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_조병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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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전 5;19

고발

조병수 교수_합신 신약신학

지역교회는 단순히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자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또한 공간을 빌려쓰고 있는 교회가 건물 주인의 부도와 같은 사
회구조적인 문제로 말미암아 위험한 지경에 빠지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 사
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기독교에 적개심을 품을 때 교회는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물론 보통 지역교회의 위기는 안에서 생긴다. 무엇보다도 교인들이 이단에 
말려드는 것은 지역교회를 혼란에 빠지게 만든다. 어떤 식으로든지 신자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면 교회에 당파가 만들어져 큰 소용돌이가 일게 된다. 
성도들이 세상살이에 재미가 들어 신앙 생활을 등한히 하는 것도 교회에서 
작은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교회의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문제는 대체로 목회자들에게서 발
생하는 것 같다. 자기의 유익만을 구하는 목회자로 말미암아 교회가 당하는 
피해는 이미 익히 알려진 일이다. 게다가 목회자에게 이기심에 게으름과 나
태까
지 겹친다면 교회가 치러야 할 값은 매우 비싼 것이 된다. 목회자의 부
도덕한 윤리적인 문제에 관해서는 더 말할 것이 없다. 그것은 거의 죽음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목회자 윤리 문제 심각해

하지만 이런 문제점들과 더불어 목회자에게 성경 실력과 신학이 부재하다는 
것은 두고두고 말거리가 된다. 왜냐하면 양식을 공급받지 못하는 교회는 먹
지 못해 칭얼거리는 아이처럼 되고 말기 때문이다. 목회자가 기름진 양식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대신에 껍질만 그럴싸한 방법론을 추구하기 시작하면 
교회는 거의 끝장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사도 바울은 장로를 존경하라고 말하는 단락에서 “장로에 대한 고발”이라
는 말을 사용했다. 여기에 담겨진 첫째 의미는 간단히 말해서 장로에 대한 
고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앞으로 목회자들에게 심각한 문제
가 발생할 것을 내다보고 있다. 사도 바울이 받은 하나님의 계시에 한 줌이
라도 착오가 있을까. 실제로 역사가 풀어져나가는 동안 교회에는 목회자들
과 얽힌 비슷한 문제들이 되풀이되었다. 

자신의 목숨 걸만큼 신중해야

목회자도 고발에 노출되어 
있다. 목회자는 아무런 공격도 받지 않는 성역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것을 보면
서 하나님에 대한 권위의 도전이라고 간주하는 목회자가 있다면, 그는 성경
을 몰라도 정말 모르고 있는 것이다. 더 세게 말해서 그런 목회자는 이미 성
경의 엄중한 가르침을 떠난 사람이 된 것이다. 
하지만 장로에 대한 고발과 관련해서 사도 바울이 말하고 싶은 것은 한 가지
로 멈추지 않는다. 여기에는 둘째로 고발을 조심하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
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장로에 대한 고발은 “두세 증인이 없으면 받지 말
라”고 덧붙인 것이다. 이 표현은 무심코 들으면 안되고 조금 면밀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목회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사람의 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다. 잘못하면 목소리 큰 사람 한 명이 마구 지껄여댐으로써 교회가 소란스러
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세”라는 숫자는 꼭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을 가
리킨다기보다는 최소한의 복수를 의미한다. 목회자의 문제점을 들출 때는 적
어도 성도들 사이에 서로 납득할만한 의견일치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증인”이라는 단어이다. 이 단어는 본래 어떤 일
에 목숨을 걸 정도로 책임이 있다는 아주 심각한 뜻을 담고 있다. 말하자면 
목회자에 대한 고발은 목회자를 골탕먹이기 위해서 재미 삼아 만우절에 소방
차를 부르는 장난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신자들은 목회자가 자기
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또는 자신과 사소한 갈등이 있다고 해서 비판
을 꾸며내는 것은 더욱 안될 일이다. 
요즘처럼 이름을 감춘 채 인터넷에 마구잡이로 목회자를 공격하는 글을 만방
에 공개하는 것은 부패한 인간의 절정적인 모습을 증명하는 것 밖에는 안 된
다. 목회자를 비판하기 전에 그 내용이 목숨을 걸만한 일인가 살펴보아야 하
며, 더 나아가서는 목숨을 걸고라도 진언할 수 있는가 살펴보아야 한다. 
교회를 파멸시키는 직격탄은 목회자에 대한 신망을 깎는 것이라는 사탄의 교
활한 수법을 간파하지 못할 바가 없다.