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씨 죽음에 대한 글을 읽고
김동수
2004년 6월 22일 우리 모두는 눈과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대통
령은 한국군을 철수시켜라!’, ‘나는 살고 싶다!’ 이 절규가 하루 만에, 싸느
란 죽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생명을 잔인하게 죽인 무장단체를 향하여
분노하였습니다. 생명의 존엄성을 아는 이들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
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우리는 새로운 소식을 접하였습니다. 김선일
씨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형제이며, 복음 전파의 꿈을 간직한 신실한 믿
음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런 아픔을 간직한 사람이 개혁신보 355호를 읽으면서 이런 논조만이 김선일
씨 죽음에 다한 올바른 시각인지 생각해보았습니다.
무장단체가 잔인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의 고귀한 생
명을 죽인 것은 결코 용서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악마’와 그들
의 최후는 ‘천벌지옥’이라 단정한 이라크 전쟁을 지극
히 미국의 시각과 미국
만을 절대선으로 보려는 편향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라크 전쟁은 절대선인 미국이 행한 ‘하나님의 전쟁’이 아닙니다. 신약 시대
는 결코 특정 국가를 ‘신정국가’로 보지 않습니다. 부시 미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처음 규정지어면서 ‘십자가군 전쟁’이라 명명하였습니다. 그가 얼마
나 왜곡된 성경관과 신앙관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전쟁은 이슬람권과 비이슬람권의 문명의 충돌이 아닙니다. 이라크
전쟁은 ‘석유’라는 엄청난 이권과 미국의 대중동정책, 중동의 대이스라엘 정
책이 혼잳된 매우 복잡한 전쟁입니다. 기독교와 이슬람이라는 ‘종교전쟁’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김선일씨의 죽음을 우리는 그가 선교사의 비전을 가졌다는 이유만으
로, 이슬람 무장단체가 기독신자를 죽였기 때문에, 무조건 ‘순교’로 단정해버
리는 것 역시 약간은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이유가 그의 죽음이 헛되었
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라크 전쟁은 ‘선한’ 미국이 ‘악한’ 이라크를 단죄한 전쟁이 아니며, 이슬람
과 비이슬람의 문
명 전쟁도 아니며, 무장단체가 영원한 멸망을 받을 사람들
로 단정하는 일 역시 우리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그들이 언잰
가 김선일씨 같은 선교사의 꿈을 간직한 이들에게 복음을 듣고 우리와 같은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