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멜란히톤 선생님께_장수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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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멜란히톤 선생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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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년 2월 16일(금요일)

< 번역 장수민 목사, 칼빈 아카데미 원장 >

“분열된 견해로 악마와도 같은 일들 일어나지 않기를”

개요: 멜란히톤을 향한 칼빈의 존경과 형제애 표현을 전달하고 있다. 칼빈
은 자신의 책을 통하여 멜란히톤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제네바에서 수행
하고 있는 자신의 수고에 대한 자세한 기술과 독일 및 이태리의 상황을 설명
하고 있다.
이 편지는 칼빈이 멜란히톤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다. 라티스본 회의 이래
로 우애로 뭉친 독일의 종교 개혁자들 무리에 합류한 멜란히톤은 존경과 존
중받을 만한 본보기를 많이 보여주었다. 비록 칼빈과는 서로 다른 교리와 능
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와의 교제를 한번도 방해 받지 않고 잘 유지해 
나갔다. 
칼빈은 1543년에 멜란히톤에게 은총에 대한 교리에 반대하는 알버트 피기우
스(Albert Pighius)에 반박하는 내용으로 출판한 책을 헌사했다. 그리고 칼
빈은 몇 년 후에 멜
란히톤의 [신학총론](Loci Communes)을 프랑스어로 번역
했다. 이렇게 칼빈은 멜란히톤과의 관계에서 신실한 우정과 단결의 정신을 
보여주었고 그러한 교제를 루터교와 개신교를 발전시키는데 적용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얼마나 게을러터진 사람에게 편지를 맡기셨는가를 보고 계십니
다. 편지 배달부가 제게 편지를 건네 준 데는 넉 달이 걸렸습니다. 게다가 
선생님의 편지를 함부로 다루어 마구 구겨지고 훼손되어 있었습니다. 편지
가 어렵사리 꽤 늦게 도착한 것이 불만이지만 그래도 결국은 전달 받았으니 
의미가 있습니다 … 
선생님께서는 이곳에서 제가 수많은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상황 속
에서 얼마나 고심하고 있는지 거의 믿겨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제가 온갖 노력을 다 쏟아부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알맞은 
충분한 정도의 결실이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한 가지 주요 근심거리는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동료들과 떨어져 지내
게 되고보니 지금까지 저에게 특별한 도움이 되어 왔던 심적 위로를 받지 못
하고 있다는데 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판단에 
따라 주
님께 봉사하기에 좋아 보이는 그런 포도밭의 위치를 고를 수는 없는 것이겠
지요. 우리는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 각자에게 정해주신 위치에 남아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 최근에 제가 발표한 작품에서 선생님의 존함을 부적절하게 언급한 것
에 대해서는 선생님께 대한 저의 존경과 선생님의 관대하신 성품에 따라 너
그럽게 보아주셨으면 합니다(멜란히톤은 1543년 2월에 서문을 썼다 … 그리
고 5월 4일자 답장에서 멜란히톤은 칼빈에게 그의 훌륭한 글을 칭찬하면서 
그가 자신의 저서를 헌사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친절하게 대해 주어 고
맙네. 그리고 이렇게 놀라운 자네의 저서에 내 이름을 넣음으로써 나에 대
한 자네의 경애를 보여주다니 정말 고맙네. 이 이름은 모든 세상이 보게 될 
것이네”).
이곳에서 일어난 저희 자신에 대한 일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사안이 없습니
다. 이렇게 침묵하는 이유는 다른 뜻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한 번 말씀
드리기 시작하면 너무나도 많은 일들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어서, 결국 이 편
지를 끝맺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

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 
게다가 프랑스에서의 고무적인 상황이 널리 이탈리아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다만 선생님이 계신 독일에서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니 그 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슬프기보다는 약간 심각한 정도에서 걱정거리가 있는데, 전해들은 말에 따르
면 투르크(Turk)가 또 더욱 큰 군사력으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무조건 자기 마음대로 육지 전역을 행진하고자 하는데 누가 이에 맞서
고자 하겠습니까? …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쪽의 지도자들은 아직까지 잠에서 깨
어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들은 주님께 영광 돌리는 법조차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엄격하게 훈련을 받았는데도 말입니다. 하지만 그나마 
저에게 희망을 주는 소식도 있습니다. 
콜로뉴(Cologne)의 주교와 그의 동료들이 그들의 교회를 완전하게 개혁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기로 진정으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물론 제가 보기에는 
이 일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태까지 주님께 영광을 돌린 
신도가 아무도 없었던 이들 주교 무리가 이제는 손을 들고 로마의 우상이 가
진 오점
에 대해 공적으로 선언한다고 하니 우리로서는 조심스럽게, 그리고 
부지런히 그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분
열된 견해로 인해 괴악스럽고 악마와도 같은 일들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
록 말입니다. 
한편 로마의 대주교가 세상을 즐겁게 하고 자신들의 권력을 조금이라도 연장
하기 위해 트렌트 공회라는 연극을 꾸몄다고 합니다(트렌트 공회는 개회 선
언과 휴회를 계속하다가 결국 1545년 12월 13일 시작되었다). 올해까지는 상
황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경우일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미 너무나 많은 것을 말씀드린 것 같습니
다. 그러니 여기서 이만 줄여야겠습니다. 
아, 가장 훌륭하고 업적을 많이 남기셨으며 주님의 이름으로 영광을 받으실 
분으로 저에게 영원히 기억될 선생님이시여! 선생님께서 별 탈 없이 주님의 
이름을 높이고 교회를 이끄실 수 있도록 주님께서 보호해 주시기를 바랍니
다. 

선생님의 다니엘서 주석을 왜 아직도 출판하지 않으시고 책꽂이에 꽂아 두고
만 계신지 저는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저로서도 그 책을 열독할 때에 

을 떼기가 힘들 정도여서 잠자코 있기가 어려울진대 말입니다. 
마틴 루터 박사님께 저의 이름으로 인사드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우리는 지
금 시에나(Sienna)의 베르나르디오(Bernardino)와 함께 있는데, 그는 매우 
저명하고 훌륭한 인물로 그가 떠날 때 이탈리아가 꽤 술렁였다고 합니다. 그
가 선생님께 안부좀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 

선생님의 존 칼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