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서민들의 가정의 달 _조석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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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단상<24>

집 없는 서민들의 가정의 달

조석민 목사_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새로운 주택 정책이 오히려 가슴 쓰리게 해”

5월은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부부의 날(21일)이 있는 가정의 달이
다. 먼저 우리를 낳으시고 기르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장성한 남녀가 만나 
부부로 한 가정을 이루게 하시고, 자녀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달이
다. 

가정의 달에 날아든 낭보같은 소식

하지만 감사에 앞서 가정의 달에 집 없는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
만 같아 걱정이다. 현재 마땅히 살 곳이 없어서 노숙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
이 아닐지라도 전셋집 또는 월세 집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가족들은 늘 말할 
수 없는 불안과 피곤함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무주택 서민들은 
자신의 형편과 처지를 알기에 말로 표현하지 않고 모든 것을 억지로라도 잊
어버리고 하루하루 현재의 형편에 맞추어 만족하며 살아갈 뿐이다. 
물론 가정은 집이 없
어도 가정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한 가족이 맘 편히 
살 수 있는 자신들의 공간이 없는 설음은 겪어 보지 않으면 쉽게 말할 수 없
다. 그나마 전셋집 또는 월세 집에 살 수 있는 형편이라면 길거리에서 노숙
하는 신세가 아니기에 더 이상 불평하지 말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십 수 년을 온 가족이 고생하며 돈을 모아 보지만 하루가 달리 치솟
는 집값을 따라 잡을 수 없어서 평생 자기 공간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라
면 불평 정도가 아니라 절망감에 휩싸여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얼마 전에 우리 사회의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
하여 새로운 주택청약 제도를 발표하였다. 다시 말하면 국토해양부가 통장 
하나로 공공주택뿐 아니라 민영주택도 청약할 수 있는 새로운 ‘주택청약종
합저축’ 제도를 발표한 것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기존의 청약저축, 청약예금, 청약부금을 모두 합해 놓
은 것으로 문자 그대로 종합저축의 성격을 띤다. 하지만 기존의 청약저축, 
청약예금, 청약부금 제도는 그대로 유지되기에 결국 신구 통장이 공존하게 
된 셈이다. 
현재 중소형 
공공주택 청약은 청약저축으로만 할 수 있다. 청약예금과 청약
부금으로는 중소형 규모 공공주택을 청약할 수 없다. 하지만 주택청약종합저
축은 기존의 제도와 달리 공공주택 및 민영주택에 모두 청약할 수 있다. 
새로운 제도인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주택을 보유한 사람도 가입할 수 있다. 
이전에는 집을 팔아야 청약저축에 다시 가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미리 주
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한 뒤 나중에 집을 팔면 된다. 
결국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한 사람들은 인기 있는 공공주택을 청약할 때 
매우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게 된 셈이다. 더욱이 새로운 제도는 민법상 미
성년자(만 20살 미만)도 가입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이 나라에 태어나서 
주민등록에 등재돼 있으면 된다. 물론 미성년자는 통장에 가입만 할 수 있
을 뿐, 성년이 될 때까지 청약은 할 수 없다. 
겉으로 보기에 정부가 홍보한 대로 참 편리한 제도이며 무주택 서민들이 주
택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제도처럼 보인다. 하지만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무
주택 서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자들을 위한 제도일 수밖에 없어 보인
다. 이제는 이 땅의 가진 자들이 자기의 자녀들에게 
미성년 때부터 합법적으
로 증여세를 내지 않고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결과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도인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무주택 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가
입을 제한하지도 않았고, 한 세대에 한 사람만 가입하도록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어린이날 다음 날인 지난 6일 주택청약 만능통장으로 일컬어지는 주
택청약종합저축이 출시되자 많은 사람들이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은행 및 
농협에 몰려들었다. 자기 집이 있는 부자들은 그들이 소유한 돈으로 그 가족
의 젖먹이를 포함하여 모든 가족 구성원이 이 새로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
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의 다섯 은행이 5월 4일까지 받은 가입예약자 수는 이
미 2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제 가진 자들에게 민법상 성인이 
된 자녀들의 이름으로 주택을 구입하고 그 값이 오르면 다시 팔아 양도차익
을 챙길 수 있는 부동산 투기의 새로운 장이 마련된 것이다. 정부는 얼마 전
에 부자들을 위한 종부세 감세 조치도 이미 시행하였고, 이것도 모자라서 양
도세 중과 폐지와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주택 마련을 위한 새로운 제도 속에서 서민들이 아파트에 당첨되기란 
더욱 어렵게 될 것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한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경
쟁률이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서민들은 높은 경쟁률 속에서 어렵
사리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어도 엄청난 돈이 필요하기에 포기할 수밖에 없
는 실정이다. 
정부의 새로운 제도인 주택청약종합저축 출시 소식이 가정의 달을 맞이한 무
주택 서민들에게 더욱 가슴 쓰라린 달이 될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 자신
들이 맘 편히 살아갈 공간이 없어 온 가족이 전셋집 또는 월세 집을 전전하
며 마음 졸이고 살아갈지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며 하나님께 감사
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에 눈물이 난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에게 “네 형제가 가난하게 되어 빈손으로 네 곁에 있
거든 너는 그를 도와 거류민이나 동거인처럼 너와 함께 생활하게 하되 너는 
그에게 이자를 받지 말고 네 하나님을 경외하여 네 형제로 너와 함께 생활하
게 할 것인즉 너는 그에게 이자를 위하여 돈을 꾸어 주지 말고 이익을 위하
여 네 양식을 꾸어 주지 말라”(레 25:35-37)고 말씀하신
다. 

서민들 부담 줄이는 정책 펼쳐야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무주택 서민들이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먼저 ‘부동산 투기’라는 괴물에 대항하여 피 흘리기까지 투쟁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