잃지 않기를, 그래서 고난의 의미를 더 깊이 알고 감사하기
를, 삶을 포기하지 않으며 하늘 소망을 충만히 갖게 되기를 기도했다.
나는 악하고 또 약해서 남보다 더 많은 고난이 있었나 생각하기도 하는데, 
그 고난이라는 것은 건강을 잃기도 하고, 많은 물질을 잃기도 했지만 하나님
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었고 하나님만을 바라고 도움을 구하게 된 ‘연
단’을 오히려 감사하게 되었다.
상큼한 바람이 부는 가을아침에 내가 약해지고 작아졌을 때 내 안에서 더욱 
크고 아름답게 빛나는 주님을 발견하게 된다는 비밀스런 기쁨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