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의미_조석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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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단상<6>

가족의 의미

“하나님 앞에서 우리 모두 한 가족 되어야”

조석민 목사_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5월은 어린 자녀를 둔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기 자녀들을 생각해서 시간을 내
어 그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는 달이다. 연로하신 부
모님이 멀리 떨어져 사시는 경우 그 자녀들은 그 동안 자주 찾아뵙지 못한 
부모님을 찾아가 뵙고 안부를 물으며 효(孝)를 조금이라도 실천하려고 노력
하기도 한다. 

부모와 자녀들 돌보는 5월

대부분의 교회들은 5월에 어린이 주일과 어버이 주일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님
께 감사의 예배를 드리며, 어린 자녀들을 생각하고, 연로하신 부모님의 은혜
에 정성껏 감사의 표시를 한다. 이런 점에서 5월은 가족을 생각하며 보내는 
가정의 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1년 중 이 한 달만이라도 가족의 의미를 한
번쯤 되새겨보며 하나님 앞에서 삶의 지혜를 구하며 살아가는 것은 매우 유
익하고 필요한 일이다. 
오늘날처럼 핵
가족화 되어 가는 시대에 가족의 의미가 자칫 이기적인 모습으
로 변질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질 때가 많다. 가정의 모든 일이 
잘되고 평안할 때 가족의 모습과 그 의미는 그렇게 크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병이 들어 병원에 입원해야 할 경우가 
되거나, 어떤 어려움에 직면하여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면 비로소 가족의 
의미가 새롭게 느껴지게 된다. 
아마도 이런 경우들을 만났을 때 비로소 핵가족이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
을 조금은 알게 될 것이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자기들만의 울타리를 쌓
아 놓고 그림처럼 살다가 그 그림에 가족의 어려움이라는 먹물이 튀면 가족
이라는 이름으로 쌓아 놓은 담벼락이 순간 암담한 절벽이 되는 것을 실감하
게 될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가족이 없으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경우 실제로 암담할 때
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예전의 대가족 제도가 큰 힘이 될 것이다. 
부부가 어린 자녀들과 부모님을 모시고 살 때 어려움도 있겠지만, 온 가족
이 오히려 삶의 지혜를 서로 배우고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활력소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
만 오늘날 이런 모습을 아파트의 숲 속에서 비둘기가 
제 집을 드나드는 것처럼 살아가는 도시의 가정 속에서 찾아보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어쩌면 이제는 더 이상 사회적 여건과 형편이 우리의 옛 대가족 제도라는 삶
을 허락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젊은 부부들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모두 결
혼시킨 부부들도 결혼한 자녀들과 함께 살기보다는 부부끼리만 살아가는 것
을 더 선호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든 부부일지라도 몸이 건강
해서 생활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때 구태여 자녀들과 함께 살려고 하
지 않기 때문이다. 
대가족 제도의 해체라는 급격하게 달라져 가는 새로운 환경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 역할은 각
기 다른 가정을 이루며 서로 다른 집에서 살아가지만 한 가족처럼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교회 안에는 가족이 
없이 홀로 살아가는 노인 인구들이 적지 않고, 젊은이들이 부모와 멀리 떨어
져서 혼자 살아가며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가족의 의미를 생각할 환경도 여유
도 없이 홀로 살아갈 뿐이
다. 이런 사람들에게 믿음의 가족이 되어주어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 도와주고 위로와 격려를 하며 함께 살
아가는 것은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다. 피를 나
눈 형제나 자매로서의 가족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 이상으로 한 가족처럼 살
아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
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마 12:20)고 말씀하셨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
로 한 분 하나님 아버지를 모시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믿음의 형제
와 자매는 새로운 차원의 가족 관계를 형성해 주고 있다. 
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신앙으로 고백하며 같은 기독교 
사상과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들은 한 가족이다. 야고보는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것”(약 1:27)
이라고 했다. 

믿음의 형제는 모두 한 가족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5월을 맞이하
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외롭고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을 가족처럼 살펴서 얼어붙은 그들의 가슴과 마음을 따
뜻하게 녹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