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의 등반로_유화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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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프스의 등반로

유화자 교수/ 합신 기독교교육학

알프스산맥의 중간쯤에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한 등반 코스가 있다. 또한 
그 등반 코스 중간쯤에 휴게소가 하나 있는데 등산객들 대부분이 등반 길에 
이 휴게소를 거쳐가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휴게소를 오랫동안 운영해 온 
이곳의 주인은 이 휴식처를 거쳐가는 많은 등산객들을 지켜보면서 아주 중요
하고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등산객들이 아침 일찍 등반을 시작하면 점심때쯤 대개 이곳에 도착하게 되는
데 그 때부터 이 곳에 도착한 등산객들 중에 뚜렷하게 대비되는 두 가지 현상
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알프스산의 등반을 목적으로 하는 등산객들이 등반여정의 절반쯤 되는 이 휴
게소에 도착하면 휴게소 안의 난로의 훈훈함과 맛있는 음식 냄새가 등산객들
을 반갑게 맞이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등산객들은 두 종류의 반응을 보이게 
된다. 먼저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잠깐 이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곧장 등반
을 계속하는 사람
들이 있는가 하면, 휴게소의 맛있는 음식냄새와 훈훈한 난로
의 따뜻함에 취하여 이 곳에서 등반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등반을 포기한 후자의 사람들은 휴게소 안의 따뜻한 난로 가에 둘러앉아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기도 하면서 알프스산맥 중간쯤에 오르기까지의 피로와 힘
든 여정을 쉬면서 즐긴다고 한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면서 이 휴게소 안에는 서서히 침묵이 흐르기 시작하
고 분위기는 자못 침통하게 바뀌게 된다. 그들의 눈길은 계속 창 밖 너머의 
알프스산 정상을 바라보게 되고 그러다가 마침내 이 휴게소 안의 분위기는 장
례식장 분위기를 방불하게 된다. 

따뜻한 휴게소 안에서 먹고 마시고 쉬면서 편히 즐기던 자신들과는 달리, 
땀 흘리며 인내하면서 정상에 오른 동료들의 활기차고 상기된 모습과 그 성취
감이, 중간에 등반을 포기하고 주저앉아 버린 자신들의 실패와 무력감과 극명
한 대조를 이루는 침통함과 좌절감으로 그들은 결국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
게 된다. 

Paul Stoltz는 ‘역경지수: 장애
물을 기회로 전환하라’(Adversity 
Quotient: Turning Obstacles into Opportunities)는 그의 책에서 인생의 역
경에서 사람들이 나타내는 반응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보고하고 있
다. 

인생의 장애물인 역경에 처하였을 때 사람들은 대개 세 가지 반응을 보이는
데 먼저, 역경 앞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도망가는 사람(Quitter)이 있다. 
인생을 쉽고 안이하게 살아가려는 가치관과 인생관이 팽배한 현대 문화 속에
서 많은 사람들이 이 Quitter(포기하는 사람)형에 속하며, 특히 젊은 층에서 
이런 사람들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 세계적으로 크게 우
려되는 현상이라고 염려들을 하고 있다. 

둘째로, 인생의 역경과 고난 속에서 쉽게 포기하거나 도망가지는 않지만, 
그 역경을 극복하려는 시도보다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현상유지나 하면서 안
주하려는 캠퍼들(Camper)이 있다. 대개 인구의 60-70%의 사람들이 이 Camper
의 유형에 속한다고 한다. 익숙한 환경과 상황 속에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
이거나 현실과 타협하면서 상황윤리에 맞추어 쉽고 편하게 인생을 살아가려
는 사람들이다. 인구의 절반이 훨
씬 넘는 사람들이 이런 삶의 유형에 속한다
는 것은 심각한 사회 병리 현상의 일부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난과 역경의 큰 산 앞에서 사력을 다하여 그 정상에 오르는 
사람들인 Climber들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만 역경의 산을 오르는 것
이 아니라 Quitter(포기하는 사람)나 Camper(안주하는 사람)들을 도와서 함
께 역경의 산 정상에 오르도록 돕는 역할까지도 하는 사람들이다. 역사는 이
런 사람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수고로 발전을 계속하였으며, 성경과 역사 속에
서 우리는 이런 ‘역경지수’(Adversity Quotient: AQ)가 높은 사람들을 무수
히 만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삶의 모습이 바로 이런 유형
이 아닐까! 

험난한 역경의 골짜기와 계곡이 곳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의 인
생 등반로에 하나님은 휴게소를 예비해 두셔서 사람들이 적절하게 쉬면서 새
로운 활력으로 남은 인생 등반에 성공하기를 원하고 계신다. 그러나 휴게소
는 문자 그대로 휴게소일 뿐, 잠깐 머물러 가뿐 숨길을 돌리고 떠나야 할 곳
이며, 내내 머물러 먹고 마시며 즐길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기억

해야 한다. 

가파른 삶의 계곡과 따뜻한 인생 휴게소로 이랑이랑 엮어진 우리네 삶은 일
부 사람들의 생각처럼 그렇게 고통스럽고 불행한 것만은 결코 아니다. 그 인
생 알프스의 등반로를 누구와 함께 동행하느냐에 따라서, 또 어떻게 우리의 
인생 휴게소를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인생등반의 과정과 성공이 결
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