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수의 목회편지(126 – 마지막회)
마지막 말을 준비하며_ 딤전 6:20-21
조병수 교수_합신 신약신학
“진정한 정통은 오직 바울이 ‘남긴 것’ 뿐”
사람은 마지막 말을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 이것은 지혜가운데 하나이다. 우
리는 유명한 사람들의 마지막 말들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 철학자, 정치가,
종교가, 그리고 특히 우리와 같은 색깔을 띤 위대한 신앙인들이 남긴 마지
막 말들은 가만히 생각해보면 의미가 매우 깊다.
신자들은 뜻깊은 마지막 말 남겨야
그들이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준비해두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심금을 울리는
바가 없지 않다. 위대한 사람들은 언제 마지막 말을 해도 어차피 유명한 것
으로 회자된다. 그러나 갑남을녀에게는 그렇지 않다. 이 해설의 마지막 회
를 쓰는 나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평범한 사람들은 평소에 마지막 말을 준
비해두는 것이 지혜일 것이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보내는 편지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 편지의 끝에서
사도 바울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애석하게도 이 서신의 마지막 말
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사도 바울 이미 시작된 배도의 시대를 직시하면서 “망령되다”, “헛된
말”, “거짓된 지식”같은 상당히 경직된 단어들을 열거한다. 그만큼 벌써
진리로부터 벗어난 이론들과 진리를 대적하는 이론들이 판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진리에서 이탈하는 사람들과 진리
를 대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러다 보니 심지어는 믿음에서 벗어난 사람
들도 적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런 현상은 역사에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매 시대에
진리를 거스르는 대표적인 사람들이 등장했고, 그들의 이름은 역사의 여러
페이지에 어두운 색깔로 적혀있다. 이것은 그 자체가 아프게 찌르는 가시처
럼 기독교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이런 현상이 절정에 달한 것처럼 보인다. 우리 시대는 오
래 전부터 절대를 버리고 상대를 택했다. 그래서 현금을 살고 있는 많은 사
람들은 모든 것을 상대적으로 이해한다. 이렇게 상대주의가 횡행하는
시대
에 진리에서 이탈할 뿐 아니라 진리를 대적하는 경향은 모든 영역과 계층에
서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반기독교적인 책들은 언제나 베스트셀러가 된다. 이런 책들
이 잘 팔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첫째로 안티기독교 문서
는 기독교에 회의를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 짜릿한 맛을 주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이런 책들은 기독교에 대하여 어중간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호기
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그들은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서 이런 책
들에 손을 댄다. 바른 신앙을 가지고 있는 신자들은 반기독교적인 서적에 기
록된 내용을 비판하고 대항하기 위해서 구독할 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이유
로 반기독교적인 서적은 베스트셀러가 된다.
반기독교적인 서적들은 성경에 합리적이지 않은 내용들이 들어있다고 비판한
다. 과학에 비추어, 또는 논리적으로 성경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이와
같은 비판은 결국 신의 절대성과 존재를 부인하는 길로 치달린다. 절대적인
신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성경에 모순적인 내용들이 기록될 수 있냐는 논리이
다.
반기독교적인 문서들이 반드
시 지적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성이다.
그분이 역사의 한 공간에 살았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할 수 없다
는 것이다. 종합해서 말하자면 기독교를 공격하는 문서들은 기독교의 정통성
에 치명적인 시비를 건다. 절대를 상실한 시대에는 온갖 상대적인 이론들이
난무한다. 이겨내야 한다.
사도 바울은 이미 시작된 배도의 시대에서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배도의
시대를 내다보면서 디모데에게 마지막 권면을 한다. “부탁한 것을 지키
라.” 사도 바울이 부탁한 것들은 앞에서 자세히 진술한 것들을 가리킨다.
사도 바울이 부탁한 것이 우리의 정통이다. 그것이 우리의 전통이 되어야 한
다.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이 사도 바울로 돌아가야 한다.
신자는 사도 바울이 부탁한 것 지켜야
사도 바울이 돌아갔던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만이 정통이
며 전통이다. 나도 이 연재의 글을 끝내면서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사도 바울의 말과 다르지 않다.
그동안 나의 글을 즐겁게 읽어준 모든 독자에게 주님의 은혜가 깃들기를 빌
며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