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정신과 상식의 거리 _조석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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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정신과 상식의 거리

< 조석민 목사,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

“교회는 법 준수 통해 하나님의 통치 구현하는 공동체”

법과 상식에 어긋나는 일들을 일상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그 일들이 
공적 기관이나 신뢰를 받는 집단 또는 개인에게서 발생하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교회는 세상 법보다 우위에 서 있어야

교회 공동체가 법을 지키지 않아 불법 또는 탈법 지대처럼 되어버릴 때 신뢰
를 잃고 맛 잃은 소금처럼 밖에 버려져 사람들의 발에 짓밟힌다. 교회는 세
상의 법과 상식에 머물러 있는 공동체가 아니라 오히려 그것들보다 한 수 위
인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세워져가는 거룩한 공동체이다. 
하지만 교회의 불법과 탈법, 비상식적 일들을 보게 되면 세상의 단체나 공공
기관보다 못한 수준의 교회처럼 보여 씁쓸함이 있다. 교회가 아무리 입으로 
거룩함을 말하고 희생과 봉사와 사랑을 강조할지라도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

나 비상식적인 행동을 한다면 그 속에는 복음 진리의 능력이 설 자리가 없
다. 
최근 서울 목동에 있는 한 교회에서 벌어진 비상식적 일들에 대한 기사를 읽
으면서 아픈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예수님은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
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
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
지 못하니 불법(不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고 분명하
게 말씀하신다(마 7:21-23). 
입으로만 법치(法治)를 말하면서 정작 자신이 법을 지키지 않는 자들은 겉모
양은 그럴듯하지만 속은 썩어 냄새나는 자들이다. 교회가 가장 법을 잘 지키
며 윤리 도덕적 모범을 보이며 예언자적 공동체로 상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두렵고 떨리는 마음에서 실증적으로 보여주어야 함에
도 불구하고 오히려 온갖 불법과 탈법을 일삼는다면 교회의 
문을 닫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최근에 헌법재판소의 미디어관련법 결정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2009년 10월 29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지난
번 국회에서 논란 끝에 본회의에서 통과된 신문법, 방송법, IP TV법 등 모
든 미디어관련법에 대하여 야당이 법안가결을 무효로 해 달라는 청구를 기각
했다. 
헌법재판소는 소결론에서 IP TV법을 제외한 신문법과 방송법은 표결절차에 
있어서 분명히 위법을 인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인 결론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합헌을 결정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신문법과 방송
법에 위법이 있었지만 국회에서 통과된 미디어 관련법을 모두 무효로 할 정
도로 심각한 위법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야당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이 일을 두고 세간(世間)에서는 “… 은 불법이지만, 그 불법 과정에서 발
생한 … 이라는 결과는 유효하다”의 형식을 빌려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조소(嘲笑)하고 있다. 심지어 “과연 성공한 소매치기는 처벌할 수 없는 것
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사람도 있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을 존중해야
함에도 불구
하고 많은 사람들이 법 정신과 상식에 어긋나는 결정이라고 생각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우
리 교회의 이러 저러한 일들은 불법이지만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유익을 
위해서는 수용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를 펼치는 것들은 없는지 살펴볼 대목이
다. 
법 정신은 법에서 규정한 내용들을 성실하게 지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말할 수 있고, 그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기에 쉽게 알 수 있다. 얼마 전 정
운찬 총리가 불을 붙인 세종시 원안 수정론과 관련하여 여야가 합의하여 결
정했고, 대통령이 수차례 약속한 것이기에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목소리
가 힘을 얻는 듯하다. 
세종시와 관련하여 원칙을 고수하지 않으려는 제안들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세종시가 경제적으로 자족 도시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원
안에 미비한 부분을 추가하여 보충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
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건설에 대한 원안 수정론을 제안한 총리는 국민들을 
우습게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이 국민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며 민주정치의 기본이고 상식인
데 이제는 화장실 다녀온 뒤여서 급한 것이 없다는 것처럼 공약(空約)을 남
발하고 사기극을 펼쳤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한번 약속한 것들을 그럴듯한 명분으로 너무 쉽게 스스로 파기하는 일들이 
없어야 한다. 교회 안에서도 소수의 목소리가 횡포를 부리지 않아야 하고, 
다수의 결정이라고 소수의 견해를 무시하면서 모든 성도가 합의한 일들을 갑
작스럽게 취소하는 일들이나 계획에 없던 일을 급하게 추진하는 태도를 버려
야 할 것이다. 이런 일에는 항상 대의명분이 뒤따르기 마련인데 이런 경우 
거의 대부분은 합의한 약속이라는 법 정신과 상식에 어긋나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법 정신과 상식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 헌법재판소의 미디어관련법 결정
과 세종시 원안 수정론이 대두되는 것을 보고 알 수 있을 것 같다. 교회 안
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며 그 말씀대로 살 것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상
식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행동을 보인다면 세상과 교회의 차이가 크게 
없을 것 같다. 

소수의 견해 무
시하는 일은 없기를

교회 안에서도 상식이 통하고 오히려 세상의 상식보다 차원이 더 높은 거룩
한 법인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가 되기를 기
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